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을 지키자
기본을 지키자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4.06.10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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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지키고 갖추어야 할 기본자세와 역할이라는 것이 있다. 가정에서는 자녀로, 부모로, 사회에서는 조직원의 일원으로, 우리는 덕성여자대학교의 구성원으로, 국가에서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와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그런데 이제는 어느 단위 조직에서도 기본적인 자세와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할 수도 기대할 수도 없게 되었다.

 며칠 전 고 삼 아들이 자신의 김밥을 먹었다고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기사가 충격을 주었다. 입시생이라는 명분으로 가족 구성원은 암암리에 자녀의 기본자세에 대한 면죄부(?)를 주었던 작은 허용이 큰 화를 불러 일으켰다. 사실 거의 모든 가정에서 입시생은 열외인 것이 당연하며 오히려 그들에게 어떤 역할이나 태도를 요구하는 것이 이상한 것이 되었다.

 식당과 자연관을 연결하는 복도에서 교수가 문을 열고 학생들이 다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가는 것을 당연해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당황해 하는 것이 우습게 되어 버렸다. 식당 바닥에 버려진 쓰레기와 머리키락과 휴지로 얼룩진 세면데 위로 잠겨지지 않은 채 물이 흐르는 수도꼭지. 한 줄로 서있는 화장실에서 무심히 앞으로 가는 모습.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통로 한복판에서 자신의 예술(?)을 하기 위해 금줄을 치고 페인트 뿌리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모습에서 덕성인으로서 지키고 배려해야할 기본적인 약속과 자세는 찾아볼 수 없다.

 탄핵을 할만한 중대한 사안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없이 처리한 국회에도 책임은 있겠지만 위헌, 위법은 했으되 그 정도는 중대하지 않으니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과 도덕성에 큰 흠집이 갔음에도 국민에게 그 동안의 혼란과 불안에 대한 진지하고 진심으린 사과도 없이 승이를 자축하는 대통령을 바라보면서 국가의 기본인 법류과 헌법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초등학교 도덕책에 나오는 나라를 구한 네덜란드 소년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어리고 많이 배우지 못한 작은 소년도 작은 틈새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시간이 지나면 큰물이 되어 해면보다 낮은 나라를 물바다로 만들 것을 알고 죽기까지 막아 나라를 구했는데 대학교육을 받고 있는 우리는 휴지는 휴지통에 버려야하며, 수돗물은 사용후에는 잠궈야 하고 통로는 함게 사용하는 것이니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것을 정말 모르는 것일까? 이 정도쯤이야 혹은 나는 이런저런 중차대한(?) 명분을 가지고 있으니까 하며 지키지 않는 작은 기본이 가정을 흔들고 조직과 사회, 국가의 존립 자체를 흔든다는 것을 잊지 말자.

 명분과 무관심에 가려 무너져가는 기본을 키지자. 기본 꼭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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