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로 세상 보기] 진통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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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우진 기자
  • 승인 2014.12.08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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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 복지국가를 가다 6부 노후

 

스웨덴의 롤란드 씨 부부는 은퇴 후 악기를 배우고 그림을 그리는 등 젊은 시절에 도전해 보지 못한 분야에 도전하며 제2의 인생을 즐기고 있다. 캡처/다큐 프라임

 

  독일에 사는 클라우스, 마리안느 부부는 요트로 바다를 누비는 것이 취미다. 40년 가까이 일하던 직장에서 부부가 나란히 퇴직한 뒤 월세 집에서 연금만으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들은 결코 빈곤하지 않다. 각종 취미를 즐기고 약간의 저축도 할 수 있다. 독일정부에서 매 달 이들 부부에게 한화 약 280만 원의 연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 및 각종 서비스 이용이 무료나 다름없는 독일에서 두 노인이 생활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돈이다. 부부는 지난해에도 7주간 요트로 발트해를 여행했고 올해도 여행계획을 갖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이 다큐의 방영과 함께 대한민국은 복지국가에 대한 부러움과 복지국가를 향한 열망으로 뜨겁게 달아올랐었다. 그 전까지 대한민국 국민과 국가의 머릿속에서 노인의 부양은 전적으로 해당 노인과 그 자녀의 책임이었다. 일반 서민이 일을 하지 않아도 궁핍하지 않은 노후를 보낸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개념이었다.
  이 꿈같은 사회보장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연금제도를 확립했고 이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사회복지제도 역시 갖췄다. 국민들도 임금의 20~40%라는 높은 세금을 감내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예로 든 클라우스 씨 부부도 임금의 20%를 40년 가까이 연금으로 납입해왔다. 이들 부부의 노후를 책임지고 있는 독일의 국민연금은 그 역사가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으며 독일 경제활동인구의 90%가 가입했을 만큼 안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복지의 나라로 유명한 스웨덴의 경우 국민들은 월급의 40%를 세금으로 납부한다. 스웨덴정부로부터 매달 한화 560만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연금을 받으며 유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롤란드 씨 부부는 이 연금 중에서도 약 168만 원을 세금으로 납부하고 있을 정도로 세금의 무게가 무겁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다큐에서 롤란드 씨는 “처음에는 소득이 없는 사람들조차 세금이 무겁다고 불평할 정도였다. 그때는 내가 낸 세금들이 다 어디로 가는지 몰라 불평했는데 지금 그 대가로 이렇게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를 이뤄낸 스웨덴 국민들도 수년 전 그 많은 복지 자금을 기꺼이 냈던 것은 아니란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선 지난해 국민연금 논란, 의료 영리화 논란에 이어 공무원연금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지난 수년간 정치인들의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복지란 단어는 경제와 함께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거리 중 하나이다. 긴 시간 미래를 준비한 끝에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고 있는 복지국가 노인들처럼 살고 싶지 않은 이는 없을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복지제도의 안정화와 기반 마련으로 인한 진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우리 사회가 국가가 책임지는 안정적인 미래를 개인의 몫이 아닌 공통의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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