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생을 우대합니다
인문대생을 우대합니다
  • 이경라 기자
  • 승인 2011.04.09 18: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업시장에서 어문계열과 인문학계열은 취업계의 쓰레기라고 부르죠”
  작년 기말고사가 끝난 후 취업지원실에서 운영하는 취업능력향상프로그램에 갔더니 이런 말을 한다. 이 말을 한 사람은 지난 1월에 외국계 기업에 취업한 선배로 주전공은 일어일문이요, 복수전공은 영어영문이다. 그 선배의 말에 따르면, 웬만한 기업의 입사 우대자 조건이 상경계열, 디자인계열…이렇단다. 그럼에도 자신은 뛰어난 성적과 활발한 교내외활동, 사근사근한 성격으로 취업에 성공했다고 한다.

  1학년 때 막 입학해 인문대 건물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게 ‘인문학의 위기!’라는 인문학 도서 광고 포스터였는데, 이제 취업준비 좀 해볼까 어슬렁 거렸더니 인문계열은 취업계의 쓰레기란다.
학생회관에 배포된 캠퍼스 잡지를 찬찬히 읽어보는데 각종 공모전부터 시작해 인턴사원 모집, 상반기 공채 실시 등등 온통 취업, 취업, 취업 이야기다. 그 중 기업 인사담당자와 인턴을 거쳐 공채에 합격해 기업에 다니는 취업 선배들이 나와 취업 노하우를 알려주는데 그것은 바로 ‘인문학적 소양 갖추기’였다. 자연대생도, 공대생도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야 한단다.

  두 가지 이야기를 종합해보자면, 인문대학을 졸업하지는 않되, 인문학적 소양을 지니라는 말인가. 물론 인문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다른 전공생들이 인문학을 배울 방법도, 스스로 익힐 수 있는 방법도 많다. 그런데 왜 기업에서는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상경계열을 선호하면서 상경이나 공학, 사회계열 등의 다른 학문의 범주에 속한 소양을 갖춘 인문계열 학생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이에 대해 인문대학 학생으로서 인문학은 학문이라기보다는 지적 교양을 쌓는 부차적 요소로만 작용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런 말에 대해 어떤 이는 인문대생의 자격지심일 뿐이라고 지적했지만.
모든 학문은 인문학으로부터 시작되었기에 인문학은 매우 근본적이고 필수불가결한 학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세계가 산업화되고 기술과학시대로 변화하다보니 실용학문이 우선시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금 다양한 전공을 지닌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지녀야한다고 조언해주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행동이다. 하지만 다른 전공들에 밀려 인문학을 알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듯이, 취업시장에서 쓰레기라는 말을 듣도록 되어있는 기업들이 내세운 우대조건이 참 씁쓸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