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담장’. 진정한 소통의 시작점을 기대하다
‘아름다운 담장’. 진정한 소통의 시작점을 기대하다
  • 이민정 기자
  • 승인 2010.03.0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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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 우리대학 홈페이지에는 설문조사 페이지 하나가 마련되었다. 제목은 「담장녹화사업 시행여부에 대한 의견수렴」. 일명 ‘우리대학 후문의 남북으로 이어지는 시멘트 담장을 아름다운 담장으로 만들기 위한 계획’에 덕성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실시된 설문조사였다. 조사 결과, 찬성 567명, 반대 273명으로 약 300표정도의 차이로 찬성 쪽이 더 우세했다. 그리고 개강을 맞은 지금, 우리대학 후문에서는 작지만 큰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담장, 콘크리트에서 흙으로
  ‘아름다운 담장 만들기 사업’은 서울시에서 서울시소재 총 59개교 중 신청대학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대학 담장개방 녹화사업’의 일환이다. 지난 2003년 8월부터 시작되었으며 2012년 12월에 마무리 될 예정으로 현재 고려대 등 21개교에서 이미 한차례 사업이 완료된 상황이다. ‘대학의 높은 담장을 허물고 녹지·휴식 공간 확충 및 지역 환경 개선’, ‘대학 캠퍼스의 주민이용을 통해 지역 주민과 대학의 친밀감 증대’ 등을 기치로 내걸고 진행된 이 사업은 작년 12월 도봉구청과의 협의를 통해 우리대학에도 상륙했다.
현재 우리대학 담장개방녹화사업은 담장철거는 700m, 녹지조성은 8,600m²정도의 규모로 진행되고 있으며 서울시에서 7억5천만 원의 예산을 전액 지원한다. 앞에서 언급했듯 담장개방 녹화와 다양한 녹지공간 조성을 목표로 한 이번 사업은 후문에 자리한 콘크리트 담장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담장 역할을 할 수 있는 녹지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시설과 박강현 씨는 “현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콘크리트 담장을 없앤 후, 그 자리에 울타리 형식으로 된 목재 펜스를 설치할 예정이다”라며, “그 앞에는 4종의 덩쿨장미 등의 꽃을 심고 펜스의 앞뒤로 화살나무와 명자나무 등의 수목을 설치할 계획이며, 펜스 뒤쪽에는 화단이 조성될 것”이라고 대략적인 개요를 설명했다.
  또한 콘크리트 담장이 없어짐으로 인해 치안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도봉구청 담당직원 이덕신 씨는 “목재펜스와 조성될 나무들이 담장의 역할을 해, 우려하는 치안상의 문제는 사실상 기우일 것”라며 “홑겹으로 된 담장에 비해 조성예정인 기물들은 화단까지 충분한 거리를 두고 만들어져 오히려 더 넘어오기 힘들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것 말고도 후문의 버스정류장 근처에는 ‘앉음벽’을 설치해 학우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앉아 있을 수 있게끔 만들 예정이라 하니 학우들이 반길만한 공사라 해도 무방할 듯싶다.

  사례를 통해 미리 바라본 장ㆍ단점
  하지만 이 공사를 낙관하기 이전에 앞서 담장녹화사업이 완료된 다른 대학들의 사례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미 담장녹화사업이 완료된 A대학의 사례를 보자.
  먼저 <그래프 1>을 살펴보면 사업실시 이후 이용시민의 경우 54.7%, 학교관계자 76.3%가 ‘좋아졌다’고 응답하여 이미지 면에서의 쇄신효과는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시민의 경우 이미지가 좋아진 이유로는 ‘대학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짐’이 총 사례(198건) 중 15.2%를 차지해 가장 높게 나타났고 ‘경관이 좋아 깨끗해 보인다’, ‘휴식공간이 생겨서’, ‘지역주민의 대학에 대한 긍정적 인식변화’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학교관계자 측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녹지 공간 증대’가 총 사례(29건) 중 10.3%로 제일 높았다. 이 외에 ‘일반인 접근성 높아져 친숙한 이미지 증가’, ‘환경개선효과’ 등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사업결과에 만족하는 사례만 나타난 것은 아니다. 우려하는 치안상의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지만, ‘시끄러워짐’, ‘면학분위기 방해’ 등의 불편사항도 엄연히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그래프 2>의 세 번째 항목인 ‘사업실시 이후 면학분위기 악화정도’의 경우, 부정적인 응답이 55.3%로 긍정적인 답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장녹화사업으로 학교가 개방되면서 주민들의 왕래가 활발해지고 이미지 조성에는 많은 효과를 봤지만 그만큼 생기는 소음 탓에 학생들의 면학분위기를 악화시키는 것이다. 얻는 것도 많지만 그만큼 감수해야 하는 것도 있는, 장?단점이 명확한 사업임이 타 대학의 사례에서 보여진 셈이다.      

  담장녹화사업, 그 이후
  그렇다면 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주민과 학우들의 의견차를 좁혀, 양 집단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것이다.
  <그래프3>의 원그래프를 보면 ‘사업실시 이후 만족도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데 ‘좋아졌다’가 49.2%, ‘나빠졌다’가 2.5%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단편적이지만은 않다. 아래의 막대그래프를 보면 일반이용시민의 긍정적 답변이 60.4%인데 반해 대학생은 37.8%로, 응답자집단에 따라 그 만족도가 다르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각 집단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의 차이에서 빚어지므로 서로 조금씩 양보하지 않으면 끝없는 불편만이 생성될 뿐이다. 하지만 ‘담장을 개방하는 대신 요일을 정해 이용’ 등의 절충안들을 마련한다면, 담장사업으로 인해 발생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을 뿐더러 학교, 지역주민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창출할 수 있지 않을까.
  지역사회와의 궁극적인 관계개선을 위해서는 어느 한쪽이 불만을 가지는 상태의 지속은 곤란하다. 진정한 관계 개선은 서로의 불만을 양보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조금씩 줄여나갈 때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아름다운 담장 만들기 사업’을 통해 그것을 실현할 수 있다면, 이 사업을 시발점으로 우리대학이 지역사회와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통로 역시 확보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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