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20의 대표 통감자(김윤수), 편집장 유디트(이은솔)와의 인터뷰
고함20의 대표 통감자(김윤수), 편집장 유디트(이은솔)와의 인터뷰
  • 나재연 기자, 이수연 기자
  • 승인 2017.09.26 1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함20 대표 통감자(김윤수)
고함20 편집장 유디트(이은솔)

  고함20에 어떻게 들어오게 됐나요?
  통감자 : 고함20 기사 자체가 고함20에 지원하게 된 동기인 것 같아요.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고함20 독자였어요. 고함20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사를 보면서 콘텐츠와 내용이 멋지다고 생각해 고함20 기자가 되고 싶었죠. 하지만 막상 스무 살이 되고 나서 바로 고함20에 지원한 건 아니었어요. 고등학생 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성인이 됐는데 재미있는 일도 없고, 학교생활도 마음에 안 들었어요. 학생회에서 활동하다가 이를 그만두기도 했죠. 무언가를 해야 하긴 했는데 그대로 생활하기는 싫었어요. 그때 예전부터 관심이 갔던 고함20이 떠올랐죠. 저는 고함20이 창간될 때부터 추구해온 가치가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고등학생 때부터 관심 있던 고함20에 지원하게 됐죠.

  유디트 : 저는 항상 정리되고 다듬어진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도입, 주장, 결론의 구성을 갖춘 글에 이와 관련된 사진을 첨부해보고 싶었어요. 보통은 그런 글을 써볼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어 정형화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만 하던 와중에 고함20에서 수습기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고함20에 지원하게 됐어요.

 

  기자들마다 각자의 닉네임을 갖고 있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통감자 : 실명을 사용하려는 기자들은 실명으로 기사를 쓰기도 했어요. 하지만 기사를 작성할 때 닉네임을 사용하면 그 기사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요. 논란이 될 만한 글을 썼을 때 그 내용에 반대하는 누군가가 나의 실명을 알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는 확실히 다르잖아요. 물론 이메일은 공개하고 있지만 공격을 받을 위험이나 부담감은 확실히 줄죠.

  참고로 제 닉네임은 통감자인데, 아무 생각 없이 지었어요. 한 동료가 닉네임에 의미를 부여하면 나중에 부끄러울 수도 있으니 좋아하는 음식을 닉네임으로 쓰라고 조언했죠. 일단 제가 감자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중에서도 감자튀김을 좋아해서 감자튀김을 닉네임으로 정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그 닉네임을 사용했던 기자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감자를 이용한 다른 요리 중 통감자가 생각나서 통감자를 닉네임으로 정했어요. 

  유디트 : 제 닉네임인 유디트는 성공회 성직자를 준비하는 친구가 장난처럼 지어준 세례명이에요. 나중에 알고 보니 유디트는 직접 적장에 들어가서 적국 아시리아 장군의 목을 베고 조국을 구한 여인이더라고요. 일화가 호전적이고 멋지다고 생각해서 유디트를 닉네임으로 결정했어요. 다른 기자들의 닉네임에 비해 진지하다는 느낌도 있긴 하지만요.
 

  고함20에서 활동하며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유디트 : 저는 좋은 동료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제일 좋아요. 고함20에서 활동하면서 동료들과 만나서 우리가 쓴 글에 대한 진지한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어요. 저는 여대를 다니고 있는데, 사실 여대처럼 여성 혐오적으로 나를 공격하는 사람이 적은 환경은 드물잖아요. 또 내가 어떤 주장을 하든 이에 대해 공격받지 않고, 내가 주장한 것에 대해 토론할 준비가 돼있는 공동체는 별로 없죠. 고함20에서는 내 의견을 말할 때 공격을 받을까 봐 걱정하지 않고 모두가 동등하게 토론할 자리가 마련돼 있는 게 좋았어요. 기사도 마찬가지예요. 내 기사를 보고 트집을 잡으려는 마음이 아니라 더 좋은 기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잖아요. 악의 없고 진실 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좋은 동료들을 만났다는 게 제일 좋아요.

  통감자 : 저도 좋은 동료를 만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서 페미니즘에 대한 얘기를 했을 때, ‘그럼 남자는?’하고 태클을 거는 사람이 없어서 감정적 소비를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내가 쓴 글에 대한 양질의 첨삭을 주기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요. 덕분에 글을 쓰는 실력도 늘고 있고요.


  고함20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페미니즘이 주제인 기사가 참 많아요. 페미니즘이 주요 콘텐츠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통감자 : 2015년 정도부터 사람들이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잖아요. 그때쯤 고함20에서도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고 이를 잘 아는 기자가 페미니즘과 관련된 양질의 기사를 작성했죠. 그 기사를 읽고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고함20에 지원하기 시작했어요. 이로부터 고함20에서는 페미니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다뤄야겠다는 무언의 합의가 이뤄진 것 같아요.

  유디트 : 처음에 고함20의 정체성은 청년이었지만, 요즘 고함20의 정체성은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만큼 고함20에서는 페미니즘을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여기고 있어요. 또한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고요.

  통감자 : 처음 고함20이 창간될 때는 청년 문제를 제기하는 곳이 얼마 없었죠. 그때는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베스트셀러였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생각이 깨졌고, 그에 따라 청년 담론의 필요성은 전처럼 크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는 현재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20대로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지점에 페미니즘이 있다고 봐요. 저희는 언제나 현재 가장 중요한 사회 문제에 대해 다루려 해요. 만약 페미니즘이 아닌 다른 문제가 중요했다면 고함20은 그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통감자 : 글쎄요. 고함20에서 청년 문제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우리도 청년이잖아요. 그래서 문제를 다룬다기보다는 이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고 있죠. 그래서 그런지 ‘힘내’라는 말은 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저희도 힘이 안 나는데 ‘힘내세요’같은 말은 맞지 않을 것 같아요. 저도 같은 청년으로서 함께 있다는 말밖에 할 수 없네요. 함께 있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