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학술 - 화성에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영화로 보는 학술 - 화성에 사람이 살 수 있을까?
  • 서행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
  • 승인 2015.03.16 2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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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영화 <레드 플래닛(Red Planet, 2000)>
  때는 2050년. 지구는 이제 사람이 살지 못하는, 죽어가는 존재가 된다. 그러자 사람들은 살기 위한 유일한 대책이 화성에 식민지를 개척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류의 운명이 달린 이 프로젝트의 지휘를 맡게 된 케이트 바우맨은 여섯 명의 승무원들을 이끌고 화성으로 향하게 된다. 그렇다면 인간이 화성에서 식민지를 개척하는 것이 가능할까? 그리고 과연 인간이 실제로 화성에서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영화 또는 소설을 보면 인간이 다른 공간으로 이주해야 하는 상황에서 꼭 등장하는 천체가 바로 화성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화성은 어떤 천체이기에 우리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일까?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무수히 많은 천체가 있다. 은하, 별, 행성, 성단, 성운, 인간이 만들어서 우주 공간에 올려놓은 인공위성까지. 이들 단어는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기는 하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고 낯선 단어들이다. 우리는 화성 이야기를 하기로 했으니 화성이 속한 집단인 행성에 대해 잠깐 소개해보자. 행성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천체들의 한 종류이며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천체들 중에서 크기와 질량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태양 가까이에서부터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행성에 속하며 이들 중에서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지표면을 가지고 있는 지구형 행성으로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가스로 이뤄져 있다고 알려진 목성형 행성(가스로 이뤄진 행성 중에서 가장 큰 목성의 이름을 부여한 것이다)으로 분류한다.

  지구와 유사한 점이 많은 화성
  그렇다면 지구형 행성에 속하는 화성이라는 천체는 어떤 천체일지 살펴보자. 화성은 태양으로부터의 거리가 지구-태양 간 거리의 약 1.5배만큼 떨어진 곳에 있으며 지구 반지름의 0.5배 정도이다. 화성의 1년은 지구의 약 1.8배 정도로 687일이다. 그리고 화성의 1일은 지구보다 30분 정도가 긴 24시간 37분 정도이다. 또한 화성의 자전축은 지구의 자전축인 23.5도와 비슷하게 25도 기울어져 있다. 이러한 이유가 주가 돼 먼 미래에 인간이 이주할 수 있는 천체로 화성이 거론되고 있다. 게다가 화성은 비교적 안정된 대기를 가지고 있는데 지표면이 있는 태양계 천체가 대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기본적으로 천체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는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운석이 지표면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고 낮 동안에 강한 태양열을 일부 차단하고 밤 동안에는 낮에 받았던 태양열을 재방출함으로써 일정 범위의 온도를 유지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이 과정에서 대기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들이 태양 에너지에 의해 변화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날씨(기후)의 개념을 만들어낸다. 즉, 행성의 대기는 외부에서 천체로 떨어지는 운석을 막아주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주며 날씨를 형성하게 된다. 이런 역할을 하는 대기를 가지고 있는 화성 표면의 평균 온도 약 ­60℃를 가지며 ­140~35℃의 기온을 유지하고 태양열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과정이 대기 운동을 발생시켜 기후 변화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1/3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대기를 잡아둘 수가 없고 그 외에도 다른 원인에 의해 화성의 대기는 표면에서의 대기압이 지구의 1/100이 되지 않을 정도로 낮다. 최근 MAVEN(Mars Atmosphere and Volatile EvolutioN) 탐사선은 화성 대기가 희박해진 원인 등을 연구하기 위해 화성을 관측하고 있다. 지구보다 희박한 화성의 대기는 대부분이 이산화탄소(화성 대기의 약 95%)로 이루어져 있고 지구 대기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질소, 산소, 아르곤 등은 화성 대기의 5%가 되지 않는다. 지구처럼 지각이 있는 화성의 지표 형태는 지구와 닮은 점이 많다. 과거에 지각활동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마리네리스 계곡, 물이 흐른 자국을 보여주는 다양한 강의 흔적, 화산 활동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올림푸스 화산 등이 있다. 지형뿐만 아니라 지표면에 있는 암석이나 돌의 형태도 지구의 것들과 비슷해 과거의 화성 환경은 현재의 지구 환경과 흡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출처/NASA허블 우주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이 촬영한 화성 영상. 하얀색의 물로 이뤄진 얼음알갱이 구름이 보인다.
  해답을 찾기 위해
  지속되고 있는 화성 탐사
  지구와 닮은 점이 많은 화성은 사람이 체류하면서 탐사할 수 있는지, 화성으로의 이주는 가능한지, 먼 미래에 지구의 모습이 아닌지 등 많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그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다양한 관측과 탐사선이 보내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주를 비행하는 탐사선으로 가더라도 6개월 이상이나 걸리는 거리에 있는 화성은 어떻게 탐사할 수 있을까? 가장 손쉬운 방법은 맨눈으로 보는 방법이 있다. 다행히 화성은 밤하늘에서 비교적 밝은 천체이기 때문에 맨눈으로도 볼 수 있고 심지어는 황토색에 가까운 색깔이라는 것도 알 수가 있다. 밤하늘을 한번 올려다보자. 그런데 큰일이다. 저 넓은 하늘에서 반짝거리는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닌데(서울 하늘에서는 도시의 불빛으로 인해 몇 개의 천체만 눈에 들어온다) 그중에 어떤 것이 화성일까? 이 무렵(3월경)에는 비교적 높은 고도에 위치한 화성은 볼 수 없지만 해가 지고 난 후 서쪽 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화성을 관측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맨눈으로 보긴 했는데 화성에 대해 좀 더 알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자료이다. 이때 과학자들은 망원경에 다양한 장치들을 부착해 화성의 표면은 무엇으로 이뤄졌는지, 화성의 대기 성분은 어떤 것들인지, 온도는 몇 도인지 압력은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성능 좋은 망원경이라고 할지라도 부족한 부분이 여전히 남아있고 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화성으로 탐사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화성 탐사선은 화성 주위를 돌면서 화성 표면 및 대기를 관측한 마리너 3호(1960년대 중반)를 시작으로 화성 표면에 착륙하여 탐사를 수행한 바이킹(1970년대 중반) 탐사선을 거쳐 최근에는 화성 표면에서 로버가 주행을 하며 탐사를 수행하고 있다. 2012년에는 큐리오시티라는 이름을 가진 중형자동차 크기의 로버가 화성에 안전하게 착륙해 화성의 지형을 살피는 등 탐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화성의 대기를 관측하기 위한 MAVEN 탐사선이 화성 주위를 돌며 화성 대기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이 외에도 몇 개의 탐사선 및 로버들은 화성에서 그 임무를 수행하면서 화성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지구로 보내주고 있다.

  인간은 화성에서 거주할 수 있을까
  그러면 우리는 왜 화성에 대해 궁금해하고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투자하는 걸까? 나사에서 말하는 행성 탐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이 화성에서 거주가 가능한가’를 밝히는 것이다. 미국 국가연구위원회는 지금의 화성을 지구와 비슷한 환경으로 만들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이른바 ‘Terraforming’으로 글자 그대로 ‘지구화’를 시키는 작업이다. 계획의 순서는 화성에서 온실 효과를 유발해 온도를 높이면 화성에 얼어있는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된다. 이 물로 인하여 녹색 생명체와 산소가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대기 운동이 생기면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특히 지구의 1/3밖에 되지 않고 대기압이 지구의 1/100도 되지 않는 화성 표면에서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며 산소 또한 머물러 있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 단체 등에서는 여전히 화성 이주에 대한 연구와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당장 가서 살아도 될 것처럼 낯설지 않은 땅, 화성! 현재의 과학과 미래의 과학에 기대한 채 언제가 될지 모를 그곳에서의 생활을 잠시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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