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란 무엇인가
국가란 무엇인가
  • 조연지 수습기자
  • 승인 2012.03.20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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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여자 : 플라톤 <국가론>

 

 

‘철인(哲人)국가.’  

  철학자가 다스리는 플라톤의 이상사회이자 정의가 구현되는 사회, 올바른 사회를 말한다. 고등학교 윤리시간에 고대 그리스 철학을 배우면서 달달 외웠던 개념으로 그때는 플라톤이 생각하는 ‘정의’가 무엇인지 보다는 그저 단편적인 지식을 외우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대학에 와서 정의에 대한 논의가 수업시간에도 이뤄지고 신문사에서 기자로 지내다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과연 플라톤이 말하고자 했던 건 무엇일까. 그의 철인국가 밑에는 어떤 이론적 바탕이 있을까.

 

글라우콘 : 즉, 정의란 남에게 옳지 못한 일을 행하면서도 벌을 받지 않는 최선의 경우와 자기가 옳지 않은 일을 당하면서도 보복할 힘이 없는 최악의 경우의 중간적인 타협책입니다. (중략) 그리하여 인생을 사는 현명한 방도란 선량하게 사는 사람이 아니라 남에게 선량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으로 행세하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중략) 다시 말하면 그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정의를 권유하고 정의를 앞세우는 참뜻은 남에게 선량한 사람으로 보이는 데서 오는 소득 때문입니다.
- 65~71p

  염세주의자가 생각하는 정의란 이럴 것이다. 플라톤의 둘째 형이자 사상가인 글라우콘의 말처럼 가식적이고 세상을 편히 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플라톤이 생각한 정의는 이렇지 않았다. 인간의 영혼을 이루는 이성, 기개, 욕망의 세 부분이 조화를 이루어 각각이 해야할 일을 할 때 정의가 성립된다고 봤다.

  저녁에 야식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라면을 끓여먹곤 한다. 야식을 먹고 싶어하는 것이 욕망이고, 야식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걸 알고 먹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성이다. 흔히 만화나 영화에서 내적 갈등 상황을 마음속의 천사와 악마가 대화하는 것으로 묘사하듯 영혼이 세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는 플라톤의 생각은 설득력이 높다.

  플라톤은 이러한 논의를 국가에서부터 시작했다.

  예컨대 근시인 어떤 사람이 작은 글자를 먼 곳에서 읽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치세. 물론 그는 손쉽게 읽어낼 수가 없네. 그러나 그들 중에서 누가 다른 어떤 곳에 똑같은 글자가 크게 쓰여 있는 것을 발견했을 경우에는 문제가 다르네. 우리는 우선 큰 글자를 잘 읽고 나서 다음에 작은 글자가 그것과 같은가의 여부를 조사하면 되네. (중략) 우리의 탐구 과제인 정의란 대로는 개인의 도덕으로서 문제가 되고 또 때로는 국가의 도덕으로서도 논의 되고 있네.
- 81p


  플라톤은 사람이 한 가지 일을 그의 본성에 따라 실천하면 보다 더 능률적으로 할 수 있으리라 봤다. 그렇기에 그는 욕망, 기개, 이성의 세 가지 영혼에 따라 계급을 생산자, 수호자, 통치자로 나눴다. 생산자는 생산의 일을 하고, 수호자는 수호의 일을 하고, 통치자는 통치를 제대로 하면 나라가 정의롭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플라톤은 사람이 한 가지 일을 그의 본성에 따라 실천하면 보다 더 능률적으로 할 수 있으리라 봤다. 그렇기에 그는 욕망, 기개, 이성의 세 가지 영혼에 따라 계급을 생산자, 수호자, 통치자로 나눴다. 생산자는 생산의 일을 하고, 수호자는 수호의 일을 하고, 통치자는 통치를 제대로 하면 나라가 정의롭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물론 플라톤이 계급사회에, 그것도 여자와 아이와 노예는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그리스사회에 살았기 때문에 평등사회인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도 많다. 칼 포퍼처럼 그의 철인국가(철인이 통치하는 국가)를 전체주의의 원조 격으로 바라본 이도 있다. 하지만 플라톤이 서양 철학에 끼친 영향력이 크다는 건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국가론>이 그가 꿈꾼 철학 왕국의 청사진이며, 플라톤의 교육관이 한데 들어가 있다는 것도. 플라톤 이후의 철학자들은 플라톤 학파냐 아니냐로 나눠졌을 정도로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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