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문학소녀들은 어디로 갔을까
그 많던 문학소녀들은 어디로 갔을까
  • 이원영 기자
  • 승인 2014.12.08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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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뺏긴 독서 시간, 이를 되찾기 위한 방법들

  사람들의 손에는 이제 책이 아닌 스마트폰이 자리 잡았다. 책장에 빽빽이 꽂아놓은 문학 전집이 이젠 인테리어 수단이 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독서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는 것은 알지만 바빠서, 가만히 책을 읽는 시간을 견디지 못해서 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포기하고 있다. 책과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이 시대에 책과 다시 친해지기 위한 방법들을 알아봤다.


  바빠서, 지루해서
  책 읽기가 사라진 삶
  국제도서관연합회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한 달 평균 독서량은 1.3권으로 미국 6.6권, 일본 6.1권, 프랑스 5.9권, 중국 2.6권과 비교했을 때 크게 뒤떨어진다. 유엔이 발표한 평균 독서량 순위에서는 세계 166위로 하위권을 차지했다.

  왜 우리나라 성인들은 다른 나라 성인들에 비해 책을 읽지 않는 것일까.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13년 국민독서 실태조사’에 의하면 평소 책 읽기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일이나 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책 읽기가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 ‘다른 여가활동으로 시간이 없어서’ ‘컴퓨터·인터넷·휴대전화·게임을 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순으로 나타났다.

  어느 누구보다도 바쁘게 살아가는 대한민국 현대인들은 책 읽을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또 책을 대신할 만한 새로운 오락기구인 인터넷, 스마트폰의 등장은 책을 더 멀어지게 만들었다. 가만히 책을 읽으려 하면 스마트폰으로 슬금슬금 손이 가고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우리 국민의 하루 인터넷 사용 시간은 2.3시간, 스마트폰은 1.6시간이지만 이에 비해 독서 시간은 평일 26분, 주말 30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양’이 아닌 ‘질’의 독서
  현대인을 위한 새로운 독서법

뉴질랜드 웰링턴의 슬로 리딩 클럽 멤버들이 저마다의 책을 집중해서 읽고 있다.  출처/월스트리트저널

  독서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사람들,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고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독서법을 추천한다. 바로 슬로 리딩(Slow Reading)이다. 슬로 리딩은 1999년 일본 최고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작가 히라노 게이치로가 창시한 용어로 한 권의 책을 최대한 많은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읽는 것을 말한다. 게이치로는 한 권의 책을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읽으면 각기 다른 책을 열 권, 스무 권 읽었을 때와 비슷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에서는 슬로 리딩을 실천하기 위한 사람들이 모여 슬로 리딩 클럽을 만들기도 했다. 이들은 분주한 삶 속에서 벗어나 오롯이 독서시간을 가지기 위해 함께 책 읽는 공동체 모임을 만들었다. 슬로 리딩 클럽의 운영방식은 단순하다. 일주일에 한 번 사람들이 모여 한 시간 동안 책을 읽고 헤어진다. 모임을 통한 사교활동이나 독서를 한 뒤의 토론은 없다. 모임 전 휴대전화 등 전자 기기의 전원을 끄고 단지 조용히 책을 읽는 것이 전부다. 독서에 완전히 몰입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이라면
  팟캐스트를 들어보자
  책 읽기를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도 하나의 고민거리가 될 수도 있다. 서점과 도서관에는 수많은 책들이 있지만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고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책 선택에 익숙지 않은 몇몇 사람들은 새로 나온 책이나 유명세를 타고 있는 베스트 셀러들을 골라보지만 자신과 맞지 않는 경우가 있어 좌절하기도 한다. 또 깊이 있는 책보다는 읽기 쉬운 가벼운 책에만 안주하는 이들도 있다.

  올 한 해 동안 우리대학 학우들은 주로 어떠한 책을 읽었을까. 도서관의 집계에 따르면 과제도서를 제외한 최다 대출 도서는 △1위 정의란 무엇인가 △2위 레닌저 생화학 △3위 냉정과 열정사이 △4위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5위 상실의 시대 △6위 빅 픽처 △7위 만화 삼국지 △8위 두근두근 내 인생 △9위 단속사회 △10위 TOEIC speaking이었다.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오랫동안 인기를 끈 도서들이 여전히 선택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베스트 셀러 위주의 독서 선택에도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책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요즘 유행하고 있는 도서 관련 팟캐스트를 들어보자. 도서 관련 팟캐스트 중 가장 인기가 있는 ‘이동진의 빨간 책방’의 경우 영화평론가 이동진과 소설가 김중혁이 감춰져있던 명작을 소개하며 독서 길라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출판사 창비가 운영하는 ‘라디오 책다방’, 교보문고가 운영하는 ‘정이현의 낭만서점’ 등 다양하다.

 

 

 

 

 

팟캐스트와 SNS를 통해서 다양한 책들을 소개받을 수 있다. 출처/각 사이트

  또한 SNS를 통해 매주 새로운 신간 소설의 소식과 흥미로운 리뷰를 볼 수 있기도 하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소설가 김연수, 김중혁이 만든 SNS ‘소설리스트’이다. 소설리스트에서는 한 가지 소설을 두고 다양한 사람들이 리뷰를 올려 책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해석을 볼 수 있다. 팟캐스트와 SNS는 책 읽기가 어렵고 지루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책을 친숙하게 느끼게 해준다.

 

 





  독서 후 써보는
  나를 위한 ‘짧은’ 글
  독서와 글쓰기는 상관관계가 있다. 책 읽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과 함께 직접 문학을 쓰는 사람의 수도 줄어들고 있다. 언론사마다 진행하는 신춘문예에 지원하는 사람도 점차 줄어 출품 수가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생활 속에서의 짧은 글 쓰기는 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카카오톡, 글자 수가 140자로 제한된 트위터, 페이스북에 매일 짧은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 사람들에게 인기를 끈 하상욱의 시도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짧은 시를 SNS에 올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인기요인이었다. 굳이 긴 글을 쓰지 않고도 평소 생활에서 반짝하고 떠오른 생각을 가볍게 표현하는 시대인 것이다.

  독서는 사람을 풍요롭게 만든다. 그리고 글쓰기는 사람을 정교하게 한다. 그동안 스마트폰을 보며 바쁘게 지낸 시간을 알차고 여유롭고 보내보자. 올 겨울도 바쁘겠지만 평소 관심 있었던 책을 한 권 꺼내 천천히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그 후 자신의 감상을 짧게 한 번 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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