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보러 가세요? 아님 연예인 보러 가세요?
공연 보러 가세요? 아님 연예인 보러 가세요?
  • 장지원 기자
  • 승인 2010.03.27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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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샤짜르트’ 봤니? 난 결국 표를 못 구했어!” “나도 마찬가지야. <캣츠>에 대성이 나올 때도 못 봤는데 뭐.” 이런 대화를 하는 소녀들 옆으로 버스가 지나간다. 버스 측면에는 가수 인순이, 옥주현의 얼굴이 담긴 뮤지컬 공연 광고가 붙어있다.
 이 대화의 주제는 뮤지컬이다. 아이돌 가수 시아준수를 캐스팅 한 뮤지컬 <모차르트>, 아이돌 가수 대성이 럼 텀 티거로 분했던 <캣츠>, 가수 인순이와 옥주현이 보이는 버스 광고는 뮤지컬 <시카고>를 말하고 있다. 연예인 출연 뮤지컬은 유명 연예인을 등에 업고 소규모에서 대규모 공연까지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유명 연예인을 공연에 기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다면 문제점은 없는걸까?

공연계 연예인 출연의 시작은?
 연극 및 뮤지컬 등에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것을 일컬어 ‘스타 마케팅’이라 한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IMF와 함께 침체됐던 공연 시장 활성화를 위해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에 탤런트 박상아를 기용한 것을 시작으로 보고 있다. 스타 마케팅은 2000년대 들어 더욱 붐이 일었다. 최근 들어서는 스타마케팅이 공연의 흥행 보증 수표로 인식되며 대부분 공연에서 적어도 두세 명 씩 볼 수 있을 정도. 특히나 한국 공연계에서 뮤지컬이 인기를 얻음으로써 뮤지컬 기획자들은 더 많이 연예인을 기용하고자 한다.

연예인의 출연, 그 달콤한 이유
 공연 기획자 입장에서 연예인의 출연은 흥행 보증 수표나 다름없다. 실제로 아이돌 가수 시아준수를 기용한 <모차르트>는 예매가 시작됨과 동시에 그의 출연분 전석 매진 되었다.
 공연에 연예인을 기용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기존 <지킬 앤 하이드>, <시카고>와 같은 주류 뮤지컬에 비해 관객 수가 적었던 작품의 경우 연예인을 출연시켜 매출액을 높인 예가 있었다. 뮤지컬 <웨딩싱어>는 미국 본지에서는 영화화 될 정도로 인기가 있었으나 한국에서의 반응은 싸늘했다. 하지만 배우 황정민, 박건형을 출연시켜 TV 예능방송을 통해 홍보한 결과 매출이 3배나 증가했다.

연예인 출연 공연, 그 단면은?
 동전의 양면이 존재하듯 공연계 연예인 출연에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대부분 평론가들에 의해 꼽히는 문제점은 연예인의 실력이다. 뮤지컬 공연 기획사 신시컴퍼니 홍보실에서는 “모두 같은 환경에서 오디션을 통해 배우를 선정하기 때문에 특별히 스타 캐스팅을 감행하지는 않으며 실력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에 캐스팅 된 소녀시대 제시카는 성대의 역량이 문제가 됐으며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에 출연한 개그우먼 박경림은 특유의 거친 음색이 캐릭터 특성과 맞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
 연예인을 기용한 대형 공연 기획에 밀려 실력 있는 신인 배우의 성장 기회가 줄어들 것에 대한 염려도 있다. 플레이 히어로 뮤지컬학원 김준성 원장은 “유명 연예인의 유명세에 밀려 실력자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드는 것도 우려된다. 현재로는 유명 연예인과 함께 더블캐스팅 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실력파 배우들도 있다”고 그 현실을 전했다.
 하지만 김준성 원장은 스타 마케팅에 대해 또 다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 국내 공연 시장은 유명 뮤지컬 등으로 편향되어 있는데 스타 마케팅을 통해 대중화 되고 활성화 된다면 국내 뮤지컬에 실력파 배우들의 입지를 세울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것. 한국 공연계의 역사는 아직 깊지는 않다. 어쩌면 과도기일수도 있는 지금, 스타 마케팅의 적절한 이용으로 공연시장 기반을 닦고, 실력파 배우의 등용으로 공연 질의 뿌리를 깊이 내린다면 질 좋고 굳건한 한국 뮤지컬 공연을 이뤄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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