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다
남북정상회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다
  • 손정아 기자, 정지원 기자
  • 승인 2018.05.14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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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은 분단 이후 총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2000년과 2007년에 이어 지난 4월 27일, 11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많은 사람의 이목이 ‘2018 남북정상회담’에 집중됐다. 평양에서 열렸던 지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달리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판문점 남측에 위치한 평화의집에서 진행됐다. 그렇다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어떤 논의가 이뤄졌을까?

 

<출처/연합뉴스>



  11년 만에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그 이전은 어땠는가
  남북정상회담은 남한과 북한의 최고 당국자가 만나 남북의 현안을 포함한 화해와 협력을 논의하는 회담이다. 남북 분단 이후 남북정상회담은 2000년과 2007년, 그리고 이번에 진행된 2018 남북정상회담까지 총 3차례 이뤄졌다.

  분단 이후 첫 남북정상회담(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2000년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됐고 남북 정상은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후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했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 시기인 2007년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으며 당시 남북은 10·4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지난 3월 29일, 남북은 ‘2018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할 날짜를 포함한 3개 항목의 합의가 담긴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그리고 지난 4월 27일, 11년 만에 ‘2018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됐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하 판문점 선언)을 공동 발표했다. 이에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 이규창 선임연구위원(이하 이 선임연구위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한반도의 전쟁 위기가 고조됐다”며 “그러나 판
문점 선언문의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이 사라지고 평화가 시작되려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판문점 선언에 담긴 앞으로의 한반도는?
  지난 4월 27일에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체 3조 13개 항으로 이뤄진 판문점 선언을 공동 발표했다. 판문점 선언은 크게 남북의 관계개선과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 정전상태의 종식과 평화체제의 수립으로 볼 수 있다. 판문점 선언의 각 조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우선 판문점 선언의 1조는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남북의 협력과 교류를 다방면으로 늘리겠다는 내용으로, 남북 정상은 △개성지역에 민간교류와 협력
을 위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남북적십자회담 개최 △이산가족·친척상봉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이 선임연구위원은 “남북이 각 분야에 대한 대화나 교류를 계속 이어간다면 판문점 선언이 잘 이행될 것이며 남북은 보다 진일보한 관계로 나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분단 이후 남북은 군사적 긴장 아래 놓여 있었다. 2010년 3월 26일에 일어난 천안함 피격사건이 그 예다. 그러나 남북은 판문점 선언 2조를 통해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고자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선언했다. 이에 이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군사분계선과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에 많은 군사적 충돌이 있었다”며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서해 북방한계선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겠다는 판문점 선언에 한반도의 평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판문점 선언이 발표됨과 동시에 가장 화두가 된 조항은 3조다. 판문점 선언의 3조는 남북이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는 내용의 3조 4항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이에 이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진행될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봐야겠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봤을 때 비핵화 사안은 진전되는 모습
을 보일 것이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체제를 보장받길 원한다”며 “이 점이 해결된다면 일각에서 우려하는 위장 평화는 기우에 불과할 것이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국민들 88% ‘잘됐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한국갤럽이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88%가 ‘잘됐다’고 답했고, 5%가 ‘잘못됐다’고 답했다. ‘잘됐다’고 답한 877명에게 ‘잘됐다’고 보는 이유를 물은 결과 ‘남북 대화 재개·만남 자체 의미’가 20%, ‘신뢰·소통·화해·교류 협력 등 관계 개선’이 18%, ‘비핵화·핵 포기’가 11%였으며 ‘평화 체제 구축’과 ‘종전 선언·전쟁 종식’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한국갤럽의 조사에서 이번 합의를 북한이 잘 지킬 것이라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58%가 ‘잘 지킬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2015년 8월 25일에 했던 남북 고위급 협상 직후 이뤄진 조사의 결과와는 다른 모습이다. 당시 조사에서는 북한이 합의를 잘 지킬 것이라고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17%가 ‘잘 지킬 것’이라고 응답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판문점 선언 이전에 체결된 남북합의서는 일회성에 그쳤고 정기적 회담과 교류를 이어가겠다는 내용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판문점 선언문의 1조 1항은 합의된 사항의 이행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북정상회담을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도 있어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도 있다. 한국갤럽의 설문조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잘못됐다’고 평가한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묻자 24%가 ‘가시적 성과 없음·확실한 것이 없음’이라고 답했으며 19%가 ‘북한 신뢰 못함·진정성 없음’, 18%가 ‘보여주기 식’이라고 답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한반도 평화를 이루기 위한 핵심 과제인 북핵 폐기 문제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남북정상회담 그 이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많은 이들이 앞으로 한반도의 정세가 어떻게 바뀔지 관심을 갖고 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이산가족 상봉이나 예술단 공연 교류처럼 사회·문화적 교류에 대한 부분에서 진전이 있다”며 “곧 있을 북미정상회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개성공 단과 같은 경제협력이 이뤄지면 대북제재가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북은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내용을 차근차근 이행해나가고 있다. 판문점 선언 2조에서 합의한 ‘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과전단살포의 중지’가 지난 1일부터 시행됐다. 또한 남북은 표준시간상 30분의 차이가 있었는데, 지난 5일부터 북한이 남한의 표준시간에 맞추면서 남북의 표준시간이 통일됐다. 판문점 선언이 공동 발표되고 남북은 서로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북미정상회담이 6월 13일 싱가포르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그리고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되기 앞서 △한미정상회담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의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아시아안보회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등 여러 중요한 일정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는 앞으로 한반도를 넘어서 전세계의 평화의 문을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국민들의 의지가 같이 격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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