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사건의 교훈
고소한 사건의 교훈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1.12.1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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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강용석 의원은 개그콘서트의 인기 개그맨 최효종을 국회의원 집단 모욕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인 ‘사마귀 유치원’에서 일수꾼 역할을 맡은 최효종이 국회의원을 풍자한 개그를 하자 이를 ‘국회의원들을 집단 모욕한 행위’라고 고소한 것이다. 이후 각종 언론과 국민들은 “이보다 더한 코미디는 없다. 이젠 국회의원이 개그맨의 자리까지 위협한다”며 실소를 금치 못했다. 웃자고 한말에 죽자고 달려드는 그의 처사는 온 국민의 관심과 비난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27일 방영한 이른바 ‘개그콘서트-강용석 특집’ 후 강 의원이 고소를 취하하며 시사 개그 고소 사건도 일단락 됐다. 그는 끝까지 “최효종은 자신에게 짜장면이라도 사야된다”고 개그콘서트 시청 후기를 남기며 국민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지난 28일과 29일 우리대학은 매우 소란스러웠다. 이날 생활체육학과 학우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투쟁이 행정동 앞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생활체육학과 학우들은 그들의 강의실인 체육관을 쓰기 위해 체육관을 대관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예술대학 학우들은 부실하고 열악한 상황속에서 창작욕을 불태우고 있다. 특성상 밤샘 작업이 많아 학교에서 늦게까지 생활할 일이 많은 예술대학 학우들은 온수도 안나오고 곰팡이가 가득한 건물에서 생활한다. 학내 동아리방과 과방의 경우도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이들은 대부분 환기가 전혀되지 않는 지하에 위치해 있으며 곰팡이가 스는 등 매우 열악하고 낡았다. 학우들은 이에 대해 여러차례 건의글을 올렸지만 대학 측은 이를 개선하기는커녕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개그맨의 개그권을 위협하는 것과 학우들의 학습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것이 무엇이 다르겠는가.

  생활체육학과의 학습권에 관한 논의는 대학 측과 합의점을 찾아 일단락 된 상태다. 하지만 우리대학 홈페이지 ‘건의합니다’ 게시판에 올린 예술대학과 동아리방, 과방의 시설에 대한 글의 경우 아직 아무런 답변도 얻지 못한 상태다. 기본적인 학습 환경에 대한 강경하고 적극적인 요구에만 귀 기울이는 대학당국의 태도는 학우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주고 있다.

  국회의원이 아닌 개그맨에게 개그권이 있듯, 대학이 아닌 학생에게 학습권은 존재한다. 대학은 이를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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