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사이의 매개체를 다루는 마술사
관객과 배우 사이의 매개체를 다루는 마술사
  • 장지원 , 이민정 기자
  • 승인 2009.07.06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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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대분장사 여애경 씨
화장은 감추고 싶은 자아는 감춰주고, 드러내고 싶은 자아는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화장의 역할은 이게 다가 아니다. 내가 아닌 다른 자아를 연기하는 배우에게 화장이란 자신의 자아를 숨기기 위한 분장이다. 그런 배우들에게 새로운 자아를 부여해주기 위해 무대 뒤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은 바로 무대분장사다. 분장을 통해 새로운 자아를 찾는다는 ‘UP-FACE’의 대표 여애경 씨를 만나보았다.

△무대분장사라는 직업이 생소한데요.
 원래 그림을 전공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공연을 보고 무대분장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그 후 무대분장 전문학원을 다녔어요. <투란도트> 연출에 참여하기도 했고요. 지금 10년째 활동하고 있는데 프리랜서로 활동한지는 2년 정도 됐어요. 메이크업은 우리가 알고있는 화장으로써의 메이크업과 스페셜 메이크업으로 분류되는데요, 무대분장은 스페셜 메이크업에 속하며, 우리는 무대에 오르는 배우의 분장을 도와요. 보통 작품에서 요구하는 대로 시안을 짜고 작업을 하죠. 배우나 연출자가 의도하는 대로 표현하기도 하고요.

△외국에서는 무대분장사가 전문 직종으로 대우받는다고 알고 있어요.
 외국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대우가 굉장히 열악해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는 헤어, 소품, 악세서리, 신발까지 거의 90%를 자체 제작해서 올리고 있거든요. 각 분야별로 전담팀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무대분장사가 다 하기 때문에 직업이라기보다 오히려 노동이라고 할 정도죠. 그런데 월급도 제대로 안 나와서 사실 생계유지조차 쉽지 않아요. 보통 2~3년차 쯤 되면 많이들 그만 두죠.

△분장을 담당하다가 생긴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리골레토>를 작업할 때 일인데요. 외국인 연출자가 배우마다 봉지별로 화장품을 챙겨왔더라고요. 심지어 합창단원 것까지 하나하나 개별포장해서요. 연출자의 세심함에 감동받기도 했지만 내심 자존심도 상했어요. 우리나라엔 아이라이너도 없을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전부 싸온 것처럼 느껴졌죠. 어떤 외국인 연출자는 배우를 데려다놓고 ‘어디 한번 해봐’ 라는 식으로 테스트하기도 해요. 시안을 보여주고 작업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넘어가는데 어쨌든 기분은 나쁘죠.

△본인만의 ‘분장’ 철학이 있나요?
 무대분장은 종합예술이에요. 조명, 의상까지 넓은 분야의 공부가 필요하고, 관객과 배우, 조명간의 거리도 고려해야하는 수학적이고 통계적인 일이죠. 그래서 분장사는 머리도 좋아야해요. 분장은 배우와 관객 사이의 매개체기 때문에 객석에서 관객의 눈으로 시각화한것이 가장 좋은 분장이라고 생각해요.

△무대분장사라면 화장에도 일가견이 있을것이라고 생각해요. 혹시 사회 초년생인 새내기에게 알려줄 팁이 있다면?
 어릴수록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분장할 때 보면 배우마다 얼굴이 다르고 얼굴색도 달라요. 단순히 색상 21호, 23호에 국한된 화장을 하기보다는 이것저것 자기 연구를 해보고 어릴 때부터 나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으세요. 내 얼굴은 내가 제일 잘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
 
 현재 여애경 씨는 현재 무대분장사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자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교재를 만들기 위한 작업도 하고 있다. 무대 분장사에 대해 궁금하다면 그녀의 홈페이지 (http://www.up-face.co.kr)를 방문해보자.

▲ 배우의 분장 전, 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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