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꺼기들의 외침
찌꺼기들의 외침
  • 정민지(국제통상 2) 모니터요원
  • 승인 2011.06.0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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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들이 자신의 일에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위험을 무릅쓰고 진실을 토로했을 때 사회가 알아주는 순간일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수고로움으로 인해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되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586호 보도면에는 휴학생의 계절학기 신청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아가 수강신청 시스템의 문제까지 다뤘던 기사가 있었다. 여러 내용을 담으려다보니 핵심이 흐려져 아쉽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찰나, 기사의 끝자락에서 기자의 문제제기로 인해 학교측의 문제를 검토하고 해결하겠다는 다짐을 받아낸 부분을 읽게 됐다. 기자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학교와 학우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기자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음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대학은 학우들에게 학교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알려주진 않는다. 한정된 정보마저도 거름망으로 수차례 걸러져 과장되고 포장될 때가 많다. 거름망에 걸러진 찌꺼기들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것. 그것이 덕성여대신문, 나아가 대학언론이 추구해야할 목표다. 이러한 측면에서 586호의 대학기획은 필자가 바라는 대학신문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우리대학은 교육중심대학으로 교육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올해는 교육역량강화 지원 사업 선정대학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학교가 조용히 덮고 지나가려한 일을 덕성여대신문은 놓치지 않고 기사화했다. 찌꺼기를 버리지 않은 것이다.

  찌꺼기를 보여준다 함은 좋은 것을 골라낸 나머지 즉 치부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과 같다. 기자들 역시 애교심을 가진 덕성인인 만큼 교내외 불미스런 사건들을 고발하는 것이 유쾌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우들에게 감추고 싶은 찌꺼기를 알려야만 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사회면 세 개의 기사 중, 무려 두 기사의 주제가 된 사건이 있다. 바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다. 광주민주화 운동이 지금껏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군부독재가 저지른 참상 때문이 아니라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후대에게 물려주고 싶었던 민주주의를 위한 광주 시민들의 외침 때문이다. ‘옳음’을 향한 외침은 막으려 해도 반드시 알려지게 되고 칭송받는 것이다.

  덕성여대신문은 이번 학기에 다양한 변화를 꾀하며 학우들의 관심을 끌어내고자 했다. 하지만 외적인 변화는 일시적으로 학우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는 있으나, 장기적인 독자층을 형성하는 덴 역부족이다. 기사의 내용이나 방향 등 기사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다음 학기에는 더 많은 ‘찌꺼기들의 외침’을 들려주는 덕성여대신문이 발행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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