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서는 안될 것
잊어서는 안될 것
  • 박선미 기자
  • 승인 2004.02.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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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어서는 안될 것
 사람들은 너무 쉽게 과거를 잊곤 한다. 특집으로 방영된 '이산가족 상봉' 장면을 보고 사람들은 눈시울을 붉혔고 통일을 염원했던 사실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얼마 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장 안에서 응원단은 남·북이 하나가 되어 응원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북한의 경제적 요인을 볼 때, 통일을 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이제는 젊은 세대들 중,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안타깝게도 통일에 대한 염원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잊혀져만 가는 듯하다.
 얼마 전 온 나라를 뒤흔든 사건이 터졌다. 여자 연예인들의 누드 열풍이 거세지던 와중에 탤런트 이승연이 위안부 누드 영상집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 영상집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본에 대한 민감한 정서를 자극하였고, 정신대 할머니들에게는 치욕적인 과거를 들추는 꼴이 되었다. 이에 분노한 네티즌들은 이승연 안티 사이트를 만들었다. 결국 이승연은 무릎을 꿇고 울면서 사죄를 했다. 그리고 연예계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승연이나 영상집 기획자들의 뒷배경이 어찌했든 간에 이번 사건은 아픈 역사를 상업적으로 이용한 셈이다. 이러한 영상집을 팔아도 되갰다는 게산이 이승연측에서 나왔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일본이 저지른 만행을 차츰차츰 잊어가고 계산이 있었던건 아닐까싶다. 실제로, 정신대 할머니들이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서 약 13년 간이나 일본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이번 사건은 우리사회에 무척이나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온 국민들은 잊고 있었던 일본의 만행을 다시 일깨우게 되었으며 지금은 단편적으로나마 위안부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통일이나 종군 위안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만약 이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 잊혀진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북에 대한 민족성을 운운하고 한·일전에 열을 내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뿐더러 우리는 계속 똑같은 일만 되풀이하는 꼴이 될 뿐이다.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일을 잃어버리고 살면서 민족을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우습다.
 이제 이 시점에서 이승연을 비난하는 것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역사를 더 이상 망각하지 않는 것이며,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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