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서, 행복하세요?”
“혼자라서, 행복하세요?”
  • 홍유빈 기자
  • 승인 2012.11.20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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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체험한 대학생 나홀로족

  스마트폰도 없이 혼자 등교하는 길. 여대 앞이라 그런지 혼자 다니는 학우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주변에 있는 현수막도 살펴보고 오늘따라 캠퍼스 내에 고등학생들이 많이 보인다는 생각도 하면서 대강의동으로 갔다. 수업에 조금 늦었는데 교수님이 출석을 부르셨는지 모르겠다. 수업이 끝나면 출석체크를 하는 사람이 있나 지켜봐야겠단 생각을 하는데 교수님이 한 학우의 이름을 부르셨다. 대답이 없자 “아까 출석 부를 땐 있었는데”하며 갸웃하셨다. 수업 끝나면 출석체크 하러 가야겠다.

  공강 시간엔 학관 그라찌에를 찾았다. 음료를 주문하고 멀뚱히 앉아 있다가 이전 시간에 필기한 내용을 훑어봤다. 그러다가 책을 가져왔단 사실을 기억해내곤 주문한 음료를 마시면서 책을 읽었다.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서울 등 축제>를 가기 위해 수유역으로 향했다. 지하철 칸마다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갈아탄 5호선도 사람이 많았다. 이 사람들과 나의 목적지가 일치하지 않길 바라는데 광화문역에서 내리는 내 뒤로 사람들이 우르르 따라 내렸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청계광장으로 향했다. 청계천 입구엔 등 축제 입장을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인이나 친구, 가족과 온 듯했다. 나도 줄을 서야 하는데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아까 내린 사람들이 전부 여기 모인 모양이다. 겨우 줄을 서고도 입장을 위해선 한참을 빙빙 돌아야 했다. 이십 여 분 정도의 입장행진 끝에 드디어 청계천 입구로 들어갔다. 종묘 제례악을 재현해 놓은 것부터 시작해 캐피즈 조개로 만든 필리핀 랜턴, 스파이더맨 등 다양하고 예쁜 전시등을 보니 ‘사람들이 많이 올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 구경하는데 멀리서 뽀로로 주제가가 들리고 뽀로로와 친구들 전시등이 보였다. 뽀로로 전시등 앞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진을 찍고 있었다. 더 보고 싶었지만 지하철 운행 시간이 염려돼 발길을 돌렸다.


  등 축제에서 돌아온 뒤 늦은 시간이라 24시간 운영하는 학교 앞 식당을 찾았다. 식당에서 틀어 놓은 드라마를 보며 식사를 했다.

  이튿날은 홍대에 있는 1인 전용 노래방을 찾았다. 홍대 정문 쪽으로 가야 하는데 도무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한참을 헤매다 결국 택시를 탔다. 홍대 정문으로 간다는 말에 아저씨가 놀라신 듯 “이쪽으로 쭉 가면 되는데?” 하시더니 길을 잃었다니까 잠자코 운전을 시작하셨다. 홍대 정문에만 도착하면 바로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크나큰 착각이었다. 홍대 정문 쪽에서만 오십여 분을 또 헤매고 물어물어 겨우 노래방에 도착했을 땐 눈물이 날 뻔 했다. 멀뚱히 앉아 있다가 평소 좋아하던 노래를 틀고 반주를 들었다. 노래를 부르다가도 영상이 재밌으면 노래 부르는 것을 멈추고 영상을 보기도 했다. 한 번 왔던 길이라 노래방을 나와선 다행히 헤매지 않고 집에 올 수 있었다.

 
나의 대학생 나홀로족 체험은 이렇게 끝났다. ‘혼자’는 편했다. 먼저 자리를 떠야 할 때 양해를 구하지 않아도 됐고 대화가 끊길까 신경 쓸 일도 없었다. 하지만 십 년, 이십 년 후의 혼자도 과연 편할까? 누군가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남편은 있지만 친구가 없어 외롭다며 사교적이지 못했던 지난날을 회한하는 내용의 글을 본 적이 있다. 지금의 편리함도 좋지만 훗날의 편안함을 위한 투자 또한 스펙 쌓기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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