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독립출판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독립출판
  • 류지형 기자
  • 승인 2014.09.15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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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 유통구조 한계 극복해야 해

  내가 공책에 쓴 낙서가 책으로 출판이 된다면 어떨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얼토당토않은 소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책을 출판하기 위해선 작가로 등단하거나 출판사와의 계약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립출판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독립출판물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 작가의, 작가에 의한, 작가를 위한 독립출판에 대해 알아보자.


독립출판을 통해
나만의 책을 만들다
  독립출판은 작가가 출판 과정에 직접 참여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책을 만드는 출판 방식을 말한다. 출판사가 주도하는 기존의 책 제작 방식과 달리 독립출판은 책을 기획하는 과정에서부터 제작과 편집, 유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작가가 직접 참여한다. 작가는 책의 집필자이자 편집장, 발행인,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독립출판은 작가가 주도해 책을 출판하기 때문에 글의 형식과 디자인에 얽매이지 않는다. 내용 선정뿐만 아니라 글씨체 등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으며 사진 배치와 일러스트 등 디자인 측면에서도 과감한 실험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기존의 출판물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책을 선보일 수 있다. 독립출판물의 종류 또한 사진집, 잡지, 엽서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때론 작가가 종이에 자필로 글을 쓰고 손수 사진을 붙여 만든 단 하나뿐인 책이 출간되기도 한다. 독립출판물 서점 ‘헬로 인디북스’를 운영하는 이보람 대표는 “독립출판에서는 핸드폰의 사진첩이나 애인과 헤어지고 홧김에 쓴 일기가 하나의 책이 될 수 있다”며 “독자들은 독립출판물을 통해 기존의 책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독립출판물 중에는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일반 잡지처럼 주기적으로 발행되는 정기간행물도 존재한다. 시내버스의 노선을 오가며 벌어지는 각종 에피소드를 모아 만든 격월간지 <생각버스 프로젝트>와 월간 사진집 <플레이인더월드> 등은 독창적인 내용과 편집으로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인디서점 헬로 인디북스에 놓여 있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독립출판물들    사진/ 류지형 기자

추구 목적과 제작 방식에서
기성 출판사와 차이 보여
  독립출판은 추구하는 목적부터 제작 방식까지 기성 출판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독립출판의 경우 책을 출판하는 데 있어서 복잡한 과정들을 거치지 않으며 책 출판의 마지막 과정인 인쇄 및 제본까지 개인의 작업실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성 출판이 수천 부 이상의 출판물을 제작하고 대형 광고를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것에 비해 독립출판은 약 수십 부에서 수백 부 이하로 출판물을 발행하며 독자와 소통할 수 있는 홈페이지나 커뮤니티를 통해 출판물을 홍보한다.

  독립출판은 기성 출판과 달리 이윤 확보가 주목적이 아니다. 상업적인 자본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창작자의 의도가 우선시되고 이로 인해 작가는 표현하고 싶은 모든 것을 출판물에 담아낼 수 있다. 독립출판을 통해 책을 발간한 김민지 작가(이하 김 작가)는 “기성 출판을 통해 책을 낼 경우 검토 과정을 거쳐 내 의도와 다르게 책이 출판되는 경우도 있고 작가가 집필한 부분이 많이 편집될 수도 있다. 그러나 독립출판은 그러한 편집 과정 없이 원하는 내용을 전부 넣을 수 있기 때문에 기성 출판보다 주체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도 점차
자리 잡고 있는 독립출판
  현재 외국에서는 독립출판이 매우 활성화돼 있으며 일반 서점에서도 독립출판물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독립출판이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 잡진 않았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 독립출판 작가들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독립출판의 유통 시장이 다양해지고 있다. 홍대와 신촌에는 이미 독립출판물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서점이 곳곳에 자리 잡았고 독립출판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강좌와 사이트도 등장했다. 독립출판을 하고자 하는 젊은 대학생들을 위해 도움을 주는 작가들도 생겨나고 있다. 소규모 출판 프로젝트 ‘청춘백화’는 독립출판을 하고자 하는 대학생과 독립출판을 통해 책을 발간한 작가들이 팀을 이뤄 출판 과정 전반을 도와주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열리는 독립출판 마켓인 ‘퍼블리셔스 테이블’과 야외 마켓 ‘세종로 예술시장 소소’ 등에서는 작가들이 부스를 만들어 작품에 대한 설명과 함께 출판물을 판매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다양한 출판물을 접하며 작가를 직접 만나 소통하는 기회를 얻는다.

유통구조 한계 극복 위해
다양한 방안 마련돼야
  독립출판 유통구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작가가 출판물 제작을 위한 모든 과정을 담당하기 때문에 출판물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비된다. 또한 독립출판의 특성상 독자들을 확보하기 어렵고 많은 수익을 내거나 안정적으로 재원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출판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도 모두 작가가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출판물을 발행할 때마다 작가는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일부 독립출판 작가들은 이를 해결해기 위해 제작비용의 일부를 ‘소셜 펀딩’으로 기부받기도 한다.

  독립출판을 안정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서는 단기간의 대안보다는 유통구조의 체계화가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독립출판물이 발행될 수 있도록 작가들을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하며 지속적으로 독립출판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공간이 확대돼야 한다. 김 작가는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좋은 독립출판물들이 가려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독립출판이 발전하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이 독립출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고 작가들 또한 독립출판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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