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미리사의 사람들
차미리사의 사람들
  • 조연지 기자
  • 승인 2012.04.17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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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의 설립자인 차미리사 여사.
창학 92주년을 맞아 차미리사의 사람들을 만났다.
우리대학 사학과 한상권 교수님, 국문과 김은희 교수님,
재미사학자 안형주 선생님, 차미리사연구소장 김경희 교수님이다.
이들과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살아있는 차미리사 정신과 마주할 수 있었다.

 

차미리사를 다시 알린 한상권 교수님
차미리사에 대해 연구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1997년도에 해직이 되고 1999년도에 복직이 되었습니다. 2년이란 시간 동안 많은 학생들이 저와 함께 싸워주었고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무언가 보답을 하고 싶었습니다. 자료를 모으다 보니 이분이 우리대학뿐만이 아니라 근현대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분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차미리사의 어떤 점이 중요한가요
첫 번째는 ‘여성으로서 여성운동을 했다’는 겁니다. 두 번째로 차미리사는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했습니다. 선생은 3.1운동의 이념을 기본으로 교육운동을 펼쳤고 덕성은 그 결과물입니다. 세 번째는 ‘자립’입니다. 90일 동안 전국 순회강연을 해서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 철저하게 스스로의 힘으로 학교를 세웠단 거죠. 네 번째로 중요한 점은 유일하게 ‘가정부인을 교육했다’는 겁니다.

저 한 사람이 차미리사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다가오는 6월 1일 차미리사 선생의 기일에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갖는다든지, <이해와 소통>시간에 차미리사 평전을 교양도서로 쓴다든지 우리의 생활 속에 차미리사가 부활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고 나면 언젠가는 차미리사의 다큐멘터리가 공중파 방송에서 나오고 차미리사 라는 이름이 대한민국 역사 속에 우뚝 설 수 있겠죠. 이건 전부 덕성의 학생들이 만드는 겁니다.


차미리사의 사진을 발굴한 안형주 선생님
차미리사를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재미한인 이민사, 독립운동사를 연구하는데 자료를 찾다가 1907년 발행된 교민단체신문 《대동공보》를 보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실린 <기서奇書-상제를 믿고 나라를 위할 일>이라는 글을 보고 내용이 매우 좋아 그 글을 쓴 ‘김미리사’에 대해 찾기 시작했습니다. 찾다보니 본명이 차미리사라는 것도 알게 됐고 차미리사의 사진도 구할 수 있게 됐죠.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차미리사의 특이점은 무엇일까요
그 시대의 많은 신여성들은 집안이 좋아 고등교육까지 받은 뒤에 유학을 갔는데, 차미리사는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혼자 유학을 갔음에도 놀라운 의욕과 업적을 남겼습니다. 더욱 놀라운 건 아무도 생각을 못할 때 담보가 없이도 부인들에게 조그만 자본을 빌려주라고 이야길 했다는 거죠. 신의로 악순환 사회에서 벗어나자고 한 거죠.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 같은 게 일제강점기 때 있었다는 겁니다.

차미리사의 정신은 시대를 타는 낡은 정신이 아닙니다. 오히려 오늘날에도 시사점을 주는 깨어있는, 살아있는 정신입니다. 그리고 이런 정신을 받드는 것은 차미리사가 세운 덕성여대의 학생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사회문제에 나 몰라라 할 것이 아니라 먼저 나서서 소외당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덕성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차미리사 정신을 세계로 차미리사연구소 김경희 소장님
차미리사 연구소의 정신을 ‘나눔·동행·봉사’로 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차미리사 선생님은 1920년대 독립운동가이며 여성교육자로서 여성에 대한 관심과 봉사, 교육을 몸소 실천하셨던 분입니다. 차미리사 선생님의 창학 정신을 현대적 의미로 확장해 덕성인이 갖추어야 할 소양으로 나눔·동행·봉사를 정했습니다.

차미리사와 여성 글로벌 파트너십의 관계가 무엇인가요
1920년대 차미리사 선생님은 소외되고 교육 받지 못한 여성들을 위해 교육 사업을 하셨습니다. 우리는 차미리사 선생님의 정신을 세계와 소통하고 함께 협력하는 관계를 통해 실천해야 합니다. 전 세계의 젊은이들과 국제적 이슈를 토론하고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차세대 여성 글로벌 파트너십 정신이 실현될 것입니다. 

덕성인들은 우리대학이 정신적 지주가 있는 대학, 그 정신을 현대에 맞게 발전시켜 실천하는 글로벌 파트너십 대학이라는 것에 큰 자부심을 지녀야 합니다. 이러한 대학의 학생으로서 인성과 실천력을 지니고 세계를 무대로 도전한다면 값진 경험을 쌓아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차미리사 정신의 계승과 발전을 강조하는 김은희 교수님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차미리사 정신의 현재적 의미가 무엇인가요
차미리사 선생의 삶과 말씀, 실천적 행위 속에서 빛나는 사회적 책임 자각과  이웃에 대한 사랑, 민족의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 끌어안은 정신은 현재에도 덕성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덕성여대가 3.1독립정신을 계승한 최초의 여성교육기관이며 순전히 조선인에 의해 설립된 민족사학이라는 자존의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차미리사로부터 비롯된 덕성인으로서의 정체성은 우리 덕성인들을 자존감과 자부심을 가진 존재로 우뚝 서게 할 것입니다.

차미리사 정신이 덕성의 전통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요
제 개인적 생각이지만, 입학자격이 폐쇄적이고 엄격했던 1970~80년대에도 기혼여성 및 장애인 입학을 허용해 낡은 사회와 가치에 도전한 점, 특히 1969년 대한민국 최초 20명 단위의 ‘소집단 토의수업’인 세미나식 교육을 도입하여 덕성인을 통합적 안목과 창의적 판단능력을 갖춘 주체적 지성인으로 키워왔다는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같은 차미리사 정신은 40년 전통의 <이해와 소통> 과목에 내재되어 있습니다. 또한 1984년 종로캠퍼스에 개원한 평생교육원이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에 기반해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기회 평등화를 지향하고 있었다는 점은 나눔과 동행, 봉사의 실현으로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최근에는 <글로벌 파트너십 특강>이나 봉사관련 과목의 설강, 봉사 100시간 강조 등에서도 확인됩니다.

이처럼 차미리사 정신은 덕성의 교육이념과 교육제도 속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덕성의 역사 또한, 차미리사 정신을 따르며 발전해 왔습니다. 이런 차미리사 정신이 덕성인의 마음속에도 스며들어 ‘나눔·봉사·동행’으로 나타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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