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과 생리통약, 모르는 게 병이다
생리통과 생리통약, 모르는 게 병이다
  • 배은주 우석대 약학과 교수
  • 승인 2013.08.26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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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체육시간에 꼭 한 명쯤은 생리통으로 수업을 빠지는 경우가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월경통에 의한 진료환자가 약 50%가량 늘었다고 하니, 요즘 학교에 가면 체육시간에 빠지는 여학생이 과거보다 더 늘지 않았을까 짐작하게 된다. 흔히 생리통이라 불리는 월경통은 생리전증후군과 함께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봤을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다. 국내 한 병원에서 생리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약 10분간 생리통에 대한 원인, 대처방법 등에 대해 교육을 받은 그룹에서 교육을 받지 않은 그룹보다 월경통 및 관련 증후군이 훨씬 감소했다고 한다. 본 글에서는 여대생들에게 흔한 생리통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특히 생리통약이라 불리는 약들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생리통은 평균 28일을 주기로 반복되는 월경주기에 따라 여성호르몬 수치가 급격하게 요동침으로써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월경주기 시작과 함께 자궁내막에서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이라는 물질이 나와 자궁수축을 일으켜 생리혈이 몸 밖으로 나가는 것을 돕지만 동시에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월경통의 대부분은 이렇게 월경주기와 관련해서만 발생하는 원발성 월경통이지만 드물게는 자궁내막증, 자궁용종 및 여러 가지 골반의 염증성 질환으로 오는 속발성 월경통도 있으며 이 경우에는 특별한 주의와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이전에는 월경통증이 없었는데 나중에 생긴 경우나 월경 색깔이 검붉은 색을 띤다면 다른 자궁질환으로 인한 속발성 월경통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생리통에 대하여 병원이나 약국에서 권한 진통제가 효과가 없었다면 속발성 월경통에 대한 검사가 필요한 상황일 수 있다.

  평균적으로 가임기 여성의 30~40%가 생리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방해를 받고 5~10%의 여성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겪는다고 한다. 대부분의 월경관련 통증은 월경 시작 2~3일전에 시작하고 월경 시작 후 이틀 정도 지속된다. 허리와 허벅지 쪽으로 퍼져나가는 아랫배의 쥐어짜는 듯한 경련통이 특징이다. 이 외에 두통, 관절통, 근육통이 있어 몸살증세와 유사한 특징을 나타내고, 가슴이 붓고 아프거나 푸석푸석 손발이 붓는 부종을 동반하기도 하며 변비나 설사와 같은 배변장애 및 어지럽고 토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신체증상 이외에도 더 심각한 것은 다양한 정서적 변화인데, 감정기복이 심해져 우울해지거나 날카로워지며 불면증 또는 과면증 등의 수면장애를 겪기도 한다. 생리통을 심하게 앓는 경우는 20세 미만의 어린 나이일수록 많고 분만경험이 없는 여성 및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있는 경우, 월경과다 및 흡연자에서 그 위험이 증가한다.

  월경통의 치료법은 크게 두 가지로 약물요법과 비약물요법으로 나뉜다. 월경통에 일차적으로 추천되는 약물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약물(일반적으로 말하는 해열소염진통제)로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약물은 나프록센과 이부프로펜이다. 이 외에도 타이레놀로 잘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을 비롯하여 다양한 소염진통제가 있다. 이들 약물은 모두 프로스타글란딘의 농도를 감소시킴으로써 진통효과를 나타내며, 원발성 월경통의 85~90%는 이러한 진통제에 잘 반응한다. 생리통은 두통, 치통과는 달리 자궁의 수축이라는 또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요즘에는 프로스타글란딘을 직접 억제하는 진통성분에 추가하여 자궁의 수축을 풀어주는 진경성분이 복합된 약물도 나와 있다. 또한 부종을 제거하기 위해 이뇨성분이 복합처방된 약물도 시판되고 있으니 통증 이외에 자신의 증상을 잘 살펴 약사와 상담 후 자신에게 잘 맞는 약물을 선택 복용할 필요가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잘 알려진 부작용으로는 위장관계 부작용, 위궤양, 오심 구토, 가슴먹먹함, 소화불량, 피부발진 등이 있다. 위장자극을 줄이기 위해 일반적으로는 식후복용이 권장되지만 위장장애에 아주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면 공복에도 바로 복용이 가능하다. 많은 양의 물과 함께 복용하거나 우유와 함께 먹는 것도 위장장애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간혹 약의 부작용을 염려하여 복용을 기피하는 사람을 보게 되는데 고통스러운 생리통을 참으면서까지 복용을 기피할 이유는 없다. 생리통이 심한 경우는 월경이 시작되기 하루 전쯤부터 2~3일 동안 계속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염진통제의 또 다른 주의사항으로는 음주 후에 복용할 경우이다. 가장 일반적으로 복용하는 진통제 중 하나인 타이레놀로 예를 들자면, 술을 먹은 다음날 생리통이 와서 타이레놀을 복용할 경우 간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또한 생리통약을 복용할 시에는 현재 복용중인 감기약, 진통제 등 다른 약과 중복 복용을 주의해야 하고, 카페인이 함유된 약물은 진통효과는 증가될 수 있지만 숙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감기약이나 진통제 선택 시에 약사와 상의하여 카페인이 없는 약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

  약물요법 못지않게 비약물요법도 생리통 치료에 효과가 있다. 비약물요법으로 현재 인정받는 방법으로는 배 주변을 따뜻하게 하는 온열요법과 유산소운동 및 저지방 채식식단 등이 있다. 12시간 동안 복부에 국소적으로 열을 가하는 방법이 일반적 진통제인 이부프로펜 400mg을 하루 3번 복용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나타냈다. 비타민 및 미네랄도 생리통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비타민 B와 비타민 C 및 마그네슘, 칼슘, 철분과 같은 미네랄이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많다.

  이 외에도 유익한 연구결과를 소개하자면 첫째, 유제품을 하루에 3~4잔 섭취한 여학생들에서 그렇지 않은 여학생들보다 월경통이 훨씬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한 청소년기의 다이어트 경험이 나중에까지 오랫동안 생리통에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청소년 시기에 다이어트를 전혀 하지 않은 그룹, 현재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그룹, 과거에 다이어트를 했던 경험이 있는 그룹 이렇게 세 그룹으로 분류해서 관찰한 결과, 두 번째 그룹에서 월경불순이 가장 많았고 흥미롭게도 월경통은 세 번째 그룹에서 제일 높았다. 셋째, 식이섬유 섭취와 월경통 정도가 반비례한다는 보고가 있다. 넷째, DHA와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을 3~4개월 복용한 그룹에서 월경통증으로 인한 무릎과 손발가락 관절통증이 현저하게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다. 마지막으로 매일 아침식사를 한 그룹에서 일주일에 1~6번 아침식사를 하거나 아예 안 먹는 그룹보다 월경통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요약하면 생리통은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출산 후 감소할 가능성이 있으니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평소의 식습관 및 생활습관이 중요함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아침식사와 하루 우유 3잔을 꼭 챙기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을 위해 노력하며 흡연과 다이어트는 멀리하는 여대생, 이런 건강한 여대생의 모습을 그려보며 오늘부터라도 하나씩 챙겨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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