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가 당연한 사회에 반기를 들다
연애가 당연한 사회에 반기를 들다
  • 김유빈 기자
  • 승인 2017.06.05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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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송 작가 인터뷰


  장 자크 루소에 따르면 인간의 자유는 원하는 것을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원하지 않는 것을 하지 않는데 있다. 연애가 당연시되는 이 사회에서 ‘연애하지 않을 자유’를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전방위 무정형 비연애 인구 전용잡지 ‘계간홀로’의 편집장이자 책 ‘연애하지 않을 자유’의 작가인 이진송 씨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계간홀로’는 어떤 잡지인가요?
  ‘비연애’를 다루는 독립잡지입니다. 2013년 2월 14일에 처음 발행했고 현재까지 총 10호가 발행됐습니다. 오는 8월에 11호가 발행될 예정입니다. 잡지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텀블벅’을 통해 후원을 받아 제작됩니다. 잡지에서는 ‘솔로’와 ‘커플’의 계급화를 거부하며 ‘비연애’의 자연스러움을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비연애’는 단순히 ‘연애를 하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연애’로 인정하지 않는 성소수자, 장애인, 청소년 등의 연애 역시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그리고 성별 권력 불균등이나 데이트 폭력 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비연애’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랫동안 ‘비연애’ 상태를 유지하고 주변의 연애를 관찰하다 보니 연애를 정상적인 것, 능력을 입증하는 것으로 보고 연애를 하지 않는 상태를 ‘웃프고’ ‘짠하고’ ‘탈출해야 하는 것’으로 보는 미디어의 재현이나 세상의 시선에 의문을 가졌습니다. 또, 어떤 연애는 권장되는 반면 어떤 연애는 그렇지 않습니다. 가령 성소수자의 연애는 A 대위의 사례처럼 유죄가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사회에서 비가시화되고 억압되는 연애가 있는 것을 보고 연애의 층위가 다양하며 이것이 이데올로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사회가 정의하는 협소한 ‘연애’의 의미 바깥을 탐색하게 됐습니다.

   ‘비연애’에 대한
지인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지인들은 응원해주고 재밌어합니다. ‘비연애’의 폭이 단순히 ‘연애하지 않는 상태’를 넘어 다양한 방면으로 넓어질 수 있도록 도와준 것도 지인들이죠.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연애와 ‘비연애’ 경험을 공유해주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책 ‘연애하지 않을 자유’는
어떤 내용인가요?
  ‘계간홀로’의 내용과 그간 ‘비연애’에 대해 연재했던 칼럼을 엮어 작년에는 ‘연애하지 않을 자유’라는 책도 출판했습니다. ‘연애하지 않을 자유’는 허먼 멜빌의 책 ‘필경사 바틀비’에서 따온 표현이에요. 연애를 ‘하지 않음’도 실천이고, 체제에 저항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 않을 자유’가 없는 ‘할 자유’는 강요에 불과하기 때문
입니다.

  ‘계간홀로’에 실리는 다양한 글은
어떤 분들이 기고해주시나요?
  저의 지인들도 있지만 주로 SNS등을 통해 ‘계간홀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기고해주신 분들이에요. 얼굴 한 번 못 본 분이 대부분입니다. 기존의 연애 담론에서 이야기할 기회가 적었던 성소수자, 젠더퀴어, 무성애자 등의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필진들도 있고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연애 담론을 짚어주는 분들도 있습니다.

  ‘계간홀로’ 발행 외에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로서는 잡지를 꾸준히 발행하고 기고를 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현재 우리사회에 ‘계간홀로’에서 다룰 내용은 넘쳐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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