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아이돌? 나는 '야구'를 사랑한다
남자친구? 아이돌? 나는 '야구'를 사랑한다
  • 황유라 기자
  • 승인 2013.03.05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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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동효정(영어영문 4), 배수현(정치외교 4), 문자영(화학 4) 학우 사진 손혜경 기자


자칭 ‘야구빠’라 자처하는 세 명의 학우들이 말하는 ‘야구를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모든 것. 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 그녀들과 함께 야구의 매력에 빠져보자.

 


응원하는 구단이 있나
효정
롯데 자이언츠 팬이다. 처음엔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 선수의 플레이가 좋았고, 점점 특징 강한 롯데 자이언츠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수현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다 알 거다. 2008 베이징올림픽 당시 이용규 선수의 활약을. 그 후로 이용규 선수를 응원하게 됐고 자연스레 기아 타이거즈의 팬이 됐다. 근데 이용규 선수가 결혼한 뒤로는 마음이 식었다(웃음).
자영 초등학교 동창 중에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 때문에 야구에 관심이 생기기도 했고, 그래서 자연스레 두산 베어스의 팬이 됐다.

처음 야구를 접했던 때가 기억나는가
자영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광적으로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스포츠 자체에 관심이 많았는데 2008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야구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수현 2006 WBC 때부터 야구에 관심이 있었다. 본격적으로 야구를 사랑하게 된 건 말했다시피 2008 베이징올림픽 당시 이용규 선수의 활약 때문이었다. 그 후로 기아 타이거즈의 야구 중계를 챙겨봤다. 그런데 주변에서 야구는 직접 가서 봐야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해서 문학구장으로 응원을 가게 됐다. 그때 확실히 느꼈다. ‘역시 야구는 응원이구나, 직관(직접 관람)이구나!’
효정 대학에 입학한 그 해, 2009년이었다. 야구팬인 친구들과 함께 잠실구장으로 경기를 보러 갔었는데 하필 그 경기가 라이벌이라고 불리는 두산과 LG의 경기였다. 라이벌전이라 그런지 그 열기가 정말 대단했었다.

나는 야구를 위해 이 정도까지 해 봤다!
자영
작년에는 오로지 야구를 목적으로 작정을 하고 돈을 모았다. 그 돈으로 야구를 실컷 보러 다녔었는데 얼마 전 그 표를 세어보니 20개가 넘더라. 오죽하면 엄마께서 잠실 가면 누가 밥 주냐고 구박하실 정도다(웃음). 구장 탐방을 목적으로 내일로를 이용하기도 했었다.
수현 시즌마다 광주 원정을 간다. 차 렌트비, 숙박비, 식비, 표값 등 한 번 갈 때마다 50만 원은 족히 쓰는 거 같다. 야구가 시작되는 6시 반 이후엔 약속을 잡지 않거나, 모든 스케줄이 야구 일정에 맞춰 돌아가는 건 두 말 할 것도 없고.
효정 야구팬이라면 모두 동감할 거다. 매년 야구에 묶여 산다 정말(웃음).

여성팬이 급증하고 있다. 야구의 어떤 점이 여성들에게 어필했다고 생각하나
효정
스포츠 자체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다. 선수들 역시 광고도 찍고 예능에도 나오는 등 TV에 많이 노출되니까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수현 특히 여대생들이 야구에 관심이 많다. 아무래도 대학생들이 즐길 만한 문화가 부족하다 보니 건전하면서도 활력을 느낄 수 있는 스포츠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
자영 스포츠 중에서도 특히 야구가 접근성이 좋다. 일단 기간도 길고 월요일 빼고는 매일 경기가 열리고. 그래서 더욱 야구의 인기가 높은 게 아닐까.

‘얼빠(스포츠 선수의 얼굴만 좋아하는 팬)’라는 소리를 듣거나 부정적인 시선을 느껴본 적이 있나
자영
요즘은 워낙 여자들이 야구를 좋아해서인지 그런 말을 쉽게 안 한다. 이 사람이 얼빠인지, 진짜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인지는 몇 마디 나눠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한텐 내가 얼빠가 아니라 정말 야구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몇 마디 하면 아무 말도 못 하고 깨갱한다.
수현 그런 시선이 있긴 하다. 여자도 충분히 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그렇게 스포츠 문화가 바뀌어가고 있는데 사람들 인식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야구팬으로서 그런 점이 속상하다.

여성 야구팬이어서 생긴 에피소드는 없나
효정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자 관중이 별로 없었다. 그때는 아저씨들이 신기해하시면서 야구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시고 먹을 것도 나눠주셨다. 심지어 옷 속에 숨겨둔 팩소주를 주신 적도 있다(웃음). 매번 같은 자리에 계시던 아저씨와 친해진 경험도 있고.
자영 에피소드는 아니지만 남자친구들과 대화할 때 좋다. 어딜 가도 야구로 단합이 되니 대화 자체가 재밌다.
수현 나 역시도 에피소드는 아니지만, 야구선수들도 남자다 보니 여성 팬들한테 팬서비스가 더 좋다. 현재 기아 선수들이랑 페이스북 친구인데 글을 남기면 댓글도 꼬박꼬박 달아준다. 남자팬들 글에는 댓글 잘 안 달더라(웃음).

야구에 대한 징크스는 없나
수현
직관한 경기는 꼭 진다. 지금까지 딱 한 번 이겼다. 주변에서 네가 진짜 팬이라면 가지 말라고 말릴 정도다.
효정 이 정도면 정말 구단 측에서 막아야 하는 거 아닌가(웃음).

‘야구는 인생과 같다’는 말이 있다. 동감하나
효정
역전이 있는 경기에서 많이 느낀다. ‘오늘은 안 되겠네’하며 실망하고 있는데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하는 경기를 보면 ‘이게 정말 인생이구나. 한 치 앞을 모르는구나’ 느끼게 된다.
자영 야구 안에서는 사회도 보인다. 포지션 별로 역할도 다르고 그 사람들이 하나하나 모여 팀이, 경기가 완성돼가는 것. 그게 곧 사회이자 인생이 아닌가 싶다. 야구는 정말 엄청난 스포츠다.

마지막으로 묻겠다. 당신에게 야구란
수현
경기가 안 풀리면 화나다가도 안 보면 보고 싶고 좋을 땐 또 너무 좋다. 그런 면에서 야구는 ‘남자친구’다.
효정 다이아몬드. 야구장의 모양을 다이아몬드에 비유하곤 하지 않나. 경기장만 봐도 기쁘고 야구야말로 내 인생을 빛나게 해주는 거 같다.
자영 뭐라 설명할 수 없다. 애인이기도, 친구이기도 하며 그 안에는 내 인생도 있다. 표현하기 힘들다. 나에게 야구는 그냥 ‘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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