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찬 세상에서도 목소리를 내는 청년이 되길 바라요
벅찬 세상에서도 목소리를 내는 청년이 되길 바라요
  • 정혜원 기자
  • 승인 2016.09.26 2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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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그녀지만 처음부터 시민운동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고 어느새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 되는 세상을 꿈꾸게 됐다. 2014년도부터 현재까지 경제 정의 실현을 위한 일에 늘 발 벗고 나서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정치사법팀 유애지 간사(이하 유 간사)를 만나봤다.


 

  대학에서 배운 것을
  사회에 실현하다
  “저는 대학 시절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어요. 정치에 관심도 있었고 학과의 특성상 신문이나 기사를 많이 접하다보니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았죠.” 하지만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며 국내 정세에 관심이 많던 그녀도 처음부터 시민운동 쪽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시민운동에 대한 깊은 지식이나 관심이 있지는 않았어요. 여러 가지 진로를 찾고 계속해서 공부하다 보니 시민운동에 관해 자세히 알게 된 거죠.”

  경실련에서의
 
인생이 시작되다
  “처음에는 제가 관심 있게 배워온 정치외교학과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누군가가 만들어낸 사회나 정책 안에서 살기보다는 내가 직접 뭔가를 만들고 바꿀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죠. 그렇게 골똘히 생각하다가 찾은 길이 바로 시민단체였어요.” 그렇게 시민사회를 꿈꾸던 그녀는 그녀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단체를 찾기 시작했다. “안타까운 얘기지만 우리나라 시민단체 중 역사가 깊거나 규모 있는 단체가 많이 사라진 게 사실이에요. 특히 제가 관심이 있는 정치와 관련된 이슈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단체들은 많지 않아요. 하지만 경실련은 제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단체였기 때문에 이곳에서 일하기로 마음먹었어요. 무엇보다 경실련은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굳은 가치관을 갖고 시민활동을 해요. 이 점이 저를 경실련으로 이끈 것 같아요.”

  기자는 유 간사에게 경실련이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냐고 물었다. “우선 종로구 동숭동인 이곳은 중앙 경실련이라고 해서 경실련의 본부 격에 해당돼요. 그리고 30여 개의 지역에는 각 지역 경실련이 있고요. 중앙 경실련에서는 정부나 국회와 관련된 일들을 처리하고 있고 각 지역 경실련에서는 지방자치 혹은 각 지역의 이슈에 관한 일을 처리하고 있어요.” 이어 그녀는 경실련이 하고 있는 구체적 활동을 소개했다. “저희가 하고 있는 활동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다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요, 우선 경제정책팀은 재벌과 기업 문제를 다루고 있어요. 세제개편안이나 최저임금 문제가 대표적이에요. 그 다음 사회정책팀에서는 보건·의료와 관련된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요. 또한 높은 전·월세비 때문에 청년들이 집 구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보니 전·월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소비자정의센터의 경우에는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고요. 다음은 제가 일하고 있는 정치사법팀인데요. 저희 팀에서는 정부, 국회, 사법 분야의 권력기관들을 감시하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 중에서는 저는 정치제도 개혁과 국회의원 관련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고요.”

  경실련에서는 대학생들과 함께하는 활동도 진행 중이다. “대학생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에는 대표적으로 대학생 인턴과 대학생 서포터즈단이 있어요. 저희와 함께 시민운동도 하고 퍼포먼스도 하며 직접 시민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죠. 물론 이 두 가지 활동 외에도 저희는 언제든지 자원 활동을 할 사람을 모집합니다. 실제로 저희에게 연락해서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도 많고요. 저희는 항상 열려있답니다(웃음).”

 
경실련 때문에 겪은 슬럼프,
  경실련으로 극복하다
  그녀가 경실련에서 활동하는 동안 늘 행복한 일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시민운동을 하다보면 가끔 허공에다 소리를 지르고 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많은 시민단체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잘못된 정치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이뤄내지 못한 걸 알기 때문에 제가 열심히 활동을 한다 하더라도 ‘저들은 내 말을 듣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그렇게 1년 정도 일하다 보니 슬럼프가 찾아왔어요. 엄청난 회의감도 들었고요.”

  그 후 힘든 시기를 보내던 그녀에게 어느 날 슬럼프를 극복할 사건이 찾아왔다. “저희 경실련에서는 국회의원 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매년 국정감사를 보며 의원들을 평가하고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 시 했던 발언이나 출석률 등을 분석해 평가하기도 해요. 그 당시에도 그렇게 평가를 진행한 후 발표를 했는데 국회의원실로부터 엄청난 항의전화가 온 거예요. 심지어 어떤 국회의원실에서는 평가 내용을 정정하지 않으면 할복까지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 정도로 사활을 걸겠다는 거겠죠. 전 그때 느꼈어요. 내가 외치는 말들을 나 혼자만 듣고 있던 게 아니라는 걸요. 저들은 제 말을 애써 무시하고 있던 것이고 제가 하는 일이 결코 의미 없는 일이 아니었던 거죠.”

  아직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멀었음을 절감하다
  기자가 경실련 활동 중 기억에 남는 게 무엇인지 묻자 유 간사는 “좋았던 기억은 앞서 말했던 의원실로부터 항의전화가 왔던 일이에요. 그리고 나쁜 쪽으로 기억에 남는 일은 올해 20대 총선 전에 선거구획정의원회가 제 역할을 잘 못해서 저희가 항의 기자회견을 하러 건물 앞에 찾아 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선거구획정위원회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와 기자회견을 못하게 제지하는 거예요. 저희에게 심지어 ‘우리 땅이니 나가라’, ‘경실련 앞에서나 해라’라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더라고요. 결국 저희는 쫓겨났고요.”라고 말했다. 유 간사는 이 사건으로 씁쓸함을 느꼈다고 한다. “어떻게 공공기관이 ‘남의 땅’이 될 수 있겠어요.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선거관리위원회 청사이기 때문에 국민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공의 장소이지 그들의 사유지가 될 수 없어요. 이 일을 겪은 후 ‘우리나라 공무원들의 인식 수준이 이것 밖에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착잡해졌어요.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 공직 사회가 많이 열리고 바뀌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도 갈 길이 멀었다고 느꼈죠.”

  열심히 일하는 모든 이들이
 
대접받는 사회를 꿈꾸며
  모든 사람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게 그녀와 경실련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이다. “‘경실련’이라는 이름에서부터 경제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시민들이 모인 단체라는 것을 알 수 있잖아요. 이 이름처럼 저희의 목표는 결국 우리사회의 부정부패나 양극화 문제를 없애고 모든 국민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거예요. 지금 우리사회는 불로소득과 같이 돈이 돈을 버는 경우가 더 대접받고 살지만 저희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살 수 있는, 누구나 대접받고 살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해요. 다시 말해 일부 소수 엘리트가 아닌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 되고 그들이 주권을 잘 행사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꾸는 거죠.”

  덧붙여 그녀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취업이나 각자가 처한 상황 때문에 삶이 힘들다는 거 알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나 시민운동에 관심을 갖고 꼭 참여해줬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게 어렵다면 정부나 정치인들의 활동을 지켜보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도 좋아요. 생각해보면 우리는 정부나 정치인이 만든 사회적 틀 안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잖아요. 청년들 개개인의 관심을 모아 그 틀을 바꿔야지만 우리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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