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인종차별주의, 스킨헤드
극단적 인종차별주의, 스킨헤드
  • 이수현 기자
  • 승인 2011.09.05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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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대 후반 영국에 머리를 빡빡 민 청년 집단이 나타났다. 노동자 계급인 그들은 머리에 이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머리를 밀었고 고된 노동 탓에 값싸고 질긴 청바지를 입었다. 후에 ‘스킨헤드 족’이라 불리는 집단의 시초가 된 이들의 빡빡머리와 청바지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이유에서 시작됐다.

  초기에는 단순 ‘패션코드’에 지나지 않았던 스킨헤드는 나치즘을 신봉하는 인종주의자들이 머리를 짧게 깎기 시작하면서 점차 이들을 상징하는 단어로 변질됐다. 극단적인 인종차별 성향을 보이는 이들은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유색인종에 대한 테러를 일삼고 있다.

  초반의 공격 대상은 영국으로 이주해 온 방글라데시나 파키스탄인들 이었다. 이후 유럽 전역으로 네오 나치즘 세력이 퍼지게 됐고 현재 러시아에서 그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다. 스킨헤드가 유독 유럽에서 활개를 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외국인 노동자가 유럽에 대거 유입되면서 백인 노동자들의 실업자가 늘어났다는 사실이 큰 몫을 했다. 이로 인해 반감을 갖게 된 것이다.

  지난 해 러시아에서 외국 이민자를 집단 폭행했던 스킨헤드들에 중형을 내린 모스크바 연방 법원 판사 에두아르드 추바쇼프가 암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평소 스킨헤드와 관련된 재판을 맡아온 그는 사망 전 재판에서 스킨헤드 단체 소속 10대 회원 9명에 대해 6∼23년형의 중형을 선고한 바 있다. 추바쇼프 판사의 암살에 대해 러시아 경찰은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은 스킨헤드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용의자 추적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길 한복판에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하거나 집단 폭행을 당해 끝내 숨지는 등 유색인종에 대한 무차별 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러시아 내 이민자들의 두려움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러시아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무차별 살인과 폭행을 일삼는 스킨헤드에 대한 처벌의 정도도 미약한 것이 아니냐’라는 지적이 흘러나오자 최근에 와서야 러시아 검찰 측은 “인종차별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지난달 ‘모스크바 고교생의 25%가 스킨헤드 족을 옹호한다’는 조사결과까지 발표되면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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