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1일
다큐 1일
  • 이수현 기자
  • 승인 2011.11.09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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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보다 일찍, 또 우리보다 늦게까지 학교에 머물면서 우리를 위해 근무하는 고마운 분들이 있다.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묵묵히 애쓰지만 정작 우리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쾌적한 환경을 위해 수고해주시는 미화원분들, 학교 통학을 도와주는 스쿨버스 기사님, 학우들의 허기를 채워주는 학생식당의 조리원분들의 하루 일과는 어떨까? 출근시간부터 퇴근시간까지, 그들의 하루를 취재해봤다.

 

보다 쾌적한 환경을 위해, 미화원 

   오전 7시, 평소보다 이른 시간 찾은 학교의 모습은 어딘가 낯설고 고요하다. 찬 공기를 뚫고 서둘러 미리 취재 양해를 구한 미화원 이명숙 씨를 찾았다. “덕성여대신문사에서 오셨죠? 기다리고 있었어요.” 벌써 청소를 어느 정도 시작한 후였다. 우리대학 미화원의 정해진 출근시간은 8시지만 대부분 그보다 이른 7시 혹은 더 일찍 출근해 청소를 시작한다. 수업이 시작되는 9시 전에 적어도 교실 청소는 끝내야 하는데 제 시간에 출근해선 어림도 없단다. 촉박한 시간에 아침마저 거르고 출근한다는 이명숙 씨는 “나야 조금 일찍 일어나더라도 더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이 학생들 입장에서는 좋지 않겠냐”며 미소 지었다. 이 시간이 하루 중 가장 바쁜 시간이다.

  오전 11시 30분, 오전 업무를 마치고 1시까지 점심식사 및 휴식시간이다. 그동안 학생회관의 쉼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고 근처 집에 가서 식사를 마치고 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학교에 마련된 쉼터의 경우 많은 인원을 수용할 만큼 넓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건물 내 창고 같은 곳에서 식사를 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자님도 들어와서 쉬세요” 라는 소리에 따라 들어가 본 곳은 1평 남짓한 창고였다. 이곳에서 그녀들은 두루마리 휴지를 의자 삼아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다고.

  오후 1시, 다시 오후 업무가 시작된다. 오전과 다를 바 없이 학우들이 다녀간 화장실을 수시로 치우고 빈 강의실을 찾아 정리하는 일과 쓰레기 분리수거가 주 업무다.

  오후 5시, 담당 구역에 따라 퇴근시간도 각자 다르지만 대부분 5시면 일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옷을 갈아입기 위해 쉼터에 모인 이들에게 잠깐 단체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물었다. 쑥스럽다며 망설이던 이들은 이내 “빨리 찍으셔야해요~”라며 촬영에 응했다.

 

편한 통학 길을 위해, 스쿨버스 운전기사

  오전 7시 30분, 수유역에서 학교로 오는 스쿨버스의 첫 운행시간은 8시다. 때문에 기사님들은 30분 전 출근해 후문 경비실에서 운행 준비를 시작한다. 취재를 위해 7시 30분 그 곳을 찾아 스쿨버스 기사님 세 분을 만났다. “커피 한 잔 드세요” 라며 커피를 건넨 분은 가장 먼저 도착한 안형준 씨였다. 뒤 이어 두 기사님이 도착했다.

  오전 8시, 첫 차가 출발한다. 매일 다르지만 오늘의 첫 차는 권기대 씨가 운행한다. 수유역 인근에 위치한 정류장에 학우들이 첫 버스에 올라타고 이어 “안녕하세요.” “네, 어서오세요.” 인사가 오간다. 학우들을 학교에 내려준 뒤  권기대 씨는 “방금 14명 탔어”라고 말했다. 항상 버스에 탑승하는 학우들의 수를 체크하고 있다는 그는 학우들의 스쿨버스 이용이 낮은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오후 12시, 스쿨버스 오전 운행을 마치고 2시간 동안 점심식사 및 휴식시간을 갖는다. 이들은 주로 교직원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는데 이 곳에선 다른 부서의 사람도 함께 모여 식사한다. 하지만 카메라를 들이대자 쑥스러운 듯 자리를 피했다.

  오후 2시, 오후 스쿨버스 운행이 시작된다. 이 시간 역시 오전과 같이 운행된다. 특히 학우들의 수업이 모두 끝나는 6시는 하루 중 스쿨버스 이용률이 가장 높아 특히 신경 쓰는 시간이란다.

  오후 7시, 6시 40분에 운행되는 스쿨버스를 마지막으로 하루 업무가 끝난다. 오늘의 마지막 차는 이대희 씨가 맡았다. 마지막 차 운행이 끝나면 간단히 차 내부를 청소한 후 퇴근한다.

  학우들에게 바라는 것은 없냐는 질문에 이대희 씨는 “다른 것은 없고 그냥 많이들 이용해줬으면 한다”며 웃었다.

 

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해, 학생식당 조리원

  오전 7시 20분, 학생식당이 문을 여는 시간은 10시 30분이지만 학생식당 조리원분들은 아침 일찍부터 출근해 준비를 시작한다. 이 시간 학생식당은 제 시간에 맞춰 음식을 완성하기 위해 정신없이 돌아간다. 말을 걸자니 다들 너무 바빠보여 연신 보고만 있었다. 겨우 조리장님에게 말을 건네자 “아, 오셨어요!”라며 반기면서도 이내 “잠시만요!”하고 바삐 움직였다.

  오후 1시 30분, 학생식당의 경우 가장 바쁜 시간이 점심시간인 탓에 조리원들이 제 시간에 점심식사를 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때문에 한두 명씩 교직원 식당에서 짧은 식사를 하고 돌아오면 또다른 사람이 식사를 하고 오는 식으로 점심식사를 해결한다. “조리원들은 교직원 식당이 문을 닫는 1시 30분부터 식사를 해요.” 교직원 식당 청소를 하던 조리원 한 분이 말했다. 바쁘게 돌아가는 학생식당은 점심시간이 곧 휴식시간이다.

  오후 7시, 조리원들의 퇴근시간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7시에는 모두 퇴근한다. 6시 30분에 학생식당 운영이 끝나면 약 30분간 뒷정리를 한다. 30분만에 식당과 주방까지 치우려면 이 역시 촉박하기 때문에 모두들 말 한마디 없이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자, 퇴근들 하세요!” 7시가 되자 조리장님이 외친다. 퇴근카드를 찍고 1층에 위치한 탈의실로 이동해 옷을 갈아입는데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기자님도 오늘 수고 많았어요.” 기분 좋은 인사말과 함께 하루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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