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 청산
적폐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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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0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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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도 어느덧 11월로 접어들었다. 우리사회는 올해를 여러 가지 분기점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다음 달에 실시했어야 했던 대선이 지난 5월에 이미 진행됐고, 이로써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다. 이는 많은 국민에게 새로운 경험이었으며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 과정이었다. 변화의 열망이 컸던 만큼 이를 체감하고자 하는 열망 역시 우리 안에 강하게 남아있다. 이를 보여주는 사례가 소위 말하는 ‘적폐 청산’이라고 생각한다. 적폐의 사전적 의미는 ‘오랫동안 쌓여 온 폐단’을 의미한다. 오늘날 한국에서 ‘오랫동안’이라는 기간에 대해 사람들은 지난 두 정권이 지속해 온 시간이라고 말한다. 언론, 국정원, 사법기관 등 참으로 다양한 곳에서 과거의 폐단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 일부는 새로운 국가 비전과 발전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얽매인 행태를 보이는 이들을 비판하기도 한다. 여기에 대해 사회관계망에서는 이런 말이 돌고 있다. ‘적폐 청산에 대한 비난은 아직 짓지도 않은 집에 들어가 살자고 우기는것과 같다.’ 집을 완공해야 사람이 살 수 있듯이 일에도 순서가 있다는 말이다.

  수많은 갑론을박을 거듭해도 적폐 청산에 대한 열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사회에 곪아 터진 부분이 많다는 것을 반영한다. 언론을 장악하고 악용하는 과정에서도 그렇고,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사찰에서 또한 그러하다. 국방, 사법 등 정부 각 분야에 만연하는 갑질 속에는 오랜 기간 쌓인 적폐가 어떤 영향을 줬는지 드러난다. 상식적 사회구성원이라면 과거의 적폐가 우리사회를 얼마나 심각한 질곡에 빠트렸는지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에서 지금 진행 중인 적폐 청산은 시간과 자원의 투입이 있더라도 당분간 지켜볼 가치가 있다. 최근 과거 권력이 언론을 장악했던 과정에 대한 적폐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국정원이 청와대 고위직에 정기적으로 활동비를 상납했다는 실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도 밝혀졌다.
 
  과거를 정리하는 것으로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는 없다. 역사적으로 미래를 바라보지 않은 정부는 실패를 거듭해왔다. 그렇다고 적폐로 규정할 수 있는 과거를 잊고 지나가서는 안 된다. 한국사회는 간혹 집단 망각에 빠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혹자는 우리사회의 이러한 단면을 끊는 냄비에 비유하기도 했다.

  끓어오르는 열기만큼 빠르게 식기도 해서 어떤 사건으로 교훈을 얻기도 전에 이를 망각하는 행태를 빗댄 말이다. 지금 한국사회는 망각하기에 너무나 큰 고통과 갈등을 던져준 과거의 적폐와 싸우는 중이다. 진행 중인 적폐 청산의 최종 귀착점이 어디로 향할지는 모른다. 다만 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충분히 과거를 직시하고 유사한 폐단이 반복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지난 잘못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일에 우선하는 것은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명확히 정리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책임과 반성이 진행될 때 사람들은 비로소 용서의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과거에 얽매인다는 이유로 우리가 지난 정권의 잘못된 일들을 정확히 정리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지금 말하는 적폐는 언제든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이제 두 달 남짓 남은 올해 안에 많은 적폐 문제가 정리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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