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유로존에서 탈퇴할 것인가?
그리스, 유로존에서 탈퇴할 것인가?
  •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한국국제경제학회장
  • 승인 2012.05.29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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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란을 가져온 그리스 사태
  그리스가 긴축재정정책을 통한 재정위기 해결방안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로존의 붕괴위험은 높아지고 있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거나 혹은 유로존이 붕괴되면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경제와 우리경제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회복세를 보이던 경기는 다시 침체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금융시장 역시 혼란에 빠질 것이 예상된다. 따라서 그리스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진전될 것인지 그리고 유로존을 탈퇴할 것인지를 전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스 시위대가 수도 아네테의 의사당 인근에서 경찰에게 돌을 던지고 있다.

  유로존 성공을 위한 전제조건
  유럽 국가들은 역내 무역 활성화와 역내 경제통합을 통해 더 잘 살기 위해 일찍부터 역내 경제통합을 추진해 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1992년부터 7년 여의 준비 끝에 1999년 1월부터 단일통화인 유로를 사용하는 유로존을 만들게 됐다. 현재는 유럽국가 중 17개국이 유로존에 가입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로존이 성공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했다. 먼저 역내 국가 간의 경쟁력이 비슷하거나 국가 간의 경기침체의 정도가 달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독일과 프랑스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대외적 충격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와 실업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그리스와 스페인의 경우는 경기침체와 실업의 정도가 심하다면 유럽중앙은행은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량을 늘리는 정책을 사용하기 어렵다. 그러나 실제로 남유럽과 다른 유로존 국가들은 서로 비대칭적인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리스와 같은 남유럽 국가들은 실업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유일하게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정지출을 늘리는 재정정책을 사용하면서 국가부채가 늘어나게 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
  역내에서는 유로라는 단일통화가 사용되기 때문에 통화량을 늘리고 금리를 낮추는 정책은 유럽중앙은행(ECB)만이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개별국가들은 통화정책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정책만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역내 국가 간에는 환율도 없다. 변동환율제도 하에서는 경기가 침체되거나 무역수지가 악화될 경우 환율을 높여서 수출을 늘일 수 있으나 유로존에서는 환율정책을 사용할 수가 없다. 이렇게 되면 유로존 국가들은 경기침체시 재정지출을 늘리는 재정정책 밖에 사용할 수 없으며 재정적자로 국가부채가 늘어나 지금과 같은 위기를 당할 수밖에 없다.

  경기부양을 위한 또 다른 해결책은 독일과 같은 역내 경쟁력이 있는 국가들이 경쟁력이 약한 국가들을 재정지원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역내 국가들 간의 이해관계가 상충돼 쉽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해결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
  이렇게 보면 그리스나 남유럽 국가들이 앞으로 선택할 수 있는 해결책은 다음 3가지라고 볼 수 있다. 먼저 미국과 세계경기가 회복되어 그리스 수출이 늘어나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그리스와 남유럽국가들은 자체적인 긴축재정정책으로 물가를 낮추고 무역수지 적자와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긴축정책은 큰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


  또 다른 방법은 그리스나 남유럽국가들이 유로존을 탈퇴하는 방법이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경우 이는 스페인과 같은 남유럽국가나 경쟁력이 약한 다른 유로존 국가들의 탈퇴를 부추기게 되고 결국 유로존은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 세계경제는 충격을 받아 경기침체와 금융시장 혼란이 격심해 질 것이 전망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그리스와 남유럽국가들은 통화정책과 환율정책을 사용할 수 있어 경기가 회복되면서 현재의 재정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 선택은 구조조정과 긴축정책 없이 유로존 국가들의 지원을 받으면서 유로존에 잔류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경우 장기간 동안 유로존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세계경제에 빈번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그리스나 남유럽 국가들이 긴축재정정책을 사용하는 선택이 바람직하지만 실제로 이는 쉽지 않다. 때문에 그리스는 2번째와 3번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어느 경우나 우리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 예상되므로 정책당국과 기업들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수출이 급격히 줄어들지 않도록 수출확대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스왑을 통하거나 외환보유고를 확충하는 방법으로 외화유동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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