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니트족 100만 명 시대, 당신도 니트족 입니까
청년 니트족 100만 명 시대, 당신도 니트족 입니까
  • 류지형 기자
  • 승인 2013.11.2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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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니트족 100만 명 시대.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03년 75만 명을 기록했던 우리나라 청년 니트족이 2011년 이후 100만 명을 넘어섰다. 실업 상태이면서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 니트족은 경제에 악영향을 주며 경제의 잠재적인 성장력을 떨어뜨리고 실업문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된다. 이에 니트족의 증가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 알아봤다.

일을 하지도 않고 일 할 의지도 없는 니트족
  니트(NEET)는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약자로 1990년대 경제 환경이 약화된 유럽에서 영국이 청년 실업 문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니트족은 학생도 아니고 직장인도 아니면서 교육이나 직업훈련을 받지 않고 구직활동 역시 하지 않는 청년 무직자를 뜻한다. 니트족은 현재 구직의사가 없기 때문에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청년 실업자와 구분된다. 영국에서는 16~18세를 대상으로 정의를 내렸으나 일본을 거쳐서 15세~34세에 이르는 청년 무직자까지로 니트족의 범위가 확대됐다.

  지난 5월 국제노동기구(ILO)가 발표한 2013년 세계 청년 고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청년층의 니트족 비율은 19.2%로 나타났다. 한국 청년 5명 중 1명이 니트족인 것이다. 한국의 니트족 비율은 OECD 회원국 34개 중 7번째로 높은 비율이며 이는 OECD 평균 청년층 니트족 비율인 15.8%보다 3.4% 높은 수준이다. 특히 한국형 니트족은 의도적으로 구직을 포기하기보다는 극심한 취업난으로 인해 니트족으로 전락한 경우가 많다. 또한 경제 활동을 하지 않은 채 부모님의 경제력에 의존하는 캥거루족 형태를 보인다. 이는 아르바이트, 파트타임 등의 경제활동을 유지하며 생계를 해결하는 일본의 ‘프리터’와는 다른 모습이다.

청년 구직자 취업난이 니트족의 주요 원인
  청년 니트족이 늘어나는 가장 큰 요인은 경제 불황으로 인한 고용시장 악화다. 기업은 노동력 수요를 줄였고 이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취업난이 발생했다. 한국노동연구원 금재호 선임연구원(이하 금 연구원)은 “경제 불황으로 인해 기업의 일자리가 줄어들어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좌절해 니트족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구직자들이 대기업·공기업·공무원과 같은 좋은 일자리만을 선호하는 현상 또한 취업난으로 이어져 니트족 증가에 일조했다. 금 연구원은 “눈이 높은 구직자들의 대다수는 대기업이나 공무원에 몰리는 실정이다”며 “고학력 구직자들이 좋은 일자리를 구하려는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25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3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를 한 결과 올해 대기업의 취업 경쟁률은 중소기업보다 5.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3.6배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구직자들의 대기업 선호 현상이 더 심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도 니트족의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에 따른 격차는 구직자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형상으로 이어졌다. 중소기업 중앙회가 올해 초에 내놓은 ‘2013 중소기업 위상지표’에 따르면 중소기업 1인당 월평균 임금은 대기업의 62.1% 수준에 머무른다. 심지어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기업이익 중 상위 10개의 대기업이 전체 기업이익의 46%를 차지한다. 금 연구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로 인해 중소기업의 근무 환경도 열악해졌다”며 “중소기업에 입사하더라도 적은 임금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워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높은 대학 진학률과 개인적 인식 또한 원인
  우리나라의 높은 대학 진학률 또한 니트족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70%를 웃돈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 대학 진학률인 56%보다 높은 수치다. 금 연구원은 “높은 대학 진학률로 인해 고학력자가 많으나 이들 수준에 맞는 일자리가 적다”며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더라도 자신의 이상과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지 못해 재취업을 포기한다”고 말했다. 이에 고학력 니트족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03년 학력별 청년 니트족은 고졸이 63.6%, 대졸 이상이 16.3%였으나 2011년에는 고졸이 56%, 대졸 이상이 25.2%를 차지했다. 현재 고학력자를 위한 직업훈련 장소도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직업훈련을 할 수 있는 마땅한 장소가 없을 뿐 아니라 직업훈련은 제조업과 같은 기능직에만 집중돼 있다.

  개인적인 인식 또한 니트족 증가의 큰 문제로 작용했다. 청년 니트족의 주요 연령층인 20·30대는 경제활동에 뛰어들어야 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경제력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우리 사회에는 좋은 학력을 갖지 못할 경우 사회에 진출할 때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인식이 만연하다. 금 연구원은 “학벌 중심의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대학에서부터 미래가 갈린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활성화 통한 일자리 창출 필요
  니트족 문제는 사회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청년 니트족의 증가는 생산성 높은 청년 노동력의 손실과 경제의 잠재성장력 저하로 이어진다. 또한 실업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고 부모세대에 대한 경제·사회적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일자리 부족으로 양산된 한국형 니트족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경제 활성화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 2000년 60.1%였던 20대 청년층의 고용률은 감소 추세를 보여 올해에는 58.1%까지 떨어졌다. 이에 직접적으로 대기업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금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대기업에 경제가 집약된데 비해 그들이 창출하는 일자리 수는 굉장히 적다”며 “대기업이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줄여 고용안정성이 높은 중견기업 육성도 시급하다. 금 연구원은 “9988이란 용어가 있다. 국내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근로자의 88%가 중소기업에서 근무한다는 뜻이다”며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 구직자들이 중소기업으로 눈길을 돌리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

사회적·개인적 인식 개선 통한 적극적 해결 필요
  경제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도 시급하지만 청년 구직자들도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 대다수의 청년 구직자들은 대기업, 공무원 같은 일자리에 집중된다. 금 연구원은 “대기업과 같이 좋은 일자리만 선호하는 청년구직자들의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며 “청년 구직자들이 눈높이를 낮추면 니트족을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 니트족의 주요 연령층인 20·30대는 미래 한국 경제를 책임질 소중한 인재다. 이들이 취업 전선에 뛰어들 수 있도록 니트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또한 개선돼야 한다. 금 연구원은 “니트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많다”며 “부정적인 인식을 버리고 사회적 인식 개선을 통해 적극적으로 니트족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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