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의 예상에서 벗어나세요
다른 사람들의 예상에서 벗어나세요
  • 이예림 기자
  • 승인 2017.09.18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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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한 대학생은 막연히 사회적 기업을 세우겠다는 꿈을 꾸다가 소프트웨어 테스팅 전문 기업 ‘테스트웍스’를 창업했다. 테스트웍스는 ‘2017년 여성친화적 사회적 기업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인정받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에 기자는 테스트웍스의 윤석원 대표(이하 윤 대표)를 만나봤다.


<제공/ 테스트웍스>

  신문방송학에서 소프트웨어 테스팅까지
  윤 대표는 유학 시절 우연히 듣게 된 교양수업을 통해 소프트웨어 테스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저는 한국에서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지만 늘 사회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미국으로 유학을 갔어요. 유학 중에 우연히 컴퓨터공학과 관련된 교양수업을 듣게 돼 제 인생 의 방향이 바뀌었어요.” 담당 교수도 칭찬했을 정도로 컴퓨터공학에 재능을 보인 그는 컴퓨터공학부 석사로 코넬대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그는 졸업한 후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해외 기업에 입사한다. “처음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을 했어요. 회사를 다니다가 우연히 소프트웨어 QA(소프트웨어가 기획 의도와 목적에 맞게 구동하는지 검사하고 결함을 발견하는 직무)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됐어요. 소프트웨어 테스팅의 한 분야인 소프트웨어 QA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소프트웨어 테스터가 됐죠.”

  기자는 국내에서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소프트웨어 테스터라는 직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인지 물었다. “소프트웨어 테스터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과 같은 소프트웨어에서 결함과 보완점을 찾고 평가해요. 그리고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된 후에는 업데이트한 기능의 호환이나 결함을 확인해요. 만약 소프트웨어가 출시되기 전이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한 후 결함이 발견되면 개발자에게 이를 수정하도록 요청하죠. 이처럼 소프트웨어 테스터는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를 높이는 직업이에요.”

  예상하지 못했던 만남
  윤 대표는 경력단절여성을 고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대학생 때 탈북청년과 함께 했던 활동이 잊히지 않아 회사를 다니면서 탈북청년들에게 소프트웨어 테스팅을 교육하는 봉사활동을 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경력단절여성들에게 소프트웨어 테스팅 강의를 하게 됐어요.”

  그는 강의를 하면서 경력단절여성의 상황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경력단절여성은 단지 나이가 많고 오랫동안 일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취업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일에 대한 열정도 있고 일을 수행할 역량이 충분히 있었는데도 말이죠. 저는 그들에게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이후 그는 회사를 창업하고 세 명의 경력단절여성을 고용해 그들을 3개월 동안 인턴으로 일하게 했다. “사실 탈북청년들과 함께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기에 아쉽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함께 일을 하고 싶어요. 그래도 경력단절여성 직원 모두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 더 많은 경력단절여성 직원들을 교육하고 고용할 수 있었어요. 테스트웍스가 진정한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능력을 잘 발휘한 경력단절여성 직원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역량을 발휘하도록 기다려요
  테스트웍스는 경력단절여성뿐만 아니라 장애인도 고용한다. 그는 장애인 직원들과 일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장애인 직원들 중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직원이 있어요. 일반적으로 발달장애인은 섬세하며 반복 작업에 강한 면모를 보여요. 이런 면이 소프트웨어 테스터와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러나 소프트웨어 테스터는 고객과 끊임없는 소통을 해야 해요. 자유로운 소통이 되지 않는 일부 발달장애인 직원은 소프트웨어 테스터가 아닌 다른 업무를해요.”

  하지만 그는 신뢰감을 갖고 끊임없이 장애인 직원들을 교육해 이들과 함께 일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사회적 기업이기 때문에 장애인 직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교육할 뿐이에요. 저를 포함한 직원들은 장애인 직원들에게 간단한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회사 차원에서는 장애인 직원들을 배려할 수 없어요. 우리는 자활단체가 아니라 영리를 추구하는 하나의 기업이니까요. 그래서 장애인 직원들도 비장애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업무를 해낸 성과에 따라 차등적으로 연봉을 협상해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저에게는 똑같은 직원이에요.”

  그는 장애인 직원들과 일하며 힘든 점도 있지만 보람을 더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발달장애를 가진 한 직원은 우리 회사에서 일하기 전에는 자신이 가족에게 짐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대요. 그런데 테스트웍스에서 일을 하면서 이 생각이 바뀌고 자신의 인생에 당당해졌어요. 이렇게 우리 회사에 다니면서 변화하는 사람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어요.”

  누군가의 멘토가 된다는 것
  윤 대표가 지금의 테스트웍스를 운영하는 데에는 그의 멘토들의 힘이 컸다. “소프트웨어 테스팅과 연관이 없는 학과를 나와 테스트웍스를 운영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저에게 조언해주며 저를 도와준 멘토들 덕분에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어요.” 그는 자신도 누군가의 멘토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늘 누군가의 멘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멘토가 없었더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테니까요. 그렇기에 다른 누군가가 저의 도움으로 기회를 얻을 수 있길 원했어요. 경력단절여성과 장애인에게 소프트웨어 테스팅을 교육하고 테스트웍스에서 일할 기회를 주는 것도 이런 생각에서 나왔어요.”

  진정한 사회적 기업으로 나아가다
  기자는 윤 대표에게 개인적인 바람을 물었다. “제가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다 보니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사회적 기업을 세우고 그 안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하지만 기업의 이미지를 홍보하거나 기업을 운영하면서 정부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기 위해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이런 기업에서는 경력단절여성과 장애인들이 일하면서 역량을 발휘하기가 어려워요. 우리 회사는 아직 규모가 크지 않지만 직원들이 꾸준히 발전하고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죠. 저는 우리 회사 같은 사회적 기업이 많이 설립돼 다양한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뛰어난 소통 능력, 냉철한 판단력
  기자는 윤 대표에게 덕성여대 학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물었다. “앞으로 기회는 많아요. 특히 소통이 더 많이 필요한 시대가 다가오면서 소통을 잘하는 사람들은 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일을 할 때는 냉철한 판단력이 필요해요. 업무를 판단할 때 개인적 감정이 업무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되니까요. 이 두 가지를 명심하고 다른 사람들의 예상에서 벗어난 길로 당당하게 걸어가세요. 그러면 이 사회에 꼭 필요하고 뛰어난 인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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