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90년사 편찬사업은 어디로
우리대학 90년사 편찬사업은 어디로
  • 장지원 기자
  • 승인 2011.03.08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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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은 우리대학이 창학 90년을 맞이한 해로, 학내에서는 여러 행사가 개최됐다. 그 중 가장 장기적으로 준비한 사업은 ‘덕성 90년사 편찬사업’이다. 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집필을 진행해 올해 2월 배포하기로 되어있던 ‘덕성 90년사’ 편찬사업은 무산됐다. 덕성의 역사를 종합평가하여 과거를 돌아봄은 물론 미래를 열어갈 기틀이 될 역사편찬사업이 무산이 된 이유는 역사편찬사업 구성원의 불충분한 논의 때문이라고 한다. 무엇부터 사업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일까? 또한 100년을 바라보고 앞으로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애초 시작부터 흔들린 역사편찬
‘덕성 90년사 편찬사업’을 관할하고 있는 기획처 양병호 과장은 준비 과정에서부터 늦었던 것이 첫 번째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덕성 90년사 편찬사업’은 2009년 말부터 논의를 시작해 지난해 4월 법인사무국과 편찬위원회 구성협의가 이뤄졌으며, 이후 ▲편찬위원회 구성 ▲자료 수집 ▲집필 ▲보고 및 편집 ▲책자 제작 ▲배포 순으로 약 11개월 안에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지난 80년사 편찬사업이 무산된 것을 고려한다면 ‘11개월은 90년의 역사를 새로 집대성하기에 무리한 조건’이었던 것이다.
사업이 무산된 실질적 이유는 편찬위원회 구성 다음 단계인 자료 수집에서부터 발생했다. 우리대학과 같은 법인 산하기관인 덕성여중·고교 관련 자료 수집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덕성여중 김길용 교장직무 대리인은 “70년사 편찬사업까지 원활히 협조해왔으나 매 역사 편찬 때마다 내용이 비슷비슷했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로 100년사를 기획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역사 자료 협조에 불응한 이유를 밝혔다. 덕성여고 측도 이와 같은 의견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렇게 역사편찬사업 초기 단계부터 우리대학과 덕성여중·고교의 의견이 갈리는 근본적 이유는 무엇일까?

제 주장만 옳다했다
10년 단위로 이뤄진 우리대학 역사편찬사업은 70년사를 마지막으로 이후의 편찬사업은 모두 무산됐다. 80년사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때는 1990년으로 학내 분위기는 사학분규가 시작돼 창학 80주년을 기념하기도 여의치 않았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대학 정상화 추진으로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 근본적인 이유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덕성 90년사 역사편찬사업’은 법인사무국과 덕성 산하기관 모두가 편찬위원회로 구성되어 이뤄지는 사업이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혼선과는 별개로 생각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과 덕성여중·고교가 공통적으로 지적한 문제는 각 측의 입장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대학에서는 사업 계획에 대한 대학당국의 허가와 예산을 받아 사업을 시작해 덕성여중·고교에 자료 협조를 부탁하는 공문을 보냈다. 반면 덕성여중·고교 측은 100년사 편찬사업으로 미룰 것을 주장하는 공문을 대학당국으로 제출했다. 덕성여고 지성환 행정실장은 “덕성여중과 마찬가지로 90년사 편찬사업을 100년사 편찬사업으로 미룰 것을 요청했으며, 사전 모임에 참석해 그 뜻을 밝힌 바 있으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아 자료 제공에 응하기는 곤란한 상황이었다”고 의견을 밝혔다.
서로 의견을 종합하지 않고 공문만 주고받고, 90년사와 100년사 편찬 진행 여부도 결정하지 않은 채 학우들에게 사업 내용을 공고하고 진행한 것이다.  각 처에서 의사만 표명하고 의견 수렴을 위한 논의가 부족했던 것이 문제였다.

타 대학을 통해 보는 우리의 해결방법
동덕여자대학교의 경우 지난해 창학 100주년을 맞이해 ‘동덕 100년사 편찬’ 사업을 진행했다. 동덕여대 역시 창학 100주년, 개교 60주년이라는 역사를 안고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 우리대학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동덕 100주년 기념사 편찬을 진행하고 있었다. ‘동덕 100년사 편찬위원회’ 관계자는 “역사를 편찬하기 이전에 편찬사업, 역사에 대한 시각이 다 다를 수 있어 오랜 시간 사업 관계자와의 논의가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논의를 해 역사편찬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동덕여대는 창학 100주년 기념주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동덕 100년사 편찬’에 대한 논의와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사업 과정은 느리지만 우리대학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 ‘논의 부족’ 부분에서 오랜 시간 논의해 의견을 수렴하는 모습에서 차이가 드러난다. 동덕여대의 역사편찬사업 사례는 여러 방향으로 우리대학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창학 90년이었던 우리대학보다 10년이 앞서있는 상황이라 두고 볼 만하다.

덕성 100년사 편찬을 준비하기 이전에
기획처는 무산된 90년사 편찬사업에 대해 아쉬움을 전하며 “100년사 편찬 때에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100년사 편찬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덕성여중 김길용 교장 직무 대리인은 “덕성여중 구성원 모두 100년사 편찬시에는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의사를 전하는 등 ‘덕성 100년사 편찬사업’에 대해서는 찬성하고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있어 장차 있을 역사 편찬사업 진행에는 무리 없이 자료 협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덕성여고 측은 인터뷰에서 “덕성여대와 덕성여고는 별개”라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어 지금처럼 각 처의 의견 수렴과정 없이는 역사편찬이라는 장기적인 사업에 또 다른 차질을 직면하게 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개선책이 필요할 것이다.
첫째, 역사편찬사업을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논의를 위한 기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지난 시행착오를 다시금 살펴보면 사업진행기간이 짧았던 것 역시 충분한 논의를 저해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정해진 배포일까지 역사편찬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각 해당 관계인이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 할 여지도 없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 동덕여대의 예시처럼 기간을 넘기지 않으려면 시작점을 빨리 잡아 논의를 위한 시간을 더 가져야 할 것이다.
둘째, 해당 관계인의 의견을 공고함으로써 나머지 해당 관계인들이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90년사 편찬사업은 이해관계가 다른 우리대학과 덕성여중·고교, 법인이 각자 해당 기관에 공문으로 의견을 전달해 합리적인 교집합 없이 일이 무산되고 말았다. 서로의 이해관계를 공고히 하여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대학이 역사와 전통이 살아숨쉬는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제도적인 개혁과 올바른 역사적 관점의 정립을 해 나가는데 이번 덕성 90년사 편찬사업 무산은 하나의 시행착오로 넘어가서는 안된다. 덕성 90년사 편찬사업이 창학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밀려난 만큼 그간의 경우를 되짚어보면서 각 처의 의견차이를 좁힌다면 창학 100주년 기념사업은 성공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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