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신조어
돈 되는 신조어
  • 황유라 기자
  • 승인 2011.08.27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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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도남, 꼬픈남, 베이글녀, 완판녀. 이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고 접해봤을 법한 신조어들이다. 최근 이러한 신조어를 이용해 홍보효과를 누리고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의 마케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업의 마케팅을 그저 긍정적으로만 바라봐도 되는 것일까? 소비문화를 이끌어가는 주체로서 신조어 마케팅에 쉽게 노출돼 있는 우리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알아보고 올바른 소비의식에 대해 고민해보자.

주목받는 신조어 마케팅
  겉만 보고는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신조어들이 하나의 문화로 떠오르는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나가던 신조어는 이제 유행을 넘어 하나의 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 사전에는 이미 많은 신조어가 등록돼 있고, 오는 2012년에는 4만~5만 개 가량의 신조어가 국립국어원 편찬 사전에 실릴 예정이라고 한다.
  신조어가 문화의 양상을 보여주는 상징어로 자리 잡고 영향력이 커지면서 신조어를 활용한 마케팅 역시 새로운 소비문화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패션업계, 홍보업계에서는 이미 신조어 마케팅이 한창이다. 기업들은 왜 이토록 신조어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일까.

다 같은 신조어 마케팅이 아니다?
  신조어 마케팅이란 기존에 있었던 사물이나 개념에 새로운 이름을 지어줌으로써 복합적인 의미를 부여받는 신조어를 이용해 소비자에게 상품을 제공하는 기업의 활동을 말한다. 신조어 마케팅은 기업에게는 자사의 상품을 보다 손쉽고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흥미를 느끼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말 그대로 새로운 단어를 상품에 접목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인기를 끄는 스타를 활용한 신조어 마케팅이 새로운 홍보문화로 각광받고 있다. 쉽게 기억되는 단어로 드라마 속 주인공의 스타일을 알리는 데 성공한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우유남(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남자)’은 인기리에 막을 내린 드라마 <시티헌터>의 주인공 이민호의 협찬 의상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였다. 또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공효진 역시 ‘공블리(공효진 러블리)’라는 신조어를 통해 그녀는 물론 그녀의 스타일까지 화제를 모았다. 이렇듯 스타를 한마디로 나타낼 수 있는 신조어를 통한 마케팅은 스타뿐만 아니라 착용 아이템, 브랜드 홍보 효과까지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홍보수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각종 사회문제에 반하는 신조어를 통한 마케팅 사례도 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불어오는 황사와 일본 지진으로 인한 방사능에 대비한 ‘황사능(황사+방사능)패션’은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또 고유가 시대에 주유비를 아끼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뜻하는 ‘BMW족-버스(Bus), 지하철(Metro), 도보(Walk)’을 위한 패션도 늘어나는 추세다.
  ‘OO족’이라는 신조어를 이용한 기업의 마케팅도 다반사로 이루어지고 있다. 외모 가꾸기에 적극적인 중년남녀를 뜻하는 ‘노무족(No More Uncle)’이나 ‘나오미족(Not Old Image)’은 이들의 소비행태를 겨냥하면서 등장한 말이다. 자신을 위한 소비에 적극적인 20~30대 여성을 지칭하는 ‘포미(For-me)족’, 단순한 쇼핑뿐만 아니라 대형 복합쇼핑몰에서 다양한 생활을 즐기는 소비자를 일컫는 ‘몰고어(mall-goer)족’ 역시 소비문화의 주체로 떠오르면서 기업의 신조어를 앞세운 마케팅 집중 공략 대상이 되고 있다.

올바른 소비의식을 키워야
  그러나 신조어 마케팅이 하나의 문화 양상으로 떠오른다고 해서 그저 긍정적인 것으로만 받아들일 일은 아니다. 문제는 단지 상품 판매를 통한 이익창출에만 목적을 두고 신조어들이 셀 수 없이 만들어지고 조장된다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줄줄이 생겨나는 신조어들은 소비자들에게 혼란스러움을 야기하기도 한다. 또한 소비문화의 주체가 되고 있는 사람들의 성향을 고려한 맞춤 마케팅이 이루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하나의 부류로 분류되며 기업들의 공략 대상이 되고 있다.
  문화마케팅 회사 이경선 대표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무조건 따라가는 것 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대중에 휩쓸리지 말고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 자신의 자아를 찾아야 한다”며 “기업이 판매를 위해 만들어낸 신조어에 현혹돼 자신의 소비층을 그들이 만들어 낸 취향에 맞추는 소비자가 되지 말고 알뜰하게 자신이 필요한 소비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단지 재밌고 독특하다고 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웃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소비문화의 주체로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올바른 소비의식을 갖춰야 할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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