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꿀 먹은 벙어리?
언론은 꿀 먹은 벙어리?
  • 박연경 기자
  • 승인 2010.03.13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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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하다 싶었다. 얼마 전, 그간의 침묵기를 깨고 다시금 독도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2년 전, 이명박 대통령이 한 독도발언으로 인해 여론이 들끓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독도발언 논란은 지난 2008년 7월 15일 일본 후쿠다 총리와의 대화에서 비롯됐다.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의 독도영유권을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고, 청와대는 이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이후 우리나라에서 <요미우리신문>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걸게 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발언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다시금 거론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진위여부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로 지적해야 할 것은 바로 ‘꿀 먹은 벙어리’가 된 수많은 언론이다. 현재 국내의 셀 수 없이 많은 언론매체들은 이 사건에 대해 일제히 입을 다물고 있다.

지난 2008년 7월 당시 MBC <뉴스데스크>의 앵커였던 신경민 앵커와 박혜진 아나운서는 “독도관련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대통령이 헌법을 어긴 것”이라며 “청와대가 나서서 오보인지 가려야 할 중차대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는 명확하지 않은 답변으로만 응대했고, 그 후 지금의 상황에까지 오게 된 것이다.

같은 사건으로 인해 여론과 사회가 혼란에 빠진 지금, 다양한 언론매체의 대응방식은 모두 한결같다. 그저 입을 꾹 다문 채, 박지성 선수의 골 소식, 부산 여중생 사건 용의자 김길태 검거 소식, 법정스님의 입적 소식만을 줄기차게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언론의 행태에 대해 신경민 전 MBC <뉴스데스크> 앵커는 “언론이 더 이상 입을 다물고 있어서는 안 된다. 불리한 문제에 관한 보도를 축소 또는 제외시키는 것도 왜곡보도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언론이 언론의 본 역할을 망각한 채, 권력에 복종하여 ‘선택 보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네티즌을 비롯한 일부 정치세력들만이 이번 독도발언 논란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할 뿐이다. 청와대 역시 여타의 사회적 이슈에 관해서는 언급을 하면서도, 이 대통령의 독도발언 논란에 대한 언급은 아직도 피하고 있다. 청와대를 비롯한 대다수의 크고 작은 언론 매체에서 이제는 더 이상 입을 다물고 있어서는 안 된다. 공정한 보도, 진실과 사실을 담는 보도를 해야 할 의무를 더 이상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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