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다들 반대하니까요.'
'전쟁을 다들 반대하니까요.'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4.12 1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 전 동맹휴업이 통과되었던 날 나눈 새내기와의 대화 중에서 왜 파병을 반대하나라는 물음에 나온 답이다. 다들 반대하니까? 다수의 의견이 옳은 거니까? 틀릴 확률이 적어서? 그럼 자신의 의견은?   만약 자신은 다르게 생각해도 다수의 생각이 그러니까 따라가야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더니 다시 주섬주섬 말한다. 미국이 석유를 탐내서 전쟁을 일으켰고 이라크의 국민들이 죄 없이 죽어가고 있으니 그만둬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현재의 흐름이고 누구나 옳다고 생각하지만 아닌 사람도 있다. 그럼 그 사람들은 뭐냐 라고 물으니 '모르겠다'란다.

  뒤이은 이야기에서 무슨 과를 선택할지 고민이라고 한다. 무슨 과를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더니 중문과를 생각중이라고 했다. 벌써 정했는데 무슨 고민이냐고 하니 불안하다가 이유였다. 부모님께서 중문과가 전망이 있으니 하라고 했는데 자신은 심리학과 공부가 왠지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님 말씀을 따라서 나빴던 적은 없었기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보다 부모님이 선택하신 일이 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들은 인생의 대부분을 선택하고 선택한 결과에 비추어 살아간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모든 것들이 얼마나 나의 생각을 반영한 것일까? 요즘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다들 남들이 이렇게 하니까 나도 이렇게 한다라고 말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자신의 인생에 한 부분을 차지하는 선택에서 자신의 의견이 아니라 남의 의견을 반영한다니... 만약 그 선택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다면 그 선택을 하게 한 주위 사람들에게 책임을 미루고 자신은 손을 놓아버릴 것인가? 그렇다 한들 선택전의 시간으로 돌릴 수도 없는데 말이다.

   남이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 '모'고 내가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 '모'일 수 있다. 하지만 남이 선택한 '모'를 쫓아서 나도 '모'라고 하는 것은 같은 결과를 가져오지만 엄연히 다른 내용이다. 어떠한 현상에 대해서 똑같은 결론을 말하더라도 자신의 자유의사로 신중하게 생각한 후 내린 결과는 별로 좋지 않았더라도 '아쉬움'과 함께 다음의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주어지는 동시에 자기 자신을 튼튼하게 해준다. 하지만 단순히 남이 선택하니까 내린 선택의 결론에 책임은 '눈물과 후회'와 함께 또 아무 생각도 없는 선택을 불러온다.

   남이 선택한 방향을 따라가면 '고뇌'라는 노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순간은 편할 것이다. 나와 같이 다른 사람도 하고 있다는 마음에 안정감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아무 특징 없이 살다보니 무난함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남이 가지 않은 방향으로, 이미 나 있는 길 외에 새로운 길을 걸어 가보는 것도 분명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좀 더 재미있게 세상을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이 외면하고 있는 "나 자신의 선택"이라는 고유권한을 찾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