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 풀리는 학술] 꿈과 무의식의 해석은 자신을 이해하는 길
[술술 풀리는 학술] 꿈과 무의식의 해석은 자신을 이해하는 길
  • 김정현 원광대학교 철학과 교수
  • 승인 2016.05.23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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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영화 <인셉션 (Inception, 2010)>
  영화는 타인의 꿈에 접촉해 생각을 빼낼 수 있는 미래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 돔 코브는 타인의 꿈속에 들어가 생각을 지키기도, 생각을 빼내기도 하는 특수보안요원으로 어느 날 불가피하게 타인의 머릿속에 생각을 심어놓아야 하는 임무를 받게 된다. 이러한 코브의 임무는 모두 무의식의 상태인 꿈속에서 벌어지며 임무를 수행하면서 꿈을 꾸는 사람의 무의식들을 발견한다. 그렇다면 실제 우리가 꾸는 꿈은 무엇을 의미하고 무의식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꿈에 대해 탐구해보자.

  꿈이란 무엇인가?
  우리 주변에 꿈에 관련한 영화가 꽤 많다. 몇 년 전 인구에 회자된 SF액션 스릴러 영화 <인셉션>도 다른 사람의 꿈에 침투해 생각을 심는 꿈도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꿈을 꾸면서 스스로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꿈의 내용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자각몽(lucid dream)에서 영감을 받아 꿈의 내용을 설계하고 꿈속에 침투해 생각을 주입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우리는 과연 꿈을 스스로 설계하고 통제하며 꿈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일까? 왜 어떤 때는 생생하게 꿈이 기억되지만 또 어떤 때는 단편적인 기억밖에 나지 않거나 깨고 나면 아무런 기억도 하지 못하는 것일까? 꿈속에서 낯선 사람이나 동물을 만나기도 하고 난처한 상황에 처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사건으로 기억되는 꿈이 마치 수수께끼 같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꿈이란 무엇이며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행운을 가져오는 좋은 꿈이나 불행을 가져오는 나쁜 꿈이란 있는 것일까? 왜 우리는 의식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부조리한 내용을 꿈으로 꾸는 것일까? 꿈은 과연 그 자체의 논리나 문법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꿈은 도대체 우리 자신의 내면적인 삶과 어떤 연관성을 갖는 것일까? 꿈이란 인간의 무의식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꿈에 대한 다양한 규정
  꿈이 가지고 있는 부조리하고 비합리적이며 언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성격 때문에 꿈에 대해 고대부터 현대까지 수많은 논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꿈을 신과 악령의 계시로 이해한 선사시대 이후 이는 ‘잠자는 사람의 지각활동(아리스토텔레스)’, ‘신체 혹은 질병의 증후(히포크라테스)’, ‘자신의 과거나 집착, 욕구, 열망의 반영(루크레티우스)’, ‘의식 활동의 잔상(키케로)’, ‘영상의 유입(에피쿠로스)’, ‘비자의적인 창작놀이(칸트)’, ‘생리적 자극과 반응(쇼펜하우어)’, ‘인간 영혼의 가계운영(니체)’, ‘심리현상으로서의 소원성취(프로이트)’, ‘집단무의식과 인격 실현으로서의 개성화(융)’ 등 고대부터 현대까지 매우 다양한 언어로 규정돼 왔다.

  꿈이란 무의식의 활동이다
  이러한 오랜 연구 성과를 토대로 말하자면 꿈은 단순히 잠자는 동안의 무의미한 정신활동이 아니라 부조리하고 불합리해 보여도 인간의 내적 정서체험과 삶의 드라마를 담고 있는 무의식의 활동이다. 즉 꿈이란 외형상으로는 비논리적이고 모순처럼 보이지만 스토리가 있는 드라마이며 인간의 심리적 체험이 상영되는 내적 공간이다. 이 심리적 체험의 공간 안에 쓰인 다양한 언어들은 단순히 무의미한 기호의 나열이 아니라 자신의 심리적 삶의 내용과 그 내적 체험의 주관적 해석을 담고 있는 의미 있는 정신적 가계운영의 텍스트인 것이다. 꿈을 꾸고 나서 그것을 해석하지 못한다고 해서 꿈이 무의미하거나 쓸모없는 것이 아니다. 꿈은 자신의 소중한 영혼의 가계 운영을 담고 있는 자기 삶의 텍스트인 것이다.

  현대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트가 “정신적 삶에서 무의식을 알기 위한 왕도”로 꿈의 해석을 들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꿈의 문제는 잠 속에서 경험하는 단순한 주관적 우연적 상상체험이 아니라 자신의 내적 소망이나 욕구, 충동의 동력을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내면적 기호이다. 그는 “꿈이란 (억제되고 억압된) 소원의 (위장된) 성취”라고 말한다. 우리의 삶의 많은 문제들이 어린 시절의 삶과 욕망의 충족, 거절, 갈등, 억압, 만족 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이는 인간의 영혼의 가계 운영으로서의 무의식의 기제와 연결돼 있는데, 이러한 것들이 꿈으로 발현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꿈을 해석한다는 것은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자신의 무의식의 내용에 대한 의식화 작업이자 억압되거나 왜곡된 욕망의 내용에 대한 언어적 설명 작업이기도 하다. 꿈을 해석하는 것은 개인의 삶에서 과거의 체험이나 억압된 소원 및 욕구 불만, 무의식의 문제를 찾는 것이며 이러한 문제들을 표현하는 인간의 정신영역으로서의 문학, 예술, 도덕, 신화, 종교 등 인문자산을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여러 종류의 꿈과
  자신의 내면에 대한 관심
  꿈은 프로이트가 말하고 있듯이 인간의 억압된 소원을 풀어주는 것으로만 볼 수 있는 것일까? 고대 이후 현대까지의 수많은 연구에 따르면 꿈에는 여러 종류와 성격이 있다. 꿈은 잠자는 사람의 자세, 몸의 위치, 신체기관의 활동 등 생리적 심리적 자극과 연관해 꾸는 꿈(‘신경자극-꿈, Nervenreiztraum’과 심리적인 ‘연상-꿈,Assoziationstraum’)이 있고 영상적 언어와 예술적 창작 작업(압축, 전위, 드라마화, 상징화, 이차적 가공)을 거쳐 나온 상징적 비유 언어로서의 꿈이 있다. 또한 의식 속에서 해결되지 못한 다양한 심리적 갈등을 해결하거나 대리 보충하는 소원성취 및 보상으로서의 꿈도 있고 인류의 태고적 삶의 흔적을 계통발생적으로 반복하는 집단무의식의 꿈도 있으며 기억, 통찰, 체험을 통해 자신의 영혼, 인격, 대인관계 등을 보여주고 근원적 자기를 찾고자 하는 ‘개성화(자기실현)’의 꿈도 있다. 즉 꿈은 자신의 욕구와 삶의 이야기를 드러내 주고 스스로 알 수 없는 자기 내면의 무의식을 들여다보고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길라잡이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영혼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의 무의식은 꿈, 농담, 실수 등을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내면의 모습을 소위 ‘무의식’이라고 할 때 꿈의 해석은 자신의 또 다른 내면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한다. 꿈은 창조적 조형적 속성으로 인해 수면 중에 수많은 삶의 가상적 드라마를 만들어내지만 그것을 읽고 해석하며 이를 다시 의식적 삶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일상에서 풀리지 않는 삶의 문제를 깊은 화두처럼 진지하게 몸에 저장하고 잠들어 보면 다음 날 내 무의식의 세계가 나에게 긍정적인 해결의 답을 주는 경험을 하게 된다. 수면 중 내 몸에서 꿈과 무의식, 의식과 영혼이 서로 교섭하며 창조적 정신활동을 한 것이다. 자신의 무의식이 창조적으로 활동하도록 하는 것은 니체의 말처럼 자신의 몸을 긍정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깊은 자기 신뢰에서 비롯된다.

  자신의 내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심리적 체험), 지금까지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과거체험과 생애사),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삶의 목적과 미래), 나 자신의 삶이나 자기 자신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 등에 대한 관심은 꿈이나 무의식, 영혼의 가계 운영 등에 대한 깊은 인문학적 성찰과 공부에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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