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을 흔들려야
천 번을 흔들려야
  • 조예은(사회 3) 쓴소리 위원
  • 승인 2013.03.1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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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녀 간의 사진으로 훈훈하게 시작된 이번 개강호는 ‘기사의 수를 줄이더라도 깊이가 담긴, 감동을 줄 수 있는 기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편집장의 말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고심의 흔적이 묻어나는 호였다. 필자가 작년 신문과 비교해 보았을 때, 마치 공란을 메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이 보였던 불필요한 기사들이 과감히 삭제되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또한 1면에 사진을 첨부한 지면 소개가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 지면을 넘기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는 점도 좋았다. 하지만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깊이가 담겼다’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민망했는데, 기사의 디테일한 부분에서 미흡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먼저, 보도면 <1학기 수강신청 첫날, 서버 다운됐다> 기사는 수강신청 날짜가 미뤄진 이례적인 일에 대한 기사였다. 이 사건의 전말과 원인에 대해 조명해보려 했다는 점은 좋았지만 덧붙여 많은 학우들의 불만이 있는 복수전공 12시 수강신청 문제도 함께 다뤘다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반면 <속 빈 강정 같은 강의계획서, “교수님은 계획이 없으신가요?”> 기사는 학생들의 간지러웠던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기사였다. 매 수강신청 시즌마다 불편함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딱히 뭐라 말할 수 없었던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기사였다.

  대학면 기획연재는 “불편한 동행”이라는 참신한 제목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렌드를 반영한 제목은 그럴싸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연예인 특례입학에 대해 보편적으로 아는 상식의 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깊이가 담겼다고 말하기에는 다소 가벼웠다. 소재 면에서도 연예인 특례입학, 대학과 기업이라는 소재 외에 다른 주제를 발굴해 2부작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몇 부작 더 추가 되어 참신함과 깊이를 두루 갖춘 기획연재가 되었으면 좋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신문은 구성원 모두를 아우르는 신문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호는 이제 막 덕성의 구성원이 된 13학번 새내기들을 배려하는 기사, 이를테면 강의실 위치정보, 학교 곳곳의 시설물들을 알려주는 새내기들을 위한 기사가 없었다는 것이 아쉽다. 구성원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신문이 되길 바란다.

  혹자는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고 말한다. 이 말인 즉슨,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저절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흔들리고 고뇌하며 어른이 된다는 말이다. 대학언론에 대해서 모두가 위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진짜 위기는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그것에는 어떠한 발전도, 기대도 할 수 없다. 지금 덕성여대신문은 끊임없이 흔들리는 중이다. 필자는 더 흔들리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진실, 그것을 과감히 수면위로 이끌어낼 수 있는 신문은 결코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천 번을 흔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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