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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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숙찬교수
  • 승인 2003.10.14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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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다. 전체 실업자 2명중 1명은 15∼29세의 청년실업자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대졸 이상 고학력자가 청년실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청년실업은 미래의 주역이 될 청년층에게 일할 기회조차 마련해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일반 실업에 비해 훨씬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며, 장기적으로는 국가경쟁력의 핵심인 인적자본을 손상시켜 지속적 경제성장의 토대를 약화시킨다.
 급속한 산업화의 시기 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대학 졸업장이 있으면 좋은 직업을 얻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대학입시가 인생의 성공을 좌우하는 관문이라고 여겨지고, 입시경쟁은 지나치게 과열되었다. 그러나 이제 거의 대부분의 청년층이 대학에 진학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보니, 많은 대학 졸업생들은 기대에 걸맞는 직업을 얻기가 힘들어졌다. 특히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사회활동의 기회가 확대됨에 따라 경제활동에 대한 여성의 욕구도 매우 커졌으나 여성의 취업기회나 처우는 아직 그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형편이다.
 청년층의 대량실업 현상은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데에도 원인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노동력을 절약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게 됨에 따라 경제성장률에 대비한 고용창출력은 이전보다 크게 낮아졌다. 또한 IMF 관리체제 이후 기업들은 신규인력 채용을 가급적 줄이고 경력직을 우선적으로 채용하는 관행이 굳어지고 있다. 대학졸업생으로서의 기본적인 소양만으로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이 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실업의 고착화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잠식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범국가 차원의 대책이 요구된다. 정부는 성장잠재력의 지속적 확충을 통해 경제활력을 높여야 할 것이며, 청년층이 장기 실업상태에 놓이거나 불안정 노동계층에 편입되지 않도록 취업지원 및 직업훈련의 기회를 확대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기업들도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단기적인 수익성 제고보다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인력운영을 도모하여야 한다.
 대학도 산업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교육체제와 내용을 개편하는 등 대학 교육의 질적 향상에 주력하여야 할 것이다. 그동안 기업은 대학교육이 산업과 기술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을 끊임없이 제기하여 왔다. 대학의 사명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졸업생들이 직업을 갖기 위한 능력을 배양하는 것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은 학생들이 자기 적성과 능력에 따른 진로를 설정할 수 있도록 진로 교육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청년층 스스로의 인식 전환도 청년층 실업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과제이다. 과거의 좋은 직업이 앞으로도 좋은 직업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미 지나가 버린 시대의 가치관에 입각하여 구태의연한 직업관에 연연하기보다는 사회경제적인 변화를 직시하여 미래에 대비하여야 한다. 명확한 직업관과 치열한 자기계발, 적극적인 현장경험을 통해 준비된 자만이 취업전쟁시대를 헤쳐나갈 수 있다. 각박한 이야기이지만, 대학생활은 장래의 직업을 보다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기간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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