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안부’ 문제 해결은 기울어진 세상을 동등하게 하는 첫걸음입니다”
“ ‘위안부’ 문제 해결은 기울어진 세상을 동등하게 하는 첫걸음입니다”
  • 최한나 기자
  • 승인 2016.03.03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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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평화나비네트워크 박은혜 대표 인터뷰
   '위안부', 이땅에 발붙이지 못한 소녀들
  2015년 12월 28일,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일 양국이 합의했다. 그러나 수십 년간 고통받아온 피해 당사자 할머니들은 이 합의 과정에서 배제됐고 결국 그들의 상처는 계속해서 깊어져만 간다. 할머니는 말한다. “일본의 땅 덩어리를 다 준다 한들 내가 열세 살 끌려갔던 그 때로 돌아갈 수 있습니까? 돌아갈 수 없잖아요. 내가 일본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역사의 진실을 올바르게 밝히는 것, 또 그 진실에 근거해서 나에게 공식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는 것을 원합니다.” 여전히 이땅에 온전히 발을 붙이지 못하는 할머니들. 더이상 그들에게 절망이 아닌 희망의 꽃을 피울 수 있는 날이 찾아오기를 바라며 함께 이 곳에서 연대해보자.

  평화나비네트워크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동아리입니다. 2014년도에 정식으로 만들어졌으며 현재 전국 약 열 개 정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고 4-5백 명 정도의 회원들이 가입돼 있습니다. 평화나비네트워크는 2013년도에 개최된 평화나비콘서트에서 서포터즈 활동을 하던 대학생들이 모여 만든 동아리입니다.

  평화나비네트워크가 진행하고 있는 활동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현재 대학생 서포터즈를 모집하고 그들과 한 주에 한 번씩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으며 캠페인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매년 8월 14일에는 ‘위안부’ 기림일 행사도 개최합니다. 수요집회에도 매주 참여하고 있고 지금까지 총 세 번의 평화나비콘서트를 진행했어요. 이러한 행사로 수익금이 나면 소녀상 건립에 쓰거나 나비기금 등에 기부하고 있어요. 올해는 참가자들이 좀 더 주체적으로 나설 수 있는 행사를 해보자는 생각에 콘서트와 마라톤이 결합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익금은 정의기억재단에 기부하려고 해요.

  이번 12월 28일 한일 합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당연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원론적으로 ‘과연 피해자들이 이 합의를 받아드릴 수 있는 내용인가’라고 생각해보면 먼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이 합의는 받아드릴 수 없다고 말씀하고 계시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요구는 단순히 ‘일본군이 잘못했으니 사과해라’와 같은 것이 아니에요. ‘전쟁 범죄를 인정해라’, ‘전범자를 처벌해라’ 등 할머니들이 오래전부터 요구해온 7가지 요구안이 있어요. 이번 합의에서는 이중 아무것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단 말이에요, 피해자들이 요구해온 ‘7대 요구안’이 모두 들어가 있는 합의만이 진정한 해결이라고 봅니다.

  ‘위안부’ 문제에 왜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위안부’는 단순히 ‘운이 없었던 사람이 과거에 겪은 일’이 아니고, 내 일이며 내 주변의 일이기 때문이에요. 예전에 어머니랑 ‘위안부’ 문제를 다룬 <봉선화>라는 연극을 본 적이 있어요. 그 때 연극을 보며 많이 우시던 어머니가 연극이 끝난 후에 “돌아가신 너의 외할머니도 ‘위안부’였을 수 있겠구나”라고 말씀하셨어요. ‘위안부’ 피해자는 2만 명 정도 된다고 하지만 실제 정부에 등록을 한 할머니는 3백 명 정도 되거든요. ‘위안부’ 문제가 공론화되기 전에 돌아가셨거나 숨기고 돌아가신 할머니들이 많다는 이야기죠. 어머니의 말을 듣고 나니까 문득 ‘나도 피해자의 후손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위안부’ 문제는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도구화하는 시각에서 벌어진 일이잖아요. 저는 사실상 여전히 우리사회는 여성을 성적으로 대하는 문화가 만연해 있다고 보거든요. 아직까지 여성으로서 차별받는 세상에 사는 나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거죠. 좀 더 멀리 생각해보면 ‘위안부’ 문제 해결이라는 것은 내가 ‘한 인간’으로서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한 ‘한 걸음’인거예요.
  두 번째로는 ‘위안부’ 문제가 현재 많이 알려져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국민의 여론이 뜨겁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이번 한일 합의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위안부’ 문제는 결국은 정부와 정치인들의 문제로 끝이 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위안부’ 문제가 정치인을 판단하고 투표를 하는 요인 중 하나가 돼야 한다고 봐요. 정치인들에게 ‘위안부’ 문제가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문제로 만들기 위해선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해요.

  마지막으로 덕성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여성교육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여대가 만들어진 것이잖아요. 누군가가 “여성과 남성의 국회의원 성비율이 1대 1이 되는 순간 이화여대가 없어질 것이다”고 말한 것처럼 우리는 아직까지 유리천장이 있는 사회에 놓여 있어요. 이런 사회에서 여대에 다니는 학생들이야 말로 사회의 편견에 맞설 준비를 해야 한다고 봐요. 상처를 주는 사회에서 같이 싸울 수 있는 준비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말도 안 되는 편견에 맞설 수 있도록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 이슈나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꼭 생각해보길 바라요.
또 평화와 전쟁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젊은이들은 전쟁을 쉽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정말 무서운 생각이에요. ‘위안부’ 문제도 전쟁 때문에 생겨난 일이죠. 단순히 지금 당장 총알이 날아다니지 않는다고 해서 평화로운 것이 아니고 전쟁에 대한 위협 자체를 느끼지 않는 것이 ‘평화’입니다. 저는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현재의 삶을 바꿔나가야 하냐’고 했을 때 명백하게 평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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