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가 필요한 실습비 사용내역
공개가 필요한 실습비 사용내역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2.05.2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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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습비는 대게 등록금에 포함하여 납부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내역에 대해선 알 수 없다. 현재 우리대학의 각 단대별 실습비 납부금액은 자연과학대학(이하 자연대) 12만 9천 800원, 약학대학(6년제) 20만 4천 원, 인문사회과학대학 3만 2천 400원, 정보미디어대학(이하 정미대)·예술대학 16만 5천 500원이다. 실습과목이 없거나 소수인 학과들도 각 단대별 실습비 금액에 따라 동일한 금액을 납부하고 있다. 그러나 학우들은 납부된 실습비가 어느 곳에 사용되고 있는지,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실습비 사용에 대한 의문과 불만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부족한 혜택
  ‘정보미디어대학에 강의실 달랑 4개?’ 차미리사기념관 앞 정미대 학우들이 적은 플랜카드의 내용이다. 비싼 실습비에 비해 그만한 혜택을 못 받는 다는 것. 대자보에 적힌 정미대 제7대 학생회의 정미대의 열악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약대, 예대에 상응하는 비싼 등록금 ▲단 4개뿐인 실습실 ▲졸업 작품 전시실의 부재로 인한 어려움 ▲제작실, 실습실, 졸업 작품실의 부재 ▲각 학과별 수업환경 부실로 인한 어려움 ▲컴퓨터와 수업 공간 부족으로 인한 분반수업과 야간수업 진행. 정미대는 이러한 어려움에 지난 3월 28일 개최된 학생총회에서 단과대학 요구안으로 ▲실습실 확충 ▲졸업 작품실 확충 ▲전시실 확충 ▲컴퓨터 업그레이드 ▲교수 충원을 요구했다.


  예술대의 경우 높은 실습비에 비해 부실하고 비위생적인 실습실이 제일 큰 문제다. 이 문제는 덕성여대신문에도 최근 몇 년간 자주 보도됐던 고질적 문제다. 학우들의 계속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김수진(실내디자인 3) 예술대 학생회장은 “등록금도 다른 과에 비싸 힘든데 재료비가 따로 들어 더 돈이 많이 든다”며 “그럼에도 환경이 너무 나쁘고 비위생적이다”고 전했다. 예술대 학우들은 시험기간 외에도 작품활동을 위해 일주일에 한두 번씩 밤을 새곤 한다. 그러나 벌레가 많고 곰팡이가 슨 과실과 과방으로 인해 다른 과 건물을 전전하며 작업을 한다. 제봉틀이 부족해 학우들이 직접 돈을 모아 사는가 하면, 자료가 너무 많아 외부에서 몇만 원씩 들여 개인적으로 참고자료를 뽑기도 한다. 김수진 예술대 학생회장은 “예술대 학생회는 대학 측에 커리큘럼 개선과  해충 방지를 위한 방충망 확충, 바닥제 확충을 중점적으로 건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윤태은(문화인류 4) 총학생회장은 “자연대에서도 꾸준히 실험실습에 관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험실습 환경이 잘 보존돼있지 않을뿐더러 실험실습을 하기에 부합하지 않다는 것. 윤태은 총학생회장은 “특히 노후한 실험기구가 학생들의 안전문제와 연결되기 때문에 가장 큰 지적을 받고 있다”고 했다. 자연대 학우들은 이러한 불만 사항을 끊임없이 제기했다. 이에 대학 측은 약대 이전 후 구 약대 건물을 실습실로 꾸미기로 자연대 측에 약속했다. 또한 최근 자연대와 강의동 건물의 리모델링 과정에 학생의견을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에서는 “건축 특별조사단(TF)의 논의 후 학생의견 반영 및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고 밝혔다.

  실습과목의 부재
  실습과목이 없거나 소수임에도 실습비를 납부하는 학과들이 있다. 자연대 수학과의 경우 실습과목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수업 하나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수학과 학우들은 실습비 12만 9천 800원을 납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지혜(수학 3) 과대표는 “다른 학과들처럼 실습실을 활발히 사용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있닌 실습과목은 전공필수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학우들이 거의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지혜 과대표는 “실습비를 다 납부할 경우 커리큘럼을 보충해 줬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습비를 다 납부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을 전했다.

  그렇다면 실습과목이 없음에도 실습비를 납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기획예산과 순미영 담당자는 “실습비는 실험의 용도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우리대학의 실습비는 ▲교과운영비 ▲교육활동비 ▲사무용품비로 사용된다. 학우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종이와 프린터기 토너 구입비, 공용 컴퓨터 수리비 등의 목적으로도 실습비가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태은 총학생회장은 “그러한 용도로도 실습비가 쓰인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교과운영비, 교육활동비, 사무용품비는 등록금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항목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준 없이 등록금이 책정된 대표적인 예가 바로 실습비 납부에 관한 사항이다”고 일침을 놓았다. 실제 실습비의 정확한 개념은 ‘실습용 기계나 재료의 구입과 관리를 위한 목적을 위한 비용’이다. 하지만 대학 측은 “그러한 용도로만 실습비가 쓰이는 것은 아니다”라는 답만 내놓고 있으며 실습비 사용내역 또한 비공개이기 때문에 학우들은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대학 측의 답변과 학생회의 의견
  실습비 사용과 관련해서 학생총회, 공문발송을 통해 문제를 직접 제기한 정미대에 대해 순미영 담당자는 “금년부터 우리대학의 예산이 줄면서 지원도 전년도에 비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얼마 전 우리대학이 교육역량 강화사업 대학으로 선정되면서 정미대의 요구사항을 일부 반영해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 예산으로 정미대는 첫째로 상설 전시실 겸 실습실을 하나 늘리게 됐다. 둘째로는 컴퓨터 작동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컴퓨터 하드웨어를 점차적으로 교체해 나갈 예정이다. 이 두가지 사항은 모두 이번 년도 이내에 해결될 것이다.

  한편 지난 24일 학생회는 학우들의 의견을 모아 문제해결을 위해 학교 측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학생회가 제시한 실습관련 요구안은 디지털미디어학과의 강의실 확충, 디지털미디어학과와 컴퓨터학과의 실습실 확충, 예술대 학과별 실습실 확충이다. 실습관련 사항에서 제일 요구가 많은 정미대와 예술대를 중심으로 한 요구안이었다. 이에 대학 측은 ‘실습실의 관한 사항은 기획예산과의 공간 당담자에 문의할 것’이라는 답변을 학생회 측에 보냈다. 이정현(화학 4) 부총학생회장은 “추가 답변을 준비해 학교 측에 보낼 것이다”며 “학교 측에서 받은 답변은 학우들에게 공개해 학우들과 문제해결을 위해 고민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대학은 각 단과대학별로 실험실습의 빈도와 환경이 다르다. 사용내역의 조회도 단과대학별로 가능한 경우가 있고 아닌 경우가 있다. 이정현 부총학생회장은 “2학기 때는 단과대학 별 사용내역 실태를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학우들, 학교 측과 실습비 사용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고 했다.


대부분의 학우들은 실습비를 등록금에 포함하여 내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대학은 정확한 실습비 사용내역 공개를 통해 투명한 등록금 책정을 해야 한다. 또한 계속되는 학우들의 요구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통해 학우들과 소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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