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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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5.1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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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호주제 폐지와 문제점과 그 후를 알아본다

  최근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호주제 폐지에 대한 여성 단체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호주제 폐지가 새 정부의 당면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조영숙 실장을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호주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
  민법상 호주제도의 기원이 되는 가제도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실시되었던 호적편성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그 당시의 호족은 단순히 호와 구를 조사하여 국가가 국민에게 요역을 부과하기 위해 기초자료로 사용하기 위한 호구조사식이었으며 기능면에서 본다면 호적은 현재의 주민등록에, 호주는 세대주에 가까운 개념이었다. 이러한 전통적인 호적제도는 일본의 내정간섭 이후에 발표된 민적법과 한일 합방 이후에 제정된 호적령으로 인해 현실의 가족과 유리된 현실이며 법률상 개념으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호주제는 일제 식민지 통치 수단으로 생겨난 식민문화의 잔재이다. 쉽게 말하자면 일본이 호주제를 정리했던 것은 남성은 전쟁터의 총알받이로 여성은 정신대로 보내기 위한 일들을 쉽게 파악, 처리하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호주제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구시대의 폐악에 우리 스스로를 묶어두는 어리석음일 뿐이다.


  2.이처럼 호주제가 어리석고 비합리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없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 정책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회의원의 약 94%가 남성이다. 그들은 대부분 상당히 보수적이며 정치적 입지를 고려할 때 거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림(종친회)들의 의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성균관 유림들은 윤리와 전통 문제를 들면서 호주제 폐지를 반대하고 있는데 이것은 매우 아이러니컬하다. 전통의 예를 든다면 고려시대에는 여성의 위치가 남성과 거의 동등했다. 딸이 부모님은 모시고 살 수 있었고, 데릴사위제도 빈번했다. 또 상속을 받을 때도 아들, 딸 구별이 없었다. 유림들이 전통이라 말하는 부분은 조선시대와 일제 치하에서 이루어진 것들이다. 그리고 호주제는 어머니가 아들이나 손자보다도 후서열화 되는 우리나라 윤리에도 맞지 않는 부분이다. 호주제는 전통도 아니요, 민주주의도 아닌 것이다.


  3.현재 호주제도의 문제점은?
  여성들은 가정에서 아들보다 후순위에 있고 사회에서는 우수한 여성 인재들이 학교와 직장에서 채용되지도 승진되지도 못한다. 결국 외도를 해서라도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남아선호 사상이 생겨 나게된다. 호주제가 갖는 가부장적인 상징성과 그 영향력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호주제의 피해는 남성들도 해당한다. 종전의 호주제도에서는 호주는 재산을 자신의 의지대로 처분할 권리를 가졌지만 근래에 바뀐 제도는 그것을 없앴다. 호주는 순전히 가족을 이끌어 가고 책임질 의무만 갖게 된 것이다. 이것으로 남성들은 책임의식과 중압감에 스트레스를 받고 그것은 질병으로 옮아 갈 수도 있다. 우리나라 4.50대 남성의 사망률이 세계 1위를 달리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 호주제 때문이라 생각된다. 또 의붓아버지와 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아이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호주제는 더 이상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4. 호주제 폐지 이후 가족제도는 어떻게 변할까? 그 대안은?
  1인1적 제도나 기본가족편제방식을 계획하고 있다. 기존의 시스템(행정, 호적, 사회보장 시스템)은 1인 보장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1인1적 제도나 기본가족편제방식은 현실적인 시스템 체제 정비를 갖추어 나간다. 그리고 장기적인 시스템을 구성한다. 유림들은 이 제도를 가정파괴나 해체로 보는데 호적상으로 1인 시스템을 갖는 것 일뿐 실제로 가족이 해체되거나 붕괴되는 것은 아니다.

 

  5. 호주제 폐지를 비롯한 여성의 권익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먼저 제도를 정비하고 새로운 법을 제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여성의 권리, 이해, 지위향상을 대변 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이것은 비단 치마 입은 여성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현행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는 남성들도 될 수 있다. 또, 여성 역시 개인의 이해보다는 여성전체의 이익을 고려하고 해결점을 지향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호주제 폐지를 위한 여대생 100만 궐기 행사를 제안한다. 청년 유권자로서 젊은 여성들의 영향력을 그들에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호주제 폐지 당위성을 인식하고 평등하고 민족적인 가정을 이루어야 한다.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은 모든 국민이 가정 안에서 평등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은영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호주제폐지운동본부 -  http://no-hoju.women21.or.kr
탈호주제대안사회운동 -  http://www.tal-hoj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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