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2.10.0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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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이 지났다. 대학에 들어와서 두 번째 맞는 추석이지만 그 두 번 모두 혼자 보냈다. 집이 지방이기 때문에 교통편이 불편하기도 하고, 솔직히 말하자면 귀찮기 때문에 부모님께는 핑계를 대고 내려가지 않았다. 부모님은 물론 친가, 외가 친척들이 서운해 했지만 다음에 꼭 가겠다는 말로 안심시켜드렸다.

  지난달 천재교육에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아이들은 성적질문(39.8%)을 추석연휴의 가장 큰 스트레스로 꼽았다. 분명 내가 어렸을 땐 맛있는 음식을 먹고 친척들을 만나 뛰어놀 생각에 명절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변해도 너무 변한 것 같다. 이러한 현상은 대학생들에게도 이어진다. 작년 아르바이트 소개업체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추석에 듣기 싫은 말을 설문한 결과 △좋은 데 취업해야지(33.3%) △다른 친척과 비교하는 말(13.5%) △애인은 있니?(11.6%) 등의 결과가 나왔다. 누구나 좋은 성적을 받고 싶고 취업도 바로 하고 싶고 애인도 있으면 좋겠고 결혼도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걸 모르는 걸까. 가족처럼 가까운 친척들마저 스트레스를 주는 대상이라니 정말 불편한 진실이다.

  추석을 쇠는 것 자체가 사치라며 고향에 내려가는 대신 단기 아르바이트를 선택한 대학생들도 많다. 평소에 하는 아르바이트보다 시급이 높아 등록금 마련 혹은 용돈마련을 위해 연휴를 반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불황에 채용인원이 줄어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취업준비로 인해 도서관으로 향하는 대학생들도 많다. 이들은 오히려 추석을 쇠는 것보다 공부하는 게 마음이 더 편하다고 한다. 어른들도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다. 특히 여자들은 결혼을 한 후 명절을 쇠게 되면 음식장만, 설거지 등 과도한 가사노동, 경제적 부담 등으로 명절 증후군을 겪기도 한다. 어렸을 때는 성적 때문에, 대학생 때는 취업과 결혼 때문에, 결혼해서는 가사노동 때문에 명절 스트레스가 반복될 것이다.

  포털사이트에 명절을 검색하자 ‘오랜 관습에 따라 이뤄진 명일 또는 좋은 시절’이라는 정의가 나온다. 그러나 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스트레스를 받는 명절, 좋은 시절을 보낸 사람은 몇 일까? 과연 우리가 명절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보내는 날이 오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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