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 방송파업, 대한민국 방송의 외침
도미노 방송파업, 대한민국 방송의 외침
  • 이보영 기자
  • 승인 2012.03.20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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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KBS, YTN의 파업으로 <무한도전> <나는 가수다> 등 인기 프로그램의 결방이 이어졌다. 즐겨보던 프로그램의 부재에 많은 이들이 이번 방송 파업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방송의 공동파업,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무엇일까.

방송파업 사건의 전말과 이유
  이번 방송파업의 시작은 MBC였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에게 공정보도를 억압한다는 이유로 보도국장과 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올해 1월 25일 기자회는 프로그램 제작을 거부하고 1월 30일 노조는 ‘김재철 사장 퇴진’을 외치며 파업에 돌입하기에 이르렀다. 뒤를 이어 파업한 것은 KBS였다. 지난 2일 기자회의 제작 거부를 시작으로 기자, PD중심의 새 노조가 6일부터 총파업을 진행한 것. YTN의 노조 역시 공동파업에 합류했다. 3사의 파업이 하나로 묶인 이유는 이들의 요구사항 중 사장 퇴진, 공정방송 복원이란 부분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방송사들이 이러한 요구사항을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장 퇴진 요구는 현 사장이 정부에서 내려온 낙하산 사장이라는 것에 근거한다. 어느 나라 어느 정권에서든 권력에는 국민의 눈과 귀가 되는 언론이 가장 큰 힘이자 두려움이다.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언론을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정권에 종속시키려는 움직임과 논쟁이 끊이질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방송국 사장을 친정권 인물로 위임하는 것이다. 정권과 연계된 언론은 정권에 불리한 보도를 배제시키는 등 내부통제가 존재하게 된다. 이것은 앞의 요구사항 중 하나인 공정방송 복원과 연결된다. 한쪽에 편향된 보도나 친정부적인 내용만을 보도하는 것이 아닌 독립적인 보도체제를 가져야 한다는 것. 그들은 시사 프로그램의 축소, 반정부적 프로그램 폐지 등의 실례를 들며 이러한 행동은 현 정부의 방송장악이며 진실을 가리는 일이라 주장하고 있다. 현재 방송 파업은 3사를 넘어 연합뉴스, 국민일보, 부산일보 등 다양한 언론매체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출처: 한국일보 만평

가장 큰 문제는 정권의 언론 종속화
  이번 파업을 통해 드러난 현 언론의 가장 큰 문제는 정권과의 종속관계이다. 현재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는 정권이 임의로 움직이기 쉽게 짜여있다.     KBS의 경우 KBS이사회의 제청과 대통령의 위임으로 사장이 임명된다. 또 사장 제청 역할을 지닌 KBS이사회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문제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이사회 내 여당 추천인사가 11명 중 7명이라는 것. MBC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MBC는 방송문화진흥회가 사장을 임명하는데 이 또한 여당 인사가 상대적으로 많다. 이런 구조다보니 ‘정권이 공영방송을 잡고 있다’는 말은 매번 사라지질 않는다.
  정권과 언론 사이를 완전히 분리할 수도 없지만 언론에 정당한 독립성을 부여하는 것은 공정한 보도에 필수적 사항이다. 지나치게 정권에 종속된 언론은 사실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본 목적을 상실한다. 현 제도는 언론에 독립성을 부여하는데 미흡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를 보안할 개선안과 제도를 악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지적·방지하는 사람들의 의식적 측면이 함께해야만 정권의 언론 종속화라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파업에 대한 우려와 앞으로의 길
  반면 이번 파업에는 적잖은 우려와 비난의 시선도 존재한다. 정작 언론이 억압받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왜 현 정부 임기가 끝날 무렵인 지금에야 파업을 진행하냐는 것. 시기가 너무 늦어버린데다 하필 총·대선이 함께 있는 이때 공동파업이 벌어지니 그 투명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이번 파업이 진정한 공정방송 복원이라는 목적을 이루지 못한 채 흐지부지 끝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러한 비난은 이번 사건이 벌어진 시기, 전례의 성과없이 끝난 파업들을 고려하면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현 방송체제의 문제점을 사회에 드러냈다는 점에서는 큰 의의가 있다. 신태섭 전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 대표는 “과거 방송 민주화를 위한 투쟁은 많은 이들에게 각성을 남겨줬던 사건”이라며 “이번 공동파업 역시 방송과 언론에 대해 고민하고 기자들 스스로 올바른 여론형성을 위해 각성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이번 파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제는 방송을 장악해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언론’ 그 자체를 장악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우리가 ‘공영방송에 대한 현 정부의 세력이 너무 강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은 공영방송 등 정권에 종속된 매체의 입을 막아도 다른 매체를 통해 사실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은 지금 파업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외치는 언론 독립, 자유에 가장 든든한 발판이 될 것이다. 이번 파업이 진정성있는 목소리로 진행되어 공정방송 복원, 더 나아가 정권의 언론종속화 문제 개선 등 올바른 언론의 길을 향한 발자국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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