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은 소리, 열린 방송 운현방송국입니다”
“곧은 소리, 열린 방송 운현방송국입니다”
  • 이수현 기자
  • 승인 2013.04.01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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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 점심, 저녁 아침, 점심, 저녁 덕성인의 하루를 책임져요


  아침 8시, 아직은 찬바람이 기승을 부리는 캠퍼스의 아침은 늘 그렇듯 고요하다. 도서관에서 밤을 지샌 몇몇 학우들이 피곤한 기색으로 캠퍼스를 거닌다. 그러다 시계바늘이 20분을 가리키면 어김없이 캠퍼스를 에워싸는 한마디가 들려온다.

  “곧은 소리, 열린 방송 여기는 운현방송국입니다”

  아침 8시, 아직은 찬바람이 기승을 부리는 캠퍼스의 아침은 늘 그렇듯 고요하다. 도서관에서 밤을 지샌 몇몇 학우들이 피곤한 기색으로 캠퍼스를 거닌다. 그러다 시계바늘이 20분을 가리키면 어김없이 캠퍼스를 에워싸는 한마디가 들려온다.  “곧은 소리, 열린 방송 여기는 운현방송국입니다”

 

  AM 8:15
  캠퍼스의 시작을 알리다
  “밝은 곡으로 두 곡 가져다 줘! ‘어쿠스틱 카페’ 같은 곡으로”

  생방송을 5분 앞두고 도착한 아나운서는 채 인사도 나누기 전에 미리 스튜디오에서 대기 중이던 국원에게 말한다. 국원은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모니터실로 달려가 CD를 찾아온다. 그 사이 아나운서는 가방 벗을 새도 없이 원고를 들고 부스 안으로 들어간다. 화요일 아침 아나운싱과 제작을 맡은 장서희(디지털미디어 3) 진행부장과 기술을 맡은 신수현(국어국문 2) 국원이다. “엠프 켤게요!” 스튜디오 한 가운데 위치한 시계가 19분을 가리킨다. 곧이어 떨어지는 신 국원의 사인. “20초 남았습니다, 준비하세요. 하나, 둘, 큐!” 큐 사인과 동시에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이 캠퍼스를 에운다. 연신 원고를 입 속에서 중얼대던 아나운서가 마침내 입을 뗀다. “덕성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곧은 소리, 열린 방송 여기는 덕성여자대학교 운현방송국입니다.”

  1967년 개국한 운현방송국은 하루 세 번 학우들과 마주한다. 늘 방송으로 학우들과 함께 개강을 맞이했던 운현방송국이 이번 학기는 이상하게도 인사가 늦었다. 방학 중 진행된 자연대 리모델링 탓이다. 원래대로라면 개강일인 지난달 4일 방송을 시작해야 하지만 자연대 3층에 위치한 방송국 스튜디오 역시 리모델링이 함께 진행돼 개강 후 3주나 지난 지난달 25일 첫 방송을 했다. 기자가 방송국 스튜디오를 찾은 날은 방송 시작 둘째날인 26일이었다. 전날 정신없는 신고식을 치른 방송국은 설레임과 들뜸으로 가득했다. 이날의 아침 방송 역시 그에 걸맞은 주제였다.

  “오늘의 주제는 ‘봄’입니다.”
  “하나, 둘, 큐!”

  싱그러운 봄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캠퍼스는 그 어느 때보다도 평화롭지만 스튜디오는 여전히 정신이 없다. 노래가 나오는 중에도 신 국원은 계속해서 음향을 체크한다. “SM하고 믹싱해!” “러닝타임 괜찮아?” 부스 안의 장 진행부장과도 계속해서 의견을 주고받는다. 그렇게 어느새 노래 한곡이 끝난다. “준비하세요. 하나, 둘, 큐!”

  한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화요일의 30분 아침 생방송은 “오늘아침 장서희 마칩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끝났다. 음향까지 완전히 끄자 그제서야 한숨을 돌린다. 특별히 봄을 좋아한다는 장서희 진행부장은 “날씨가 풀리나 싶더니 사람들이 다시 두꺼운 코트를 꺼내 입는 것을 보고 방송의 주제를 ‘봄’으로 정하게 됐다”며 “아침방송인 만큼 밝은 느낌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생방송을 지향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운현방송국은 생방송을 지향한다. “최대한 생방송을 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인원이 부족해서 어쩔 수없이 미리 녹음을 하고 방송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방송국에는 현재 12명의 국원이 자리하고 있다. 그 중 9명은 들어온 지 이제 2주일 된 수습국원이고 실제 방송이 가능한 사람은 3명뿐이다. 일주일에 다섯 번, 하루 세 번씩을 고작 3명 국원이서 담당하고 있다. 매일 아침·점심·저녁 시간대별 라디오 방송을 제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방송 외에 당장 5월에 열릴 가요제 준비까지 겹쳐 더더욱 고역이다. “일주일에 작성해야 하는 원고 수만 50장이 넘어요. 인원이 많으면 정말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니 어쩔 수 없죠.” 김미지 국장이 말했다. 수습국원은 당장 방송에 투입되지 않는 탓에 녹음방송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날 역시 점심과 저녁방송이 녹음방송으로 대체됐다.

  긴장되는 아침방송이 끝난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장서희 부장은 다시 스튜디오를 찾았다. 3시간 뒤 방송될 점심방송을 녹음하기 위해서다. 녹음방송은 생방송보다는 여유가 있다. “9시 35분에 갈게요 … 20초 남았습니다. 수고하셨어요!” 녹음을 끝마치고 장서희 부장은 또 부랴부랴 짐을 챙긴다. 바로 다음 수업을 위해서다. “3명이서 방송을 하다 보니 늘 이런 식이에요(웃음).” 이렇게 녹음된 방송분은 정확히 그 날 1시 15분 캠퍼스에 울려 퍼졌다. 녹음방송이 나가는 순간엔 기술담당자만 스튜디오에 와 음향 등을 체크한다. 전날 미리 녹음한 저녁방송을 틀기 위해 김미지 국장은 5시 50분 스튜디오에 도착해 CD를 틀었다. 자신이 아나운싱을 맡은 방송은 늘 들어도 부끄럽단다. 음향을 모두 끄는 그 순간까지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음향 버튼을 내리자 그제서야 국장은 말한다. “사고 안 나고 오늘도 무사히 끝났네요(웃음).”

  이번학기 목표는 ‘소통’!
  국원들은 매일같이 밤을 새가며 다음 방송을 준비한다. 이렇게 바쁜 활동에도 방송국 활동을 포기할 수 없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신수현 국원은 “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죠”라면서도 “하지만 미련이 남더라고요. 제가 주체가 돼 직접 행사를 주최하는 등 어디가서 쉽게 못하는 값진 경험이잖아요”라고 말했다.

  운현방송국의 이번학기 목표는 학우들과의 ‘소통’이다. 때문에 학우들과 함께 방송하는 대담코너, 학우들의 사연을 읽어주는 코너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참여율은 미비하다. “몇 안되는 청취자분들을 만날 때 가장 기분이 좋죠.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구요. 저희는 정말 학우 여러분을 위해서 방송을 하거든요. 좋은 방송을 위해 늘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으니 꼭 들어주셨으면 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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