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지지 않은 그들
책임지지 않은 그들
  • 정지원 정기자
  • 승인 2018.03.1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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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018년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하 OT)’이 많은 학우의 불만과 함께 진행됐다. OT에서는 일정이 늦어져 계획했던 일정을 진행하지 못하거나 많은 신입생과 인솔자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한 미리 준비했던 물품이 부족하거나 인솔 도중 차질이 생기는 등의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이에 학우들은 OT가 끝난 이후까지도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너나들이’ 전 총학생회(이하 전 총학)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피드백과 OT 결산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학우들이 이에 대해 전 총학으로부터 받은 답변은 ‘사퇴문’이었다. 전 총학은 사퇴문을 올리기 전, 학우들이 피드백을 요청한 여러 문제 가운데 일부의 사안만을 선택해 이에 대한 원인과 사과를 담은 글을 우리대학 커뮤니티에 게시했다. 이후 전 총학이 선택적으로 피드백한 점을 학우들이 지적하자 사퇴문을 올린 것이다. 사퇴문에는 이번 사태에 대한 정확한 원인과 그에 대한 해결 방안, 피해를 받은 학우들에 대한 사과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전 총학이 우리대학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게시한 사퇴문에는 ‘건강이 악화될 만큼 열심히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결산안을 올렸으며 횡령하지 않았으나 의심되면 고소를 해도 괜찮다’ 등의 말이 담겨있었고, 함께 올렸던 OT 결산안은 모든 영수증이 첨부돼 있지 않아 정확한 자료인지 알 수 없다.

   이에 학우들은 전 총학이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일에 대한 내용보다 핑계로 보이는 내용과 자신들의 노력을 알아달라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자신의 위치에서 져야 하는 책임을 간과하고, ‘사퇴’라는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었다. 그러나 전 총학은 학우들의 비난을 뒤로한 채, SNS를 탈퇴하고 휴학을 했다.

   한 단체의 리더가 돼 일을 도맡아 진행하고 이끌어가는 것은 언제나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러나 전 총학이 이를 모르는 채 ‘총학생회장단’으로 출마했을 리는 없을 것이다. 전 총학생회장은 전 사회대 정학생회장을, 전 부총학생회장은 전전 총학생회의 홍보국장을 맡아 지난해 있었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해보지 않았던가. 학우들은 지난해 단과대 정학생회장, 그리고 전전 총학생회의 국장이었다는 그들의 경력을 믿고 그들이 지난해 12월에 총학생회장단으로 출마했을 당시 지지해줬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이들의 비난으로 끝을 맺게 돼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일에 책임을 졌어야 했지만, ‘사퇴’로서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다른 누군가에게 전가했다. ‘책임’은 그 자체로 무겁다. 전 총학은 책임의 무게를 간과했고, 너무 쉽게 떠나버렸다. 필자는 무책임하게 떠나버린 그들이 어리석었다고 생각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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