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몸 편히 누일 곳 찾기 힘든 대학생들
이 한 몸 편히 누일 곳 찾기 힘든 대학생들
  • 덕성여대신문사 기자
  • 승인 2019.09.11 18: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생 주거문제의 현 주소는?

  “대학생 때는 놀아도 돼” 흔히 대학 시절은 청춘이라 하고 사람들은 그 시절을 즐기라고 한다. 그러나 일부 대학생들에게 청춘을 누리고 마음 편히 노는 것은 환상이나 다름없다. 학교 기숙사 방 한 칸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집값을 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몇 개씩이나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학업에 집중해야 할 대학생들을 궁지로 몰아넣은 대학생 주거문제의 현실을 알아보자.

  하늘의 기숙사 따기
  “전국 대학교 기숙사 수용률을 늘려 학생의 삶의 질을 보장해주세요”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 올린 청원이었다. 많은 대학생이 기숙사 부족으로 생활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시작한 이 글은 주거문제로 막막해하는 수많은 대학생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지난해 대학알리미가 공개한 기숙사 수용 현황에 따르면, 학생 수 대비 기숙사 수용가능 인원의 비율을 나타내는 기숙사 수용률은 △경희대 21.4% △고려대 10.7% △국민대 11.3% △동국대 9.6% △서울대 21.6% △서울시립대 8.1% △숙명여대 10.3% △덕성여대 12.6%이다. 기숙사에 입사할 수 있는 학생 수가 전체 학생 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공개한 대학정보공시에 명시된 기숙사 평균 수용률인 21.5%를 넘는 대학은 수도권 80여 개 대학 중 20개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출처/비디오머그〉
〈캡처/비디오머그〉

  다행히도 기숙사 수용률은 증가하는 추세지만 입사 지원자 수와 수용가능 인원을 비교해보면 아직은 기숙사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대학교육연구소의 통계를 살펴보면 2017년 국·공립대 기숙사 지원자 수는 13만 6,943명인데 수용인원은 65.9%인 13만 6,943명밖에 되지 않는다. 사립대 역시 지원자 수는 33만 1,235명이지만 수용가능 인원은 75.0%인 24만 8,456명뿐이다. 사립대 기숙사에 수용되지 못한 나머지 지원자 8만 2,779명은 기숙사가 아닌 다른 주거시설을 찾아야 하는 셈이다. 이들은 높은 등록금뿐만 아니라 생활비, 주거비도 함께 부담해야 한다.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대학생인 서 씨는 “친구들만 봐도 2명 중 1명은 기숙사 지원에 떨어져서 통학이나 자취를 한다”며 “자취를 하는 친구들은 기숙사비보다 훨씬 비싼 월세를 내야 하니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대학 역시 난감한 상황이다. 기숙사 증축을 계획한다고 해도 대학 부근 임대업자의 반대에 실행하지 못하고 무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고려대는 비싼 대학가 집값에 불만을 토로하는 학생의 뜻을 받아들여 안암 캠퍼스에 기숙사를 신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학가 임대업자들은 개운산 근처에 지어질 예정이었던 기숙사가 개운산의 녹지를 파괴한다며 반대했고 결국 건립은 무산되었다. 이 때문에 고려대 학생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전 고려대 총학생회장 김 씨는 “학교 주변 임대업자들은 공실률이 높다며 기숙사 증축을 막고 있지만 월세는 내리지 않는다”고 모순적인 행태를 지적했다.

  끝없이 치솟는 집값
  기숙사에 입사하지 못한 학생은 어쩔 수 없이 대학 근처에서 집을 찾지만 비싼 집값에 한숨만 내쉴 뿐이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발표한 2019년 2월 기준 다방 등록 매물 중 10평 이하 원룸을 대상으로 한 서울 주요 대학가 평균 월세 지도에 따르면, △홍익대 53만 원 △연세대 49만 원 △건국대 48만 원으로 대부분의 대학가 원룸은 40만 원대 선에서 책정된다. 부동산 어플리케이션 ‘직방’으로 찾아본 우리대학 인근의 집값도 보증금 500~1,000만 원 기준 평균 40만 원대이다. 이마저도 관리비가 추가되면 더 비싸지는 것이다. 이미 등록금으로 큰 지출을 한 대학생들에게는 부담되는 금액일 수밖에 없다.

〈출처/다방〉
〈출처/다방〉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발표한 ‘2019년 1분기 알바소득지수 동향’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 월 평균 소득은 66만 8,896원, 그중 20대 아르바이트생 월 평균 소득은 65만 7,524원으로 10대 아르바이트생 월 평균 소득(47만 2,222원) 다음으로 낮다.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몬’이 조사한 2018년 대학생 월 평 균 생활비(51만 원)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14만 7,524원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출처/다방〉
〈출처/다방〉

 

  그러나 집값은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과는 반대로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8일 다방이 발표한 원룸, 투·쓰리룸 등록 매물의 보증금을 천만 원으로 일괄 통일한 ‘다방 임대 시세리포트’ 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서울시 평균 원룸(전 용면적 33㎡, 10평 이하의 원룸) 월세는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올해 7월 전월 대비 2만 원 상승하 며 연중 최고가인 55만 원을 기록했다. 건국대학교에 재학 중인 정 씨는 “건물의 신축 여부와 시설 등에 따라 가격이 차이나는 것은 이해하지만 터무니없이 비싼 경우도 꽤 있다”고 전했다.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서울대 재학생 지 씨는 “학교와의 거리나 공간 넓이 중 하나라도 포기하지 않으려면 원룸이라도 월세 50만 원 이상은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거 걱정 없는 그날까지

6월 3일 무주택자의 날을 맞아 열린 토론회에서 유기현 참여 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이 말을 하고 김경서 민달팽이유 니온 정책국장이 이를 듣고 있다.〈출처/미디어오늘〉
6월 3일 무주택자의 날을 맞아 열린 토론회에서 유기현 참여 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이 말을 하고 김경서 민달팽이유 니온 정책국장이 이를 듣고 있다. 〈출처/미디어오늘〉

 

  한국도시연구소의 ‘도시와 빈곤’ 게시판에는 6년 전인 2013년, 청년주거운동 시민단체 ‘민달팽이유니온’ 김소연 당시 정책국장이 쓴 <청년층 주거문제의 현황과 과제>라는 글이 게시되어있다. 해당 글은 국가가 정해놓은 최저주거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의 주거 실태를 지적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대학생 주거문제는 과거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오늘날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기업들은 대안으로 △행복주택사업 △한지붕 세대공감 △LH 청년전세임대주택과 같은 여러 사업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2017년 학술지 보건복지포럼에 실린 논문 <청년층의 주거 실태는 어떠한가>는 “우선적 정책 대상으로 초기 청년층, 청년 1인 가구의 소득 및 주거문제가 더 큰 것을 알 수 있었다”며 “현 주거 지원제도들은 대부분 가구원 수가 많을수록 지원 받기 용이하고 지원 수준도 높게 설계돼 있다”고 주거지원제도의 한계점을 꼬집었다. 이어 “대표적 공공부조제도인 주거급여 현금 지원을 주거빈곤 청년이 받을 수 있도록 선정 기준을 완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김경서 민달 팽이유니온 정책국장은 올해 6월 3일 무주택자의 날을 맞아 개최한 토론회에서 “요사이 금융매거진과 경제매체들이 시장경제 논리를 들어 주거권이 ‘돈을 내고 누려야 할 권리’라고 주장한다”며 “반면 임대인에 대한 규제는 재산권 침해라고 표현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1대 1계약이라고 표현하면 마치 민주적 거래처럼 느껴지지만, 확실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다”라고 지적하며 “공공이 나서서 국민의 주거권이라는 권리를 보호해야 하는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서현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강수경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이서현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