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학술 - ‘산타클로스 머신’ 3D 프린터
영화로 보는 학술 - ‘산타클로스 머신’ 3D 프린터
  • 김형석 기자
  • 승인 2014.03.03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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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화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Mission: Impossible: Ghost Protocol, 2011)>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톰 크루즈가 얼굴 사진을 기계에 입력하자 변신 가면이 그 자리에서 만들어진다. 이 신통방통한 기계의 이름은 3D 프린터다. 2D 프린터가 활자나 그림을 인쇄하듯 3D 프린터는 입력한 도면을 바탕으로 3차원의 입체 물건을 만들어낸다. 이제 3D 프린터는 영화 속 ‘상상’을 넘어섰다. 공학 분야부터 패션, 의료, 식품, 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활용성이 기대되는 ‘현실’이 된 것이다. 아빠의 귀가보다 더 반가운 게 ‘택배 아저씨’가 누르는 초인종 소리라고 하던가? 하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이런 택배 아저씨의 초인종 소리도 사라질지 모른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한 물건을 ‘받는’게 아니라 3D 프린터가 물건을 그 자리에서 만들기 때문이다. 주문과 동시에 쇼핑몰에 저장돼 있는 3차원 설계도가 작동하고 이 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주문자의 3D 프린터에 전달돼 집에서 곧바로 물건이 프린트(제작)되는 원리다. 3D 프린터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은 여러 기업, 전문가들을 통해 이미 예견됐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내연기관이 1차 산업혁명, 컴퓨터가 2차 산업혁명을 주도했다면 3D 프린터가 3차 산업혁명을 이끌 것이라고 극찬했다. 타임지는 지난 2012년 최고의 발명품으로, 세계경제포럼(WEF)은 2013년 초에 발표한 ‘미래 10대 기술’ 가운데 두 번째로 3D 프린터를 꼽았다. 전 세계적으로 관련 산업이 새롭게 주목받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13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이다. 그는 “한때 폐쇄됐던 공장이 3D 프린팅 기술을 연마하는 첨단 연구소로 변했다”며 “차세대 제조업 혁명이 미국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15개 제조 네트워크를 구축해줄 것을 의회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제조업 강국의 명성을 되찾고 있는 미국에서, 그것도 대통령이 직접 3D 프린터가 새로운 제조업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천명한 셈이다. 3D 프린터가 ‘3차 산업혁명’을 이끌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일부 분야지만 제조업에서 지각변동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3D 프린터로 만든 플라스틱과 금속 권총이 등장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더니 최근에는 그 자리에서 과자를 만들어주는 ‘3D 푸드 프린터’까지 등장했다. 건축과 산업디자인, 자동차, 항공과 같은 공학 분야부터 패션, 의료, 식품, 군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용된다. 이 정도면 그야말로 못 만드는 게 없는 ‘만능 제조기’로 불릴만하다. 최근 주목받는 3D 프린터 활용 분야는 의료계다. 이미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의대에서는 3D 프린터를 활용해 샴쌍둥이 분리수술 예행연습을 하고 이에 성공하면서 의료 분야에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당시 의료진은 100시간 이상 걸리는 샴쌍둥이 분리수술을 22시간 만에 끝내 세계를 놀라게 했다. 2013년 국내의 한 대형병원도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환자의 골격모델로 암이 퍼진 얼굴 골격을 절제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또 다른 병원에서는 3D 프린터로 만든 내시경 수술기구를 이용해 위 수술을 집도했다. 또한 자신의 세포와 조직으로 자신의 귀나 뼈, 신장, 혈관 등 생체조직을 완벽하게 재생하는 ‘바이오 프린팅’ 분야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신기하고 놀라운 ‘최첨단 제품’이지만 3D 프린터는 제법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최초의 3D 프린터는 미국의 발명가 찰스 헐이 ‘광조형법(stereo-lithography)’이라는 기술을 특허로 등록하면서 1984년에 등장했다. 그는 ‘3D 시스템즈’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1987년 3D 프린터를 개발했다. 종전의 제조업에서는 주로 소재를 깎아 물건을 만들지만 3D 프린터는 쌓아가며 만들게 된다. 컴퓨터로 만들고자 하는 형태를 얇은 슬라이스로 모델링한 후, 프린터가 물체를 구성하는 소재를 분사해 켜켜이 쌓는 방법으로 물건을 제작한다. 종이 한 장보다 얇은 0.01~0.08mm 두께의 층이 1만 개 이상 쌓여 하나의 제품을 완성한다.
3D 프린터는 물건을 구성하는 소재를 분사해 켜켜이 쌓는 방법으로 프린트(제작)한다. 출처/REUTERS


기업에서 시제품을 만드는 데 주로 사용되는 산업용 3D 프린터의 경우 10억 원이 넘는다. 최근에는 가격이 계속 하락해 100~200만 원대 제품은 물론 30만 원 정도에 불과한 개인용 3D 프린터도 등장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인 ‘2014 CES’에서 한 대만 업체가 선보인 제품은 499달러였다. 초콜릿이나 설탕으로 모형을 찍을 수 있는 3D 프린터도 등장했는데 5000~1만 달러의 가격으로 판매된다.

  아직은 비싸지만 조금만 가격이 더 하락한다면 일반인이, 가정에서, 3D 프린터로, ‘거의 모든 물건’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영국 워릭대 크리스 라이얼 교수가 “3D 프린터는 한 마디로 산타클로스 머신이다. 지금의 프린터처럼 집집마다 한 대씩 갖게 되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전 세계 3D 프린터 시장의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2013년 발표한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산업용 3D 프린터 규모는 약 22억 달러이며 오는 2021년에는 10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3D 프린터 시장에 주목하며 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2014년 신규 연구단 선정을 위해 공모대상 기술 3개 분야를 최종 선정했는데 이에 ‘차세대 3D 프린팅 기술’이 포함되기도 했다.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은 미래 사회에 파급력이 크고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원천연구를 집중 지원하는 장기 대형 국가전략사업이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로봇팔. 국립중앙과학관에 전시되어 있으며 실제 조립해 움직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제공/ 대덕넷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조선, 스마트폰의 경험에서 보듯 목표와 방향이 정해지면 추격하는 속도만큼은 세계 최강이다. 3D 프린터 역시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진다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다시 한 번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형석
과학 및 산업 인터넷 신문 ‘대덕넷’ 기자
  <그림으로 재미있게 이해하는 영화 속 IT 교과서>공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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