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통해 천천히 기다리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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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연경 기자
  • 승인 2009.07.06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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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 통학교육 김진미(심리 97) 동문

▲ 장애학생 통학교육 김진미(심리97) 동문

“지금은 이렇게 건강하지만….” 초등학교 3학년, 10살의 나이에 생사를 오갈정도로 몸이 많이 아팠다. 이름도 외우기 어려운 병 때문에 학교에 잘 나가지 못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는 김진미(심리 97) 동문이 꺼낸 첫 이야기. 현재 장애학생들의 통학교육을 하고 있는 김 동문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는 지금의 일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담겨있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는 어릴 때부터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었다. 특히 자신처럼 몸이 아픈 아이들을 돌봐주고 싶었던 김 동문은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특수교육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단다. ‘참우리’라는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다녔던 것도 꿈을 확실히 하기 위한 발판이었다. 김 동문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해 ‘정서 및 자폐성 장애’를 전공으로 특수교육을 공부했다. 그 과정에서 대학원 교육과 함께 장애 아동 교육기관에서 트레이닝도 받았다.

언제 어느때나 함께하는 동반자처럼
  장애학생 통학교육이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도우미’ 역할을 하는 일이다. 그녀는 아이를 따라 유치원 또는 학교에 등교하여 하루를 함께 지낸다.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이에게 모든 것을 전부 대신 해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진 않아요. 제 역할은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은 혼자 하도록 하고, 혼자 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은 보완해 주는 것이죠.” 같이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 허리가 아프도록 작은 책상에 앉아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도 김 동문에게는 이미 익숙한 일이다. 현재 그녀는 두 명의 아이들과 함께 아이에게 맞춰 짜여진 개별화 프로그램에 따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김 동문과 5년을 함께한 아이는 이제 혼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잠시 떨어져 지내는 상태라고 이야기했다.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즘은 과거보다 장애학생 통학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는 관련 프로그램도 많이 개설돼, 소정의 교육을 받고나면 일반인들도 참여가 가능하다. 김 동문은 장애학생 통학교육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필수 조건으로 특수교사 자격증과 현장경험을 꼽았다. 자격증은 특수교육에 대해 공부한 후 일정 시험을 통해 취득할 수 있다. 공부하는 것과 실제 현장에서 경험하는 것은 매우 다르기에 사설기관 또는 사회복지기관, 장애인 복지기관 등 다양한 현장에서 경험해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통학교육은 ‘기다림’이다
  인내심과 끈기는 김 동문이 꼽는 최고의 덕목이다. ‘기다림’은 아이를 데리고 통학교육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깨우침이다. 아이가 따라올 수 있도록, 혼자서도 조금씩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며 기다리는 것, 그것이 통학교육의 핵심이다.
  아이들은 누구나 계단식 성장을 보인다. 장애학생의 경우 한 단계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더욱 길기도 하다. 하지만 아주 사소한 발전, 아주 조그만 성장이라도 그것이 훗날 아이의 탄탄한 미래가 되기에 김 동문은 매우 기쁘게 느껴진단다. 믿음을 바탕으로 한 기다림의 결실은 그 어느 것보다 기쁘고 행복한 것이기 때문이다. 김 동문이 말하는 통학교육의 진정한 의미와 기쁨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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