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성인입니까?
당신은 지성인입니까?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10.1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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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급한 용무로 인해 택시를 이용하게 되었다. 택시 안에서는 마침 라디오 시사프로를 듣고 있었고 쟁점은 최근 잇따른 장관들과 각 부처 주요 인사들의 실언에 대한 것이었다. 운전기사 아저씨는 혀를 끌끌 차시며 요즘 정국과 사회문제에 대해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어색한 웃음만 지어 보이던 내게 아저씨는 갑자기 학생생각은 어떠하냐며 질문을 했다. 당황해서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하고 있는데, 마침 목적지에 도착했고 아저씨의 말은 다행히도(?) “지성인이라는 대학생...”에서 끊겼다. 무식이 탄로 날 위기는 넘겼지만 하루 종일 ‘지성인’이라는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대학생인 나는 지성인이었던가? 한번쯤은 대학생을 지성인이라고 지칭하는 것을 들어보았을 것이며 ‘대학생=지성인’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지성인이란 사물을 알고 판단하고 생각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말하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은 물론 사회현상(문제)등에 대해 의식이 깨어있는 사람을 칭한다. 즉, 단순히 고등교육을 받았다거나 대학생이라는 타이틀을 가진다고 해서 지성인이 되지는 않는다.
 사회적으로 대학생이 지성인이라고 칭해져 왔던 것은 예전의 선배 학번들이 사회변화에 대한 갈망과 사회모순들에 대한 거부에서 비롯된 자유로운 발언과 활발한 움직임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때의 대학생들이 지성인이 된 건 사회적 분위기가 만든 당위적인 것이었다고 말하며 당신이 도망갈 핑계거리를 만들지 말라. 지금의 사회가 그때와 비교해서 그 얼마나 더 나아졌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사회라는 무제한 자유경쟁의 장(場)에 뛰어들면 내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타인의 소리나 주변에 눈을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대학생은 어떠한 소속이나 이익집단으로부터 구속받지 않기 때문에 주요 현안에 대해 자유로운 발언을 하고 참여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소신껏 행동할 수 있는 것은 대학생에게만 주어진 천혜의 특권이라고도 할 수 있다. 조금만 시야를 돌려 그 특권을 누려보는 것이 어떨까?
   먼발치에서 남의 집 불 구경하듯 팔짱 단단히 끼고 사회를 바라보고 있는 당신,  지금 줄줄 외고 있는 유명 화장품의 이름들이 당신의 지성피부는 감출 수 있을지언정 당신의 지성(知性)까지는 절대로 덮어줄 수 없을 것이다.
 김혜진 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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