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너머 다시 ‘동토의 왕국’
민주화 너머 다시 ‘동토의 왕국’
  • 이민정 기자
  • 승인 2010.04.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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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독단적인 이사파견 조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2일,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총학생회 주최로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에 의해 독단적으로 이루어진 이사파견조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은 오전 10시부터 ▲의의 해설 ▲참가자소개 ▲학내구성원별 규탄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낭독 순으로 진행되었다.
 

  최근 교과부에 소속된 사분위에서는 우리대학에 신임이사를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비어있는 이사단에 2명의 결원을 보충한다며 파견한 강인섭, 안세영 이사가 바로 그 인물들. 사립학교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사분위는 사립학교의 이사진을 선·해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어 우리대학 이사진의 결정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얼핏 단지 결원을 보충했을 뿐 ‘별 것 아니다’라 여길 수도 있을 문제가 이렇게까지 복합적으로 불거진 배경은 고숙희 이사장과 사분위 간에 빚어진 독단적 이사파견에서 출발했다.
 

  현재 결원 된 이사 2명 중 한 명은 파견될 당시 학내구성원의 추천으로 이사로 결정되었다. 그렇다면 그 자리가 결원으로 비었을 때는 적어도 학내구성원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남영아(문화인류 4) 총학생회장은 “하지만 고숙희 이사장은 응당 거쳐야 할 모든 절차를 무시한 채 이사회에 2명의 결원이 있으니 사분위 측에 추가인사를 파견해 달라 임의로 요청한 것”이라 밝히며, “독단적으로 혼자 결정하고 통보하는 것은 대체 무슨 경우냐”며 이번 사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전 박원국 이사장이 불미스럽게 물러난 이후로 현재까지 우리대학은 정부에서 이사를 파견하는 ‘임시이사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이사단은 올 9월이면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현상태 유지와 정 이사체제로의 전환으로 갈림길에 서 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만약 새로이 파견된 이사들이 보수 성향을 띤 친 박원국 인물들일 경우, 이사단을 장악하게 돼 박 전 이사장이 다시 돌아온다는 최악의 사태발생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이미 조선대, 세종대 등 학내 민주화를 이뤄냈던 타 대학들도 물러났던 구재단의 복귀 앞에 놓여 있으니 기우라고만 보기는 힘들다.
 

  총학생회장은 기자회견장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눈물과 땀으로 이뤄낸 덕성민주화의 역사를 사분위가 다시 되돌리려 한다면 이는 전적으로 사학분쟁위원회에서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학생들은 이를 절대 좌시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동문회장 황선 동문(국어국문 94)은 “과거 구재단을 몰아내기 위해 덕성인들은 단식까지 감행하면서 한마음으로 행동했다”며 “관에 누운 사람들이 돌아와 과거의 악몽이 되풀이 되면 모든 것이 다 허사가 될 것”이라고 학우들의 관심과 행동을 촉구했다. 힘들여 이룬 우리대학의 민주화가 다시금 독재 아래서 ‘동토의 왕국’으로 돌아간다면, 이제껏 우리가 당연히 누리던 권리역시 허망하게 사라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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