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인터뷰> 의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나게 하는 힘
<동문인터뷰> 의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나게 하는 힘
  • 안유정 기자
  • 승인 2010.08.28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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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대학을 졸업한 후 덕성여고에서 교사로 지내다가 현재는 덕성여중·고 동창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연옥(가정 1960) 동문. 이 동문이 대학에 다니던 시절은 현재보다 여성교육을 경시하는 때였다. 모진 세월 속에서도 그녀가 ‘공부하는 길’을 선택하게 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4남매 중 맏이인 이 동문은 초등학교 4학년 때 6.25를 겪으며 아버지를 잃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된 것이다. 이 동문은 “태어난 지 반년도 채 안 된 막내를 보면서 ‘아, 내가 공부를 해야 동생들을 가르치고 먹여 살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그때를 회고했다. 전시에는 많은 학교들이 건물을 군대에 내어주는 바람에 공부할 장소도 변변치 않았다. 하지만 이 동문은 어려운 시기에도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런 이 동문에게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온 것은 중학교를 졸업했을 때였다. 여자아이는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외할아버지의 눈을 피해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2월 중순 상경하였으나, 그때는 서울 시내에 있는 주간 고등학교 대부분이 이미 입학 수속을 마치고 입학식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 사실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슬퍼하는 제 모습을 보고 주위 어른들께서 체계가 잘 잡혀있는 야간학교를 수소문했는데 그렇게 해서 다니게 된 곳이 바로 덕성여고였어요.” 이 동문은 어렵게 입학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장차 선택하게 될 직업에 대해 생각했다. “은사님들을 보고 가르치는 일이 적성에 맞을 것 같아 교사가 되기로 결심했죠”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 동문은 우리대학 가정학과에 입학했으나 집에서 금전적인 보조를 해줄 수 없었기 때문에 학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어떻게 학비를 냈냐는 물음에 그녀는 “입학 장학금을 받아 1년을 다녔어요. 남은 3년 동안은 성적 장학금과 국가대여 장학금으로 학비를 댔고, 틈틈이 아르바이트도 했지요”라고 답했다.
  전쟁과 가난 같은 어려운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이 바라던 일을 성취한 이 동문은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기죽지 마세요. 자신감을 가지면 할 수 있어요. 그리고 후배들이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우리대학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가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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