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돋보기] 관심받고 싶을 땐 여성 비하가 최고?
[이슈돋보기] 관심받고 싶을 땐 여성 비하가 최고?
  • 오슬 기자
  • 승인 2015.11.24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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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으로 논란이 된 패스트푸드점의 옥외광고. 광고를 접한 누리꾼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해당 업체에서는 옥외광고를 없애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10월 한 패스트푸드점의 옥외광고에 여성을 비하하는 문구가 게재돼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된 광고문구는 ‘자기야 나 기분전환 겸 빽 하나만 사줘^^’라는 여성의 말에 남성이 ‘음.. 그럼 내 기분은?’이라고 대답하는 내용이었다. 이를 포함한 세 편의 광고 시리즈는 모두 여성을 사치스럽고 이기적인 존재로 표현해 많은 이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패스트푸드점은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발표했고 옥외광고를 전면 철거했다. 해당 업체의 SNS에 게재된 비슷한 내용의 광고영상 세 편 역시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이전에도 여러 기업들이 홍보 광고에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을 실어 논란이 일곤 했다. 지난 9월에는 한 주류업체에서 ‘술과 여자친구의 공통점, 오랜 시간 함께 할수록 지갑이 빈다’라는 문구가 실린 광고 영상을 SNS에 공개했다. 같은 달 어느 치킨 전문 업체의 신제품 홍보 영상에는 명품 가방을 들어주지 않으면 헤어지겠다고 말하는 여성을 남자친구가 참다못해 밀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이러한 광고에 누리꾼들은 “홍보 제품과 연관성이 없는 과장된 내용으로 여성을 비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에서 공개한 공익광고마저 이와 비슷한 논란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피임 홍보를 위해 제작한 공익광고 포스터에 ‘다 맡기더라도 피임까지 맡기지 마세요’라는 문구를 실었다. 이 문구 하단에는 한 여성이 자신의 가방과 쇼핑백을 남성에게 모두 맡긴 채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포스터의 문구와 사진을 해석해보면 여성은 남성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의존적인 존재라는 점이 전제 돼 있다. 부정적인 성 고정관념을 당연시하는 표현에 많은 이들이 불쾌감을 표했다.

  많은 광고에서 여성은 이기적이고 의존적인 이미지로 그려지곤 한다. 광고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면 기업들은 단순히 재미를 위해 그러한 표현을 하게 된 것이라며 변명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사회의 민감한 이슈거리인 여성 비하를 재미나 공감을 위한 소재로 이용한다는 말은 결코 정당화되지 못한다. 이로 인해 대중들은 자칫 여성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가질 수 있으며 2차적으로는 여성혐오가 조장될 우려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논란들을 기업들이 노리는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은 무난한 광고로 금세 잊히는 것보다 부정적인 소재를 이용해서라도 소비자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광고를 제작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여성 비하나 혐오를 내포한 광고들은 많은 여성들의 반감을 샀을 뿐만 아니라 일부 남성들까지도 불편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소비자들로 하여금 공감이 아닌 불편을 느끼게 하는 광고 제품은 결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아닌 외면을 받게 될 것임을 기업들은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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