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평가기준, 어디로 가야할까
학생 평가기준, 어디로 가야할까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1.11.09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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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우리대학의 학생 평가기준, 즉 시험 채점기준은 상대평가다. 그러나  ‘상대평가’를 일률적인 학생평가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가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상대평가가 학생평가기준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대학의 시험채점기준인 상대평가는 어떤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상대평가 방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교수들과 학우들은 어떠한 평가기준을 원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대학 측의 입장과 단과대학 교수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우리대학의 학생 평가기준


  우리대학 학칙 시행세칙 <제5장 시험과 성적, 제15조(성적평가)>에 의하면 ‘성적은 상대평가를 원칙으로 하되, 특별히 정한 경우는 절대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우리대학의 모든 과들은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로 학생들의 시험점수를 평가한다. 교무과는 “우리대학은 상대평가로 학생들의 점수를 채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학칙에 상대평과와 절대평가가 모두 시행될 수 있음이 명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대학의 모든 과들이 상대평가로 학생을 평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교무과 측은 “학칙에는 ‘절대평가’라고 명시돼 있지만 이는 ‘완화된 상대평가’ 방식을 가리킨다. 또한 절대평가로 학생들의 성적을 평가할 경우 모든 학생들이 점수를 잘 받아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어 학교 규정에 따라 상대평가로 학생들의 시험성적을 평가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현재 ‘완화된 상대평가’를 적용하고 있는 수업은 ▲실기과목 ▲실험?실습과목 ▲교직과목 ▲교육실습과목 ▲4학년 2학기 전공과목 중 15명 이하 수강과목 ▲외국인교수과목 이며 이들 수업은 학점의 비율이 상대평가와는 다르게 적용된다.

 

학생을 평가하는 최선의 기준


  일반 학과들은 상대평가가 학생을 공정히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입장이다. 이종득(스페인어) 교수는 “물론 현 상대평가 정책에 대한 문제점이 많이 발생하곤 있지만 학생을 평가하는 기준으로는 상대평가가 가장 적합하다”며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나 다른 평가들의 경우 학생들에게 성적을 잘 주게 돼 오히려 성적 인플레이션을 겪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교무과 측의 말과 같이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성적을 평가할 경우 취업시장을 겨냥해 대다수의 학생들은 좋은 점수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모든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얻는다면 취업은 오히려 힘들어 진다. 이처럼 일반 인문계, 자연계 과에서는 상대평가가 오히려 학생들의 학업능력을 향상시키고 그들을 공정히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 평가방법인 상대평가를 완전히 옳은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종득 교수는 “학생들이 교양과목의 경우 전공과목보다 소홀히 듣는 경우가 있어 학생들 간의 점수 편차가 심하다. 이는 상대평가로 평가하는 것이 학생들에겐 좀 더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공정할 수 있다”며 교양과목을 상대평가로 평가하는 것에 찬성했다. “하지만 고학년 학생들이 듣는 전공과목의 경우 다 열심히하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는 것이 힘들다. 학생의 수도 적고 수준도 비슷한 이런 과목들은 절대평가로 평가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고학년 과목의 경우 ‘완화된 상대평가’로 성적을 평가하지만 이 또한 힘들다는 것이다.

 

학생을 평가하는 것을 옳지 않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우리대학의 예술대학 교수들과 학우들은 상대평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양만기(서양화) 교수는 그 이유를 “예술은 자신이 정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자신의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이다”며 “이를 평가해 점수를 매기는 것은 학생 자신의 존재를 부정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예술작품에는 등급이 없다는 말이다. 실제로 유럽 국가들은 예술계 수업을 ‘패스/논패스’로 규정하고 있다. 학생들의 예술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 평가를 하지 않는 것이다. 교수가 자신의 주관적인 잣대로 학생의 작품을 평가할 경우 학생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잊고 결국 교수의 특성에 맞춰서 작품을 만들게 된다. 결국 대학에서 배운 것은 교수님의 특성에 맞는 작품이지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 작품이 아니게 된다. 양만기 교수는 “상대평가, 완화된 상대평가, 절대평가 등 학생을 평가하는 여러 기준들이 있지만 이는 모두 예술?문학계열 학생들의 작품을 평가하는데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수치화된 잣대가 개인적 성향과 특징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만기 교수는 유럽의 예처럼 우리대학 예술대학 과목의 평가 또한 패스/논패스로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대학 측에서는 행정적 절차나 간편성, 규칙을 위해 상대평가를 규정으로 삼았을 것이다”며 “하지만 앞서 말한 예술에 대한 평가 자체의 문제가 너무 큰 걸림돌이 되기에 기존의 평가 기준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을 위한 더 나은 평가방법은


  그렇다면 각 학과의 교육체계와 특성을 살린 부분평가제를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 부분평가제란 과목마다 상대평가, 절대평가 등 채점기준을 달리하는 평가제이다. 양만기 교수는 부분평가제에 대해 “각 과의 영역에 따라 평가방식을 달리하는 것을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대학에 부분평가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교무과는 “현재 실시하고 있는 상대평가제 문제로 절대평가제 혹은 부분평가제를 도입하자는 요청이 들어온 적은 없다”며 “절대평가와 거의 비슷한 완화된 상대평가기준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기준 유지가 특별히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이처럼 실질적으로 학생평가의 기준이 바뀌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양만기 교수는 “교육은 예술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야 장차 미래를 이끌 인재들을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며 “따라서 우리대학도 이제는 다른 대학이 한다고 해서 따라하기 보다는 아닌 것은 스스로 고쳐나가면서 우리대학만의 특색을 살려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학생들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다면 그것을 바꿔나가기 위해 적극인 자세로 나서야 할 것을 강조했다.
이종득 교수는 “물론 예대의 경우라면 가능하겠지만 어문계열의 학과나 타 학과의 과목처럼 정확한 점수가 측정되는 과라면 상대평가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과마다 다른 평가기준을 제시한다면 오히려 이 학과의 성적은 좋고 저 학과의 성적은 나쁘게 돼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봤을때는 ‘상대평가’라는 틀을 유지하고 학과마다 이를 약간씩 융통성있게 변화해서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더 맞는 듯 하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학생 평가기준에 대한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러나 불만의 목소리와 함께 문제가 지적된 만큼 각 학과와 수업을 배려한 평가기준의 도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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