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강 시간엔 학관 그라찌에를 찾았다. 음료를 주문하고 멀뚱히 앉아 있다가 이전 시간에 필기한 내용을 훑어봤다. 그러다가 책을 가져왔단 사실을 기억해내곤 주문한 음료를 마시면서 책을 읽었다.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서울 등 축제>를 가기 위해 수유역으로 향했다. 지하철 칸마다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갈아탄 5호선도 사람이 많았다. 이 사람들과 나의 목적지가 일치하지 않길 바라는데 광화문역에서 내리는 내 뒤로 사람들이 우르르 따라 내렸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청계광장으로 향했다. 청계천 입구엔 등 축제 입장을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인이나 친구, 가족과 온 듯했다. 나도 줄을 서야 하는데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아까 내린 사람들이 전부 여기 모인 모양이다. 겨우 줄을 서고도 입장을 위해선 한참을 빙빙 돌아야 했다. 이십 여 분 정도의 입장행진 끝에 드디어 청계천 입구로 들어갔다. 종묘 제례악을 재현해 놓은 것부터 시작해 캐피즈 조개로 만든 필리핀 랜턴, 스파이더맨 등 다양하고 예쁜 전시등을 보니 ‘사람들이 많이 올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 구경하는데 멀리서 뽀로로 주제가가 들리고 뽀로로와 친구들 전시등이 보였다. 뽀로로 전시등 앞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진을 찍고 있었다. 더 보고 싶었지만 지하철 운행 시간이 염려돼 발길을 돌렸다.
등 축제에서 돌아온 뒤 늦은 시간이라 24시간 운영하는 학교 앞 식당을 찾았다. 식당에서 틀어 놓은 드라마를 보며 식사를 했다.
나의 대학생 나홀로족 체험은 이렇게 끝났다. ‘혼자’는 편했다. 먼저 자리를 떠야 할 때 양해를 구하지 않아도 됐고 대화가 끊길까 신경 쓸 일도 없었다. 하지만 십 년, 이십 년 후의 혼자도 과연 편할까? 누군가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남편은 있지만 친구가 없어 외롭다며 사교적이지 못했던 지난날을 회한하는 내용의 글을 본 적이 있다. 지금의 편리함도 좋지만 훗날의 편안함을 위한 투자 또한 스펙 쌓기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가 체험한 대학생 나홀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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