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지하철은 무엇이뇨?
그대에게 지하철은 무엇이뇨?
  • 이경라 기자
  • 승인 2010.03.27 1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6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는 시민의 발이자, 수도권 어디에서나 발 닿을 수 있는 접근성으로 만남의 장소이기도 한 지하철. 낯선 곳에서 길을 잃어도 역 입구만 찾으면 쉽게 집으로 향할 수 있을 만큼 구석구석 뻗어있는 지하철이 이제는 이동수단, 그 이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서울을 떠받드는 땅속의 Magic Road
1974년 광복절 이래 서울 지하철은 버스와 더불어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지하철 내에 문화예술 공연을 마련하고, 승객들의 편의와 생활을 위해 뛰는 숨은 일꾼들의 땀이 있어 가능했다. 대한민국 국민의 든든한 발이 되어주는 지하철의 숨 가쁜 36년 역사는 그렇게 수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이 자리에 뿌리내렸다.
사실 지하철의 변신은 시민들의 일상생활 공간이자, 서울의 동맥으로서 문화, 정보, 디자인이라는 콘셉트로 무장한 21세기형 지하철로 진화시키겠다는 포부 속에 꽤 오랫동안 기획되었고 현재도 ‘~ing’ 진행 중이다.

타기만 하는 열차가 아니야
21세기형 지하철로 가기 위한 첫 단계는 ‘문화열차’를 만드는 것이었다. 서울메트로 홍보실에서는 “지하철 역사를 활용한 최초의 상설문화공연은 2000년 4월 2호선 사당역에서 이뤄졌다”며 “이후 오늘까지 문화열차로의 행보는 끊이지 않고 더욱 많은 문화공연과 예술공연으로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와 함께 발전한 ‘시민을 위한 열차’의 묘책은 역사에서 이뤄지고 있는 무료 봉사활동이다. 이 활동은 단기적, 정기적으로 행해지고 있는데, 노인들과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미용?이발 봉사, 급식 배급 봉사, 건강검진 진료 봉사 등이 주된 내용이다. 역사에서 하는 봉사이다 보니 노인들이나 외국인 근로자들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고 집에도 지하철을 타고 편히 돌아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 뿐만 아니라 2008년 5월에 녹번역에서 처음 선보인 무인예약도서대출반납기도 지하철 문화를 가꾸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는 은평구에서는 개별 공공도서관에서 단독으로 서비스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공공도서관간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지역 주민에게 공동으로 서비스하는 새로운 방식의 서비스를 선보이게 되었다. 뒤이어 디지털미디어시티역, 구파발역에도 무인도서대출기를 설치하면서 지역 공공도서관 서비스 강화를 위해 협력 네트워크 모델인 ‘책단비 서비스’를 시행중이다. 이 서비스를 4개월 째 이용하고 있는 박준영(11) 학생은 “집에서 도서관이 멀어서 가기 귀찮았는데 지하철역을 오가며 무인도서대출기를 이용하니 책도 많이 읽을 수 있고 부모님에게 칭찬도 받아서 좋다”고 말했다.
또한 대전지하철에서 처음 시작했던 지하철역을 이용한 자전거활성화대책이 서울에도 영향을 끼치면서 수서역, 삼성역, 학여울역 등 역 주변에 자전거보관소를 설치하여 창고 깊이 묻어두었던 자전거를 다시 끌어올렸다.

나를 도와주는 친절한 지하철
지하철이 이동수단에서 생활공간으로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요소만으로는 부족하다. 일상 속의 집, 학교, 직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있어야한다. 이를 위해 지하철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생활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서울메트로는 서울역 등 50개 역에 마련된 수유실 중 이용률이 높은 25곳을 선정해 작년 3월까지 여성전용 종합서비스실로 개량하여, 아기와 엄마뿐만 아니라 여성의 쉼터로 확대했다. 수유실에는 기저귀 교환대와 수유의자, 세면대, 소파, 화장대, 전자레인지, 온풍기 등의 시설이 골고루 갖춰져 있어 여성들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해 10월에는 서울시 ‘여행(女幸)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호선 건대입구역, 사당역 등 20개역의 화장실 21곳을 여성 및 장애인의 편의를 고려해 대폭 개선했다. 우선 화장실 이용 대기시간을 줄이고자 여자화장실의 변기 수를 117개에서 228개로 늘렸으며, 파우더룸과 기저귀 교환대, 유아용 변기, 세면대, 가방걸이 등 각종 편의시설을 보완했다. 화사해진 건대입구역 여자화장실을 이용한 여성고객들은 “화장실이 너무 깔끔하고 잘 만들어 놓아 호텔같다”며 입을 모아 칭찬했다.


이 외에도 많은 역에 휴대전화 자율무료충전기가 역무실마다 구비돼 있고, 무인택배방, 즉석증명사진기 등도 마련돼 있어 급하게 필요할 때 언제든지 이용가능하다.
이로써 지하철은 ‘지하’라는 음습한 느낌과 ‘열차’의 기계적인 동선의 도시의 어두운 지하 이미지는 사라지고 도심을 떠받드는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됐다. 바쁜 스케쥴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 일쑤지만, 조금만 시선을 돌려본다면 땅 속의 또다른 공간을 맛보게 될 것이다. 이제 지하철 역사를 한 번 둘러보자. 변화의 흐름이 읽혀지고, 온기가 피어오르는 역사에서 지하철 안의 지루했던 순간은 잊어버릴테니까.
이경라 기자 ra1206@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